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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19일 목요일

[IT] SW 개발자 되기


안녕하세요 둥이네 아빠입니다.

한 달 전 즈음에 녹화했던 아리랑 TV 지식 더하기 정보 나누기 행사의 인터넷 방송본이 나왔네요. 본방은 28일 OMNI2를 통해 한다고 하는데, 어릴 적 불렀던 노래가 다시금 생각납니다.

"텔레비젼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

ㅎㅎㅎ





아주 잠깐 TV에 얼굴을 비춘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대놓고 제가 떠든 것은 처음입니다. 제 실수로 휴가일과 녹화일이 겹치는 바람에 휴가까지 하루 미루고 참여를 했는데, 지금 유투브로 다시 보니 적지않은 실수를 하기는 했지만 정말 많은 분들이 참석 해 주셔서 더 힘내서 이야기 할 수 있었던 것 같고, 녹화가 종료된 후에도 많은 분들이 남아 질문을 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제가 뭐라고...

영상에 잠시잠시 슬라이드를 보여줄 때 해상도를 원래 템플릿에 맞지 않게 해서인지 글씨들이 깨져서 보이는 것이 조금 아쉬운데, 본방 전 까지 수정을 해줄지는 모르겠네요.

작년부터 이런 저런 사유로 인해 블로그 활동을 뜨문뜨문 하고 있는데, 내년부터는 무료 강연이나 강좌, 혹은 세미나나 멘토링 등을 해 볼까 생각 중입니다. 이번 강연을 하면서 느꼈는데, 비록 부족하고 모자란 점이 많으며 제 스스로의 커리어도 힘겹게 버텨나가는 사람이지만, 그러한 저의 의견이나 이야기와 지식이라도 다른분들과 함께 나누면 누군가에게는 작은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죠.

사실 올 해에도 몇 번 생각을 한 적이 있기는 하지만, 당장 제가 힘들기도 했고 기존 제 경험에 비추어보면 오히려 참여하시는 분들의 열정이 저의 그것에 미치지 못해 저는 저대로 의욕이 빠지고, 학생 분들도 따라오기 버거운 상황들이 자주 연출되어 같은 직업인들 사이의 세미나나 스터디 외에는 잘 하지 않았는데, 저와 비슷한 뜻이나 생각을 가지신 분들과 함께하면 조금은 나은 해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도전을 해보려 합니다.  그래서 제가 속한 모임에서 간간히 진행하는 세미나나 스터디, 단발적 강의 등을 좀 더 홍보하여 외부에서도 찾아오실 수 있게 할 방법을 고민해 보자고 제안을 드렸습니다.

제 일이 전년에 비해 올 해 더 바빴고, 올 해에 비해 내년이 더 바쁠 예정이지만 법륜스님 즉문즉설을 듣다보니 돈 받고하는 강연은 '일'이라 강사가 힘들지만, 스님은 일체 대가를 받지 않고 강연을 하시기에 '놀이'가 되어 몇시간을 해도 지치지 않는다고 하시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조금이라도 저에게 수익이나 매출이 잡히는 일이 아니고,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는 순수 봉사활동으로 한다면, 저 역시도 제가가진 지식과 기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강연/강의하는 것 자체도 하나의 취미활동처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그런데,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요? 며칠 전 한 지인이 오래간만에 연락을 하셔서 한두시간 가량 수다를 떨었는데, 조만간 무료 부트캠프를 열고자 백방으로 노력중이라고 하시더군요. 무료 강의인데, 강의를 할 장소 섭외가 마땅치않아 고민이 많으시더군요. 그 분이 하시고자 하는 부트캠프의 컨텐츠가 너무 좋아서 정말로 열심히 할 수 있는 학생들만 모은다면 아주 값진 프로그램이 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안그래도 모임에서 추진중인 공개 교육 프로그램과 같이 연동하면 어떤지 이야기를 하고 왔답니다.

유료 교육/강연의 경우 학생들이 낸 돈이 아까워서라도 최소한 출석이라도 제때하고, 과제도 최소한 손이라도 한 번 대보는데, 무료 프로그램의 경우 제 경험상 동 분야 전문 직업인들끼리 모여서 스터디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학생들의 낮은 의욕과 참여도가 뜨겁게 불타오르던 강사의 열정에 찬물을 뿌리는 경우가 많으며, 이 것이 무료 교육의 가장 큰 어려움입니다. 
또, 무료로 하다보니 회의실/강의실 등 장소 섭외게 쉽지 않으며 충분하고 적절한 홍보 역시 어려워 운영/관리가 힘든 것이 그 다음이고요.

그래도 비슷한 생각을 가진 분들과 모여서 다 같이 고민하다보면 무언가 방법이 떠오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직 이야기를 던진 지 1주일이 채 안되어 몇몇 큰 그림의 아이디어들만 있고 구체적인 검토가 부족하지만, 혹시나 첫 강의/교육/강연 스케쥴이 잡히면 블로그 글을 통해 홍보 좀 하겠습니다. ㅎㅎㅎ

토론토에 한인 개발자 10만명이 되는 그 날까지!!! 아자 아자!

2019년 12월 10일 화요일

컬리지 프로그램 자문위원회 활동 (Program Advisory Committee)

안녕하세요 둥이아빠입니다.

보통 컬리지에서 오는 이메일들은 동문들에게 기금모금을 하는 연락이거나, 동문파티 등등 별로 관심이 없는 내용들이라 읽어보지도 않고 휴지통으로 직행하는 편입니다. 얼마 전에도 센테니얼 컬리지에서 이메일이 한 통 왔습니다.

'Invitation for PAC member'


메일 제목도 뭔지 알 수 없는 단어인 PAC이라는 말이 적혀있어서 바로 삭제를 했었죠.

그 사실을 잊고 며칠이 지난 후 얼마 전 주문한 TV가 아직 배송이 되고있지 않아서 혹시나 스팸함이나 휴지통에 메일이 들어있지 않을까 싶어 스팸함과 휴지통을 뒤져보는데, 의도치않게 그 메일의 본문이 열렸습니다. 떡 본 김에 제사지낸다고 열린김에 잠시 읽어보는데 메일의 시작이 제가 아는 교수의 이름으로 시작하더군요.

 'XXX 가 추천을 해주어서 너를 Mobile Applications Development 학과의 PAC 멤버로 초대하고싶다.'

PAC이 뭔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학교다닐 때 만났던 교수의 이름이 들어있기에 구글에서 PAC이 무엇인지 찾아봤습니다. 찾아보니 Program Advisory Committee의 약자로 학과 프로그램 구성 및 설계, 방향성에 대해 자문을 하는 외부 자문위원 활동이더군요.

발신인도 찾아보니 그 학과의 full-time faculty 중 한 명인데, 교수를 하고있는 사람이 메일을 보내면서 아무도 알지 못 할 PAC이라는 약어를 제목으로 쓰고, 메일 본문에 PAC이 무엇을 하는 것인지도 쓰지 않아서 이 교수가 이상한 것인지, 저를 초대 할 의욕이 전혀 없는건지, 제가 상식이 부족한 것인지 잠시 생각하게 되었네요

여하튼, 구글링을 통해 PAC이 무엇인지는 알게 되었고, 참석을 여부에 대해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개발쪽을 하긴 했지만 이미 손을 놓은지 거진 3년이 다 되었고, 제가 했던 모바일은 일반적인 시장에서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기에 잠시 고민을 하다가 모바일 분야를 떠난지 약 3년가까이 되었고, 지금은 DevOps관련 일을 주로 하는데 그래도 괜찮은 것인지와,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게되는 것인지 소개를 해 달라고 답장을 보냈죠.

메일을 보내고 잠시 후 곧바로 답장이 왔는데, 한 번 시작하면 3년간 임기이며, 일년에 2회 정기회의 외에 필수적으로 참여해야하는 별도의 활동은 없는 일종의 봉사활동이라는 답이 왔습니다.

일단 안그래도 바쁜 상황인데 저를 더 힘들게 만들만큼 일이 큰 것은 아니라는 점에 마음이 놓였지만, 반대로 학과 프로그램  설계에 참여하는데 연간 2회 미팅만으로 무엇이 가능할까 싶어 형식상 존재하는 위원회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다시 한 번 망설였습니다.

그래도 언젠가 제가 충분한 실력과 자질을 쌓은 후에는 컬리지 강사를 한 번 쯤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항상 있었기에 일단 한 번 참석을 해 보기로 결정을 하였고, 이번 주 월요일에 첫 프로그램 자문위원회 회의에 참석을 했습니다. 졸업 후 4년간 단 한 번도 학교에 갈 일이 없었는데, 지난달 지식 더하기 정보 나누기 행사에 스피커 참석 건으로 가고 다시 한 달 만에 학교에 오니 왠지 학생때로 돌아간 것 같아 이상하더군요. 제 신분이나 일자리 등등 모든 것이 불명확하던 시절이라 그 시절이 그리운 것은 아니였고, 자주오니 많이 바뀐 캠퍼스가 다시 눈에 익기 시작하더라고요.


지난번 행사는 학교 행사라기보다는 아리랑 TV의 행사에 학교와 같이 주관을 한 것이고, 학교 전체라기 보다는 국제학생 학부에서 주관한 행사라 딱히 학교 관계자들을 만나보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컬리지 학부에서 하는 행사인지라 오래간만에 몇몇 반가운 교수들과 학과장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저를 추천해 준 교수 사무실에서 10분 가량 이야기를 나눈 후, 회의실로 들어가니 저에게 메일을 보냈던 교수가 테이블 세팅을 하고 있더군요.


이번 회의 아젠다, 위원회 활동에 대한 가이드 문서 등을 읽어 볼 때만 하더라도 형식적으로 하는 활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난 회의록을 읽어보니 그래도 무언가 의미있는 활동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세한 행간의 내용은 제가 알 수 없지만, 현재 학과의 커리큘럼을 읽어보면 지난 회의록에서 제안한 몇몇 사항들을과 연관된 키워드들이 보였습니다.

저를 포함한 신입 위원 3인과 기존 위원들간 자기소개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회의를 시작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어떤 회의인지 몰라 적당히 눈치를 보고 있었는데, 위원들 각자 자신이 생각하는 의견들을 가감없이 내던지고 있고, 학교에서도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포착되어 저도 제 생각을 이야기 하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화두를 던지거나 이야기 전환할 만큼의 영어실력은 안되기에 제 생각과 어느정도 일치하는 이야기가 나올 때, 기회를 봐서 하나씩 생각들을 던졌죠.

"1년 2학기라는 시간은 그리 긴 시간이 아니다. 학기마다 배우는 전공 5과목 중에 서로 연관성이 아주 낮은 코스가 3-4개 정도로 학생들은 매 학기마다 전혀 다른 것 3-4개 이상 배우는 것인데, 차라리 1학기에는 mobile관련 다양한 것들을 general하게 배우고, 2학기에는 몇가지 스트림을 선택할 수 있게 하여 선택적으로 특정 스킬셋에 대해 깊이있게 배우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개인적 경험상 컬리지 졸업자들이 대졸자 대비하여 인터뷰 뿐 아니라 실무에 있어서도 상대적으로 크게 취약한 것 3가지가 있는데, 디자인패턴/설계, 테스팅, 안드로이드 activity/fragment/service 라이프사이클 관리 등과 같은 기본지식이다. 4년간 배운 학생들만큼 성취를 할 수는 없을지 몰라도 어찌보면 현업에서 가장 기본이되고 중요한 지식을 전혀 배우지 않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회의가 진행되면서 여러 이야기들이 오갔고, 현재 프로그램에서 백엔드, iOS, Android, Mobile Web 등 너무나 다양한 기술들을 배우는 것이 문제라는 것은 학교에서도 동의를 했고, 학생들 설문조사를 거쳐 두번째 학기에는 2개 혹은 3개의 스트림으로 나누는 방향에 대해 학교에서 좀 더 고민을 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파트타임 교수를 하는 일부 위원회 멤버들이 우려하는 것은 비용/난이도 등의 문제로 학생들이 스트림을 선택할 경우 90%이상 Android로 가서 스트림 운영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것인데 (과목 개설을 위한 최소 학생 수 확보가 안될 수 있기에) 그래서 학생들의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는 것이였죠.

또, 학생들에게 너무 과부하가 걸린다는 것에 학교도 동의를 하여 2020년 가을학기 부터는 프로젝트 과목에서 모든 과목에서 배운 내용을 모두 총망라한 integrated capstone project를 하고, 각 과목에서는 학기말에 별도의 프로젝트를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여러 과목의 교수들이 같이 협동해서 코스 커리큘럼과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하기에 학교 입장에서는 좀 더 일이 많아졌겠지만, 이전에 비해서는 학생들의 로드가 줄어들 수 있기에 좋아진 것 같아요.

그리고, 원래는 2학기에만 capstone project를 했는데, 이것을 1학기부터 하는 대신에 1학기 중반정도 까지는 진짜 프로젝트를 하기 보다는 실제 현업에서 필요로 하는 지식인 테스팅, CI/CD, 디자인 패턴/설계 등등에 대한 내용들을 조금씩이라도 훑어보도록 과목 설계를 하기로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회의 중 세부적으로 정하지는 않았고, 추후에 shared document를 통해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은 후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다음 미팅은 거의 반년 뒤에 다시 있을텐데, 이번에 제안된 내용들 만이라도 다 반영이 된다면 확실히 이전보다는 나아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결국... 수업을 어떻게 설계하건, 그 누가 와서 강의를 하건,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마지막 단추는 학생인데, 과연 학생들이 얼마나 열정적으로 수업에 참여를 하고 스스로 노력을 할 것인지가 의문이긴 합니다. 공자/맹자가 와서 가르친다 한들, 학생이 아무런 의지가 없다면 무엇 하나 깨우칠 수 없으니까요.
위원회 회원들 중 컬리지를 다녀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저 뿐이라, 대학생들을 생각하고 의견들을 제시한 것일텐데, 컬리지를 다녀본 저로서는 궁극적으로 마지막에 허무해지는 것이... 

'아무리 낮게 잡아도 절반 이상의 학생들은 공부 안하고 그냥 대충 학교만 다니고 졸업장만 받을텐데... 우리가 이렇게 목에 핏대 세워가며 토론하는 열정의 절반이라도 가진 학생은 아주 드물텐데...' 

이 생각이 드는 것이죠.

그래도, 이 학과는 다른 IT분야 학과와는 달리 관련 전공 기 졸업자들이 mobile 특화된 개발을 배우기 위해 듣는 프로그램이라 하니, 제가 경험했던 컬리지 학생들과는 사뭇 다른 열정이 있으리라 믿어보고 위원회 활동에 열심히 참여 할 생각입니다.

최소한 학교측에서 위원회의 의견을 경청하고 제안을 받아들일만큼 충분히 개방적이고, 커미티 멤버들 역시 이 봉사활동을 한낱 지나가는 일 정도로 생각하지 않고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만큼 열심히 활동하다보면 무언가 발전이 있을 수 있을테니까요.

2018년 10월 26일 금요일

Work smart v.s. work hard

오늘 회사 오피스와 회사 서버들이 있는 Data Centre간 네트워크가 다운되어 하루 종일 아무 일도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습니다.

네트워크 자체 문제라는데, Bell 엔지니어들이 와서 고치고 있지만 아침에 터진 문제는 퇴근 시간까지수정되지 않았고 하루 종일 놀고있는 상태네요.

아직 모두가 출근하기 전인 오전 9시 즈음에 문제가 생기자 사람들은 삼삼오오 탁구대나 푸즈볼 테이블, 키친에 모여서 수다를 떨기 시작했습니다. 점심시간 가까이 되어도 복구가 되지 않자 수다를 떨고, 푸즈볼을 하는 것도 지쳤는지 키친에는 빈자리가 하나 둘 씩 늘어났고, 대부분 자기 자리로 돌아가 웹 서핑을 시작하더군요. 그리고 또 시간이 더 지나자 하나 둘 씩 조기 퇴근하는 사람들이 생겨났습니다.

오후 1시에도 아직 정확한 문제나 복구 예정시간이 나오지 않다보니 아무것도 하지 않고 사무실에 앉아있는 것 보다는 퇴근하는 편을 선택한 것이지요.

저 역시도 원래 출근일에는 점심을 거르는 편이지만 할 일이 없어 팀원들과 점심 외식도 하고, 웹서핑도 하고, 수다도 떨며 너무나도 한가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지만, 도무지 조기 퇴근을 할 수는 없었습니다. 만에하나 곧 네트워크 복구가 된다면, 곧바로 대응해야 할 일들도 있고 할 일이 생길 수도 있으니 적어도 제 근무시간에는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할 것 같아서요.

그렇게 자리에 앉아 혼자 이것저것을 하고 있는데, 다른 팀 매니져가 지나가다가 저에게 말을 건냅니다.

    "Why are you still here?"

    "Cause I'm so busy to find to do something during this idle time."

    "Oh, man. You are so hard worker always."

워낙 그 친구도 저도 지금 할 일이 없어 심심하던 차에 농담으로 시작된 대화는 회사 구석 구석을 옮겨 다니며 계속 되었습니다.

잠시 시계를 돌려 한국에 살 때로 돌아가보죠. 당시 한국 회사 인사팀에서 항상 하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Work hard하지 말고, work smart를 해라."

정작 웃긴 것은 이 말을 하는 인사팀 역시 개발실 만큼은 아니지만 거의 항상 야근을 하고 있었고, 주말이면 임원회의 준비 때문에 출근을 했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도 work hard를 하기는 싫었지만, 회사 프로세스나 주어지는 일의 양이나 위에서 지시를 따르다 보면 work hard를 하지 않을 수 없었기에 정말 언행불일치라고 생각 했었죠. 회사에서 정말 천재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smart 한 사람들도 많이 봤지만, 근무 환경과 시스템이 그렇다보니 그들 역시 work hard를 했고, 어떻게 하는 것이 work smart인지 알기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캐나다로 이민을 오면서 평균 근무시간은 더 짧으면서, GDP는 한국보다 더 높은, 이른바 선진국 중 하나인 캐나다에서는 과연 어떻게 일을 하기에 work smart가 되는 것인지 궁금했습니다. 기본적인 비교를 해 보자면 캐나다 직장생활의 근무시간은 짧았고, 한국과 달리 출퇴근 시간에 대한 별도의 확인도 없었으며, 근무시간 중에도 내가 무엇을 하건 아무런 간섭도 안하고, 공식적/암묵적인 잔업 요청/강요도 없습니다.

초기에는 이런것 따위는 안중에도 없고 일단 3개월 probation 통과가 목표였으니 work hard를 했지만, 어느정도 자리가 잡히자 work smart에 대한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일단 work smart를 어떻게 하는지 제가 잘 모르기에 자타공인 일 잘하고 똘똘하다는 친구들을 하나씩 하나씩 관찰하면서 제 롤 모델로 삼으려 했죠. 

하지만 관찰하면 할 수록 work smart가 무엇인지 더 알기 힘들었습니다.

예를들어 평소에 10시 즈음 출근하고 왠만해서는 늦어도 4시 30분에는 퇴근하는 동료가 있습니다. 어떤 일이 주어지더라도 충분히 믿고 맡길 수 있는 인정받는 실력자였고요. 한번은 신규 프로젝트 셋업을 그 친구와 함께하게되면서 pair programming을 하기로 했고 출근하면 같은 PC 앞에 앉아서 서로 이야기하면서 하나씩 코드를 작성 해 나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처음에 저희가 논의했던 구조를 적용하기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는 것을 발견했고 한동안 서로 의견을 주고받다 오후 4시가 되어 그 친구는 먼저 퇴근을 했습니다. 그리고 다음 날 아침에 다시 pair programming을 하려는데 그 친구가 어제 발견한 문제의 해답을 이야기 합니다. 이론적으로 맞는 것 같지면 몇몇 우려되는 점들이 있어 이에대해 이야기 하자, 자신이 테스트 한 것을 보여줍니다. 테스트 데이터들을 보아하니 어젯 밤에 퇴근 후 혼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pilot 코드를 짜고 직접 검증까지 해 본 것 같더군요.

네, 그랬습니다. 겉보기에는 하루 6시간 정도만 일을 하고 퇴근하는 것 같았지만, 퇴근 후에도 항상 혼자서 이것저것 공부를 하거나, 연구를 하거나,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 친구 외에도 동료들 중 소위 잘나간다는 친구들을 뜯어보니 퇴근 후에 지속적으로 일이나 연구를 하는 동료들을 많이 찾을 수 있었죠. 물론 동료들 중 과반수 이상은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을 마치고 퇴근 이후에는 메일이나 메신져 확인조차 안하지만, 이른바 '잘나가는' 친구들은 퇴근 이후에도 무언가 하고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행여 무언가 긴박한 일이 있어 메신져나 메일을 보내면 거의 즉답이 왔죠. 결국 근무시간이 짧다 해도 사무실에 엉덩이 붙이고 앉아있는 시간만 짧은 것이지, 실제로 일을 하고있거나, 업무와 관련된 연구/고민을 그 외의 시간에 스스로 하고있는 것이였죠.

흠... 그렇다면 과연 work smart란 무엇인지 나는 어떻게 work smart를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여러가지 생각들을 하다가, 결국에 정답은 work hard인 것인가 고민이 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러던 와중 제가 팀을 옮기며 다른 팀으로 가게될 때, 이전팀 매니져와 인사를 주고받으며 조금이나마 단서를 얻은 것 같습니다.

"I was happy to work with you. You are very hard worker, and you are smart. Not really genius level smart, but at least you are smarter than average developer, and you are fast learner." - 아... 쓸데없는 too much information. 그냥 you are smart에서 끝났으면 좋았을걸.

"Just keep going, keep improving. And I believe you will be good at your new team as well. Any manager will like you as you are working so hard and doing things well."

흠... 그래... work hard를 좋아한단 말이야?
팀을 옮기고 몇달이 지난 후, 회사 보드게임 night에서 1:1로 카탄 게임을 하다가 넌지시 물어봤습니다.

"As a manager, which developer do you prefer? Hard worker? or Smart developer?"

과연 대답은 무었이였을까요?

대답은 work hard를 하건, genius건 상관 없이 더 많고 정확한 아웃풋을 만들어 내는 사람이랍니다. 아하... 이런 우문현답이 또 어디 있을까요. 그렇게 혼자 머리를 탁 치는데, 한가지 더 이야기를 합니다.

"But. But. If both are making same amount and quality of output, I do prefer....."

저는 이 때 즈음에, 'Smart Worker'라고 예상을 했습니다만, 대답은 'Hard Worker'였습니다.

그 이유를 묻자 hard worker를 옆에서 보면 다른 동료들도 보통 자극받아 더 열심히 하기도 하며, 때로는 천재성으로 돌파할 수 없는 난제가 나오기도 하는데 그럴 때에는 끊임없이 두드리는 근면함으로 무장한 hard worker가 더 필요한 경우가 있다는 이야기를 하더군요.

그래서 그 날 이후 회사에서 매니져인 동료들과 이야기를 할 때 간혹 hard worker v.s. smart worker를 물어보곤 했습니다.

결론은 다들 대동소이 했는데, 결국 퍼포먼스가 잘 나오는 사람이 좋다는 말이였습니다.
그리고 심화 질문인 같은 아웃풋인 hard worker와 smart worker에 대한 질문에는 아웃풋만 동일하다면 아무상관 없다는 대답이 가장 많았지만, 구지 둘 중 하나를 꼭 고른 답변들 중에는 의외로 hard worker를 더 선호하는 경우가 더 많았죠.

이유는 여러가지였는데, smart worker지만 자기 손을 더럽히기 싫어하는 스타일이면 잘못을 지적하고 불평을 늘어놓는 것은 잘하지만 직접 뛰어들지는 않기에 기꺼히 자기 손에 피를 묻힐 (영어로는 손일 적신다고 표현하는 것 같더군요) 사람이 필요하다, 고과 평가시 좀 더 smart하게 일을 잘 한 사람보다는 정말 hard working 한 사람이 더 편하다는 답변도 있었고, 조금 재미있는 답변으로는 스마트한 개발자들은 나랑 일하면 답답한지 일찍 회사를 떠난다는 답변도 있었습니다.
또 제가 듣기에 흥미로웠던 부분은 고과평과 관련된 이유였습니다. 좀 더 스마트해서 일을 잘하는 팀원이 있는 경우 고과면담을 해보면 다른 팀원들이 대부분 자기 자신이 그보다 더 잘하거나 적어도 그 개발자 만큼은 한다고 생각하지만, hard working을 하는 사람에 대해서는 대부분 '내가 그래도 그 친구 만큼 일을 많이 해내지는 못하지...' 라고 생각한다고 하네요.

오늘도 그 친구와 같이 커피도 마시고 푸즈볼도 하며 돌아다니다 work hard vs smart 주제가 생각나서 질문을 던졌습니다.

이 친구의 답 역시 성과만 잘 나오면 된다는 것이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한국에 있을 때, 인사팀에서는 "No work hard, work smart"라고 이야기하지만 내 상관들은 work hard를 시켰다는 이야기를 해주자 이런 말을 하더군요.

"Work Smart라는 건 없는거 아니야? 원래 smart한 사람은 더 빨리 일을 해내서 같은 시간에 더 많은 성과를 내는거고, work hard한 사람은 조금은 느리더라도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서 더 많은 성과를 내는거지. Work well은 몰라도 모두가 smart하게 할 수는 없자나. 각자 역량이지. 만약 일을 효율적으로 하는 의미의 smart라면 그건 시스템과 프로세스가 smart해야 하는 것이지 사람은 smart하지 않은데 일을 smart하게 한다는게 말이 안되는 것 같네."

그 친구와 다른 대화를 계속 하면서도 이 말이 계속 제 머릿 속에 맴돌았습니다.

그렇게 사무실과 그 주변을 모두 돌고 다시 자리로 돌아오자 그 친구가 묻습니다.

"이제 집에 갈껀가?"

"아니, 만약에 네트워크는 복구 되었는데 우리 서비스가 뭔가 고장났다면 바로 고쳐야 할 수도 있으니까 일단 기다려 봐야지. 그 동안 다른 밀린 메일도 보면서 기다리려고."

"난 너의 이런 work ethics가 참 좋아. 이게 바로 work well이지."

흠... 결국 제가 퇴근을 할 때 까지 네트워크는 복구되지 않았고, 오늘 하루 제가 만들어 낸 output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것이 work well에 들어간다면, 결국 매니져들이 생각하는 work well이라는 범주에는 work hard가 포함되는 것이고 구지 한국 회사에서 정신교육 했던 내용과 매칭시켜 보자면 자기 업무에 대한 주인의식입니다.
종합해보면 한국에서나 캐나다에서나 좋아하는 직원은 다 매한가지라고 생각됩니다. 일을 잘하는 사람을 선호하고, 자기 일과 회사에 대한 애착과 열정이 있는 사람을 더 좋아합니다.

하지만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한국에서는 일에대한 욕구와 열정이 넘치는 사람에게나 부족한 사람에게나 모두 평등하게 잔업과 특근을 요구했었고, 진취적인 도전의식이 없는 사람에게도 다소 무리가 되는 양의 업무를 던져 주었습니다. 만민에게 평등하게요. 캐나다에서는 욕구와 열정이 넘치면 얼마든지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게 기회를 열어두지만, 없다면 그냥 기본만 하도록 놔둡니다. 대신 그 만큼 더 많은 일을 해 낸 사람에게는 그에 맞는 보상을 해주고 기본만 한 사람의 연봉은 동결이 되지요. 한국에서 연봉은 개인별 성과에 따른 차등이 약간 있기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연차에 따라 직급이 정해지고 직급에 따라 연봉이 결정되기에 열정이 있는 직원들은 더 뛰어 갈 수 있게 도와주고, 열정이 없는 직원들도 '잘 나가는' 직원들이 받는 보상을 보고 자극받아 더 좀 더 분발하도록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보니 모두에게 평등하게 전원 달려가도록 회사 시스템이 돌아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 봅니다.

인터넷에서 한국인이 해외 취업이 되어 일을 하는데, 야근을 하는 것을 보고 회사에서 우리 회사의 철학과 근로문화에 반한다며 경고를 주었다는 글을 본 적이 있습니다. 사실 Probation기간 중 짤리지 않기위해 work hard harder hardest를 할 때에 만에하나 이런 일이 나에게 벌어지는 것은 아닐까 걱정도 했는데, 요즘 생각에는 이런 것은 걱정 할 필요가 전혀 없는 것 같습니다. 어찌되었건 남들보다 더 많은 성과를 내면 모두 좋아하며, 그 와중에 주인의식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일을 해 나아가면 더욱 더 좋아합니다. 적어도 제가 일하는 지금 이 회사에서는요.

저 처럼 언어가 딸려도, 저 처럼 경력이 부족해도, 또 저 처럼 지식과 지혜가 모자라도 열심히 한다면 인정을 받을 수 있다는 것. 참 감사하고 행복한 일이네요.

결국 저는 아직까지는 Work Smart의 왕도를 모르고, 충분히 스스로 smart한 상태도 아니기에 일단은 work hard가 경쟁력일 수 밖에 없는 감사하고도 안타까운 상황이라는 것이 네트워크 고장으로 8시간 동안 아무런 일도 하지 못하고 잡생각들을 하다 나온 결론입니다. ㅎㅎ

2018년 7월 28일 토요일

캐나다에서 만난 통곡의 벽, 하지만 목표달성!!!

안녕하세요.

오늘은 며칠 전에 마무리 한 연봉 및 근무조건 협상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일전에 다른 글에서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제가 다니고있는 회사는  회계년도 상 2019년이 이미 시작 되었습니다. 그리고 저희 회사는 각 개인의 업무성과와 그에따른 보상에 대한 협상이 calendar year가 아닌 fiscal year에 맞춰 이뤄지기에 연말이 아닌 연중에 이렇게 평가와 협상이 이루어지죠.

예전 글에서 말씀드렸던 저의 연봉협상에 대한 전략을 간단히 되짚어보자면 일단 지난 1년간 정말로 일을 잘 했어야하고, 그 다음은 특히 협상기간 직전, 즉 회계년도 막바지에 강한 임팩트가 있을만한 것들을 터트려주는게 더욱 좋으며, 보상을 받을만한 충분한 성과가 있었다면 미리 supervisor에게 정보를 흘려 내가 원하는 보상을 어느정도 눈치챌 수 있게 해주는 것입니다.

이런 전략은 실제 내가 한 일보다 더 큰 보상을 이끌어낼 수는 없을지 몰라도 적어도 내가 한 만큼의 보상을 받는데 도움을 줍니다.


그런데 올 해엔 저희팀 매니져가 계속 공석이였고, 그 위에 2단계의 보고체계도 비어있다보니 조직도상 저의 직속상관이 한동안은 회사 창업자 겸 CEO였고, 조직 구성이 다소 변경 된 이후에도 제품개발 전체 책임자인 부사장이 직속상관이였습니다.
그 부사장과는 조직이 변경되었을 때 5-10분 정도 서로 인사한 것이 전부였으며, 그 이전에는 제 이름도 몰랐던 사람이기에 제가 지난 1년간 어떤 일을 얼마나 어떻게 해 왔는지 도무지 알 수 없는 것이 자명했는데, 연봉협상을 앞두고 저는 그 점이 상당히 불편했죠. 딱히 인상이나 변경요인이 없었다면 모를까, 지난 1년 반 정도는 제 능력의 한계 내에서 최대한을 짜내어 많은 일들을 해왔고, 그 기간동안 적어도 저희 팀 내에서 가장 많은 일을 수행 해 왔기에, 저는 그에따른 적절한 보상이 이뤄지기를 바랬으니까요. 어차피 연봉은 오르더라도 절반은 세금으로 떨어져 나가고, 또 예전처럼 20, 30%의 인상을 할 만큼의 룸도 없기에 크게 바라지 않았지만, 휴가만은 어떻게 해서라도 크게 늘리고 싶었죠.


대략 3-4월 경부터 틈 날 때면 짧게나마 생각을 해보기 시작 했습니다. 회사 내에 HR이나 다른 개발 부서 VP들과 이야기 할 때면 저희 부서의 조직이 어떻게 될 것인지 물어보며 안테나를 세우고 다니기도 했고요.

그러다 약 석달 쯤 전에 내년도 부서 비용관련 일부 내역에 대해 제가 자료를 만들어야 할 일이 생겼습니다. 원래 매니져가 할 일이지만 매니져는 공석이고 조직도상 매니져인 부사장이 각 개발부서의 상황을 아는 것도 아니다보니 어쩔 수 없이 제가 그 중 일부를 했었습니다. 공식적으로는 저희 팀 매니져인 부사장의 명의로 재무팀에 요청이 나가는 것이기에 부사장의 컨펌이 필요했고, 그래서 저는 그 기회에 이런저런 것들을 이야기 해 보고자 계획했습니다.
하지만 그 역시 쉽지가 않았습니다. 메일을 보내도 읽는지 안읽는지 모르겠지만 답장이 없었고, 사무실에 찾아가도 항상 자리에 없었죠. 나중에 1주일 정도 후에 알게 된 사실인데 당시 2주 가량 인도연구소에서 근무 중이였습니다. 그 부사장이 제품개발부서 전체 책임자이기에 인도와 캐나다 양국을 오가며 근무를 하고 있다더군요. 그래서 HR을 통해 출장기간을 확인한 후 본사 근무일에 맞춰 사무실에 몇 번 찾아가 보았지만 한번도 얼굴을 보지 못했습니다. 결국 나중에 다른 개발팀 VP를 통해 연락이 되어 부사장이 검토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개발팀 매니져와 VP가 검토하는 것으로 결정이 났고, 재무팀에는 무리없이 기한 내에 관련 자료를 제출했습니다. 하지만 어찌보면 제 개인적으로는 부서 클라우드 서비스 예산보다 더 중요한 제 개인면담을 할 기회를 놓친것이 너무 아쉬웠죠.


부사장에게 따로 연락을 하여 적어도 휴가일수 증가에 대한 이야기를 직설적으로 풀어볼까도 싶었지만, 팀 내 다른 동료가 이미 몇 달 전부터 부사장에게 면담 요청을 했지만 단 한번도 답장을 받지 못했다는 것을 알고있기에 그 방법은 일찌감치 포기를 했고요.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다가 평가 면담일에 그냥 부딛칠 수도 없는 노릇이였습니다. 저는 더욱 긴 휴가일수가 너무나도 간절한 상태였기에, 그에대한 가/부를 확실히 일고싶었고, 그에 따라 제 커리어에 대한 고민을 미리 시작하고 싶었으니까요.

그러다 한 달 반 쯤 전에 전년도 고과평가 시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360도 평가라고 하여 매니져는 다른 유관부서 직원에게 특정 팀원에 대해 평가를 요청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는데, 저도 다른 팀 매니져의 요청을 받아 그 팀의 팀원 중 한 명을 평가한 적이 있었죠. 부사장이 조금이라도 생각이 있는 사람이라면 전혀 알지 못하는 자신의 직속 팀원들을 직접 평가하기보다는 평소보다 많은 수의 360평가를 수행해 얻은 피드백들을 조합해 고과 산정을 할 것 같았습니다. 확실한 것은 아니였지만, 전혀 모르는 상황에서 사다리타기 식으로 고과를 주는 것 보다는 분명 나은 방법이니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래서 그 때 부터 저는 다시 신발끈을 조였습니다. 공식적으로 6-7월달은 금번 업무평가 대상기간이 아닌 내년도 평가에 포함되는 기간이지만, 6월달부터 고과평가 시스템이 열려 각 개인별 평가갘 시작되니 지금이라도 360도 평가에 대비를 하면 가능할 것 같았습니다.

저희 부서의 업무는 자체적인 목표에 따른 개발업무가 1/3, 다른 모든 개발부서에서 요청하여 개발하는 업무가 1/3, 나머지는 기존 서비스와 인프라스트럭쳐에 대한 유지보수나 개선 업무입니다.
일의 재미로 보자면 자체적인 needs와 목표에 따라 하는 일이 가장 재미있습니다. 타 부서의 요청에 따른 개발의 경우, 개발환경이나 관련분야 지식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기도 하고, 구조나 설계에 대해 상호간 이해가 달라 다툼도 잦은 편이고, 때로는 사용하는 기술 스택이 정말 지루하기 짝이없고 정말 흥미가 안가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 뿐 아니라 다른 팀원들도 일을 할 때에 자체적인 needs를 가진 일들을 서로 맡고싶어합니다.
하지만 360도 평가를 고려한다면 외부 요청 대응 업무는 상당히 매력적인 업무입니다. 그래서 저는 최대한 적극적으로 관련 업무들을 저에게 할당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일을 하는 종류 뿐 아니라 방식에도 살짝 변화를 줬습니다.
저 포함 저희 팀원 4명은 전체 수백명의 개발자들의 요청을 모두 처리하기에는 인력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시스템에대한 이해가 부족하여 기본 설계나 개발 프로세스에 문제가 큰 경우에 저희는 best practices를 모아놓은 템플릿 문서들을 보내주고, 이러한 형태로 기존 프로세스와 코드 구조와 설계가 변경되지 않으면 요청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답변을 보내곤 합니다. 각각의 케이스들을 좀 더 깊게 살펴보고 맞춤형의 피드백을 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기본적인 이해가 아직 부족한 팀에게 A-Z까지 모두 설명하고 살득시키기에는 저희 인력이 너무나도 부족했으니까요.
하지만 6월부터 저는 그 이상적인 형태의 업무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요청사항에 대해 거절을 하더라도, 그들의 현재 코드와 설계, 프로세스 등을 하나하나씩 다 분석하고 찾아낸 문제점들을 잘 정리해 각각의 문제점들에 대해 best practices와 매칭을 시켜주거나, 없는경우 제가 생각할 수 있는 최대한의 개선책을 구체적으로 제안 했습니다. 정말로 기본적인 이해가 부족하여 저의 제안에 대해 '지금 잘 도는데 왜 구지 바꿔?' 라며 전혀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에는 파일럿 형태로 제가 임의로 그들의 프로젝트를 개선하여 직접 개선 효과를 보여주기도 했고요. 그렇다보니 외부 요청에 의한 업무에 소요되는 시간이 이전 대비 몇 배 증가했습니다. 그렇다고 시간부족으로 원래 계획한 업무들 뒤로 미룰 수도 없는 노릇이기에 올해 초 번아웃 이후 하지 않았던 야근도 다시 시작했고, 주말에도 집에서 책상에 앉아 일을 하는 경우가 잦았습니다. 다행인 것은 그나마 조금이라도 제가 흥미가 있던 주제들이 많이 있었기에 재미있게 할 수 있었고, 이해가 부족하거나 잘못된 설계를 했던 팀들이지만 덮어놓고 변화에 반대하지않고, 저의 제안들을 경청해주는 상대들을 만났기에 지치지 않고 일을 할 수 있었죠.

그러다 3주 전, 여느 때 처럼 집에와서 계속 일을하고있는 금요일 늦은 밤에 부사장에게 메일이 한 통 왔습니다.

"
다음 주에 30분 정도 잠깐 이야기 할 수 있겠니?"

드디어 고과면담이 잡힌다고 생각한 저는 언제 언제를 제외한 모든 시간에 다 가능하다며 곧바로 회신을 했습니다. 하지만 다음 주 월요일 밤까지 아무런 추가 회신이 없기에, 휴가에 마음이 급했던 저는 다시 메일을 보냈습니다.

"
네가 스케쥴링 하기엔 바쁜것 같으니 내가 해도 될까? 네 일정표에 빈 시간 아무때나 잡으면 되니? 장소는 네 사무실로 하면 되지? 혹시 네가 괜찮은 시간대나 요일이 있으면 알려줘."

그리고 며칠을 기다렸지만 아무런 회신도 없었죠. 그래서 메신져를 통해 quick chat 요청건 관련 내가 답장을 보냈으니 확인 해 달라고 메시지를 남겼지만 마찬가지로 아무런 답이 없었습니다. 그 다음주가 되어 HR을 통해 알게 된 일인데, 부사장은 이미 인도에 다시 나가있었습니다. 저에게 메일을 냈던 그 주 토요일에 비행기를 탔다고 하고, 일정상 약 2주 후에나 본사 출근을 한다더군요.

"
뭐지? 인도에 있을꺼면서 왜 그런 메일을 보냈을까?"
이 미스터리 한 메일을 뒤로한 채 다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었는데, 지난 주 금요일, 부사장에게 다시 메일이 한 통 왔습니다.

"난 지금 인도에 있는데 내일 캐나다로 간다. 주말에 고과평가 미팅을 잡을테니 다음주에 보자."
그리고 일요일에 미팅 초대 메일을 받고, 이번 주 수요일에 고과평가 미팅을 하며 서류상 저의 매니져를 두번째로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고과평가에 대한 저의 우려를 알았는지 그는 시작부터 이번 평가의 어려움에 대해 일장 연설을 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신이 평가를 할 수가 없었기에 다른 개발 매니져들에게 평가를 요청한 후 이를 취합해 평가에 반영했다며, 저의 self evaluation에 대한 피드백은 모두 비워둘 것이며 평가 점수만 준다고 했습니다. 저의 지난 1년에 대해 무엇을 잘했고 무엇이 부족했는지에대해 객관적인 평을 들을 수 없다는 것이 아쉬웠지만, 예상대로 360도 평가를 했다는 점에서는 좋았습니다. 일장연설이 조금 지루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이번 평가의 어려움의 근본 원인과 문제로 저를 지목하기 시작합니다.

"평가를 하려면 너를 알아야하고, 네가 한 일을 알아야하고, 네가 한 일이 얼마나 잘 한 것인지 알아야하는데, 너는 내가 너를 알 수 있는 기회를 전혀 만들지 않았어. 360 평가를 보니 지난 1년간 정말 일을 잘 해 온 것 같은데, 너의 이런 자세는 문제야. 그래서 전체적으로는 self evaluation에서 크게 조정을 하지 않았지만, 나와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것 때문에 관련 항목들은 내가 조정을 했어.


응??? 뭐...지...?

평가는 자발성, 창의성, customer-oriented, 적극성 등등 여러 항목별로 평가가 이루어지는데, 저의 고과권자인 자신에게 어필을 게을리한 것에 대한 책임으로 적극성, 책임감, company culture, 자발성 등등 몇 개의 항목의 점수는 "Need to improve"로 평가를 하겠답니다.

"내가 바빠서 네가 나를 못만난 것일 수도 있는데, 넌 내 supervisor가 누군지 아니? 그래, 우리회사 사장이야. 그는 나보다 15배는 더 바쁜 사람이야. 내가 어떻게든 그를 찾아가고, 기다리고, 쫒아가서 만나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아마 나랑 1년 내내 얼굴도 못볼 수도 있어. 그래서 나는 그 사람 출장가면 공항에 쫒아가기도 하고, 비서에게 연락해서 일정 확인해 잠깐 사무실에 돌아올 때에 맞춰 기다리기도 하고, 그런 식으로 해서 나를 알리고 우리 제품 개발팀을 알리지. 그런데 넌 나에게 너를 알리기 위해서 무엇을 했니?"
헐... 속으로 정말 많은 말들이 떠올랐지만, 그와 지금까지 이야기하며 느낀 것은 본인 스스로 틀린 것을 알면서 우긴다기 보다는 정말로 그렇게 생각을 하는 사람이라고 느껴졌습니다. 마음 속으로는 '너는 부사장이기도 하지만, 우리 팀의 매니져고, 우리를 알고 이해하고 관리하고 평가해야 하는 것이 너의 롤인데, 넌 그 롤을 수행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니?' 라는 말을 수백번 했지만, 저와는 완전히 다른 마인드 셋을 가진 벽이라 느껴졌기에 부분적으로는 인정을 한다고만 이야기 했습니다.
그러면서 약 3주전에 왔었던 미스터리 한 메일에 대해 이야기를 꺼내더군요.

"예를 들어서 내가 지난번에 30분 정도 이야기 할 수 있겠냐고 메일을 보냈는데, 넌 아무런 피드백도 없었어. 이것은 너의 책임감과 company culture에 대한 자세가 더 발전해야한다는 이야기이지."

"아니야. 네가 금요일 밤에 메일 보냈을때, 난 바로 답장을 했고, 그 이후에 아무런 피드백이 없기에 다시 추가로 메일도 보냈고 메시지도 보냈어."

"난 그런 메일 받은 바 없는데?"

"메일 함 열어봐. 난 분명히 보냈어. 아니면 내 폰에서 내가 보낸 메일 보여줄까?"

"좋아, 그러면 내 메일을 보자. 내 메일에 읽지않은 메일이 4천개가 있어. 네 말이 맞다면 그 중에 네가 보낸 메일이 있겠지. 만약 없다면 넌 큰 실수를 한거야. 어디보자... 아, 네가 보낸 메일을 내가 읽지 않았구나."

"그래 내가 회신 했다니까."

"그런데, 내가 30분정도 이야기 하자고 했는데, 이에 대해서 너는 네가 가능한 시간만 알려주고 끝났자나. 이건 바람직하지 않아. 적극성이 결여되어있다는 말이지. 만약 내가 이런 식으로 일을 했다면 사장은 나를 진작 짤랐을꺼야. 내가 말했자나. 사장은 나보다 15배는 더 바쁜 사람이라니까. 넌 이 메일에 이런 식으로 답장을 하면 안되고, 네가 직접 스케쥴링을 하거나, 내가 메일을 보낸 후에 나에게 찾아 왔어야지."

"그래서 그 다음에 메일 보냈어. 내가 스케쥴링 하겠다고. 그런데 그 메일에도 넌 답이 없었어. 그래서 Team 메신져로 메시지도 보냈고, 그 메시지에도 답이 없었어. 여기 찾아오기도 했는데 넌 항상 없더라고. 그래서 알아보니 너 인도에 출장갔다고 하더라고"

"정말? 그럼 확인해 볼까? ... 그렇군. 메일을 두 번 보냈구나. 난 Team 메신져 안써서 그건 모르겠고. 그러면 Need to improve는 아니고 satisfied로 바꿀께. 네가 처음부터 직접 스케쥴링을 하고, 나를 찾아왔어야하지만, 뒤늦게라도 그렇게 한 점은 인정 할께."
사실... 인도에 출장가면서 이런 말도안된 메일을 보낸 저의가 무엇인지도 따지고 싶었고 스태프 조직 멤버도 아닌 개발자가 이런 식으로 윗사람 쫒아다니면서 만나야한다는 말도안되는 이야기도 따지고 싶었지만 이미 내 상대는 자신만의 세계관이 확고하고 내가 무슨 짓을 해도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느꼈기에 더 이상 파고들지는 않았습니다.

"그... 그래. 우리 자주 만나자... 최대한..."

"그래. 얼마 전에 매니져 한 명을 채용해서 너희 팀에 곧 갈 것이고 앞으로는 그 사람과 일을 하겠지만, 그래도 이것은 아주 중요한거야. 앞으로 나를 자주 찾아오려고 노력해봐. 나한테 연락을 한다고 해도 내가 그것을 일일히 확인 해 본다거나, 연락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야. 난 아주 바쁘거든. 그래도 네가 어떻게든 나를 만나려고 노력을 해야해"

"그... 그래..."
그리고 가장 중요한... 내년도 저의 compensation 조정에 대한 자신의 오퍼를 말하겠다고 합니다. 이미 만리장성보다 더 거대한 벽이라 느껴졌기에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았고, 다만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가야 휴가를 늘릴 수 있을지 고민만 가득했습니다. 심지어 지금보다 연봉을 조금 깎더라도 휴가를 더 달라고 해야 할 지도 생각 해 봤고요.
하지만 지금까지 벽과 이야기했던 느낌과는 달리 오퍼가 나쁘지 않았습니다. 아니, 솔직히 말하면 제 예상이나 기대보다 훨씬 좋았습니다. 몇 년 전부터는 예전처럼 두 자릿 수의 %로 인상은 불가능하다고 여겼는데, 보너스까지 포함하면 10% 이상이였죠. 이 때 부터 다시 행복한 고민이 시작되었습니다. 흠... 휴가는? 휴가 이야기는 어떻게 꺼내지? 오퍼는 고맙지만 돈은 조금 올리더라도 휴가 왕창 달라고 해야하나? 아님 그냥 휴가 이야기를 꺼내?

"너... 어째 기뻐하는 표정이 아니다? 이 정도에 만족을 못하는거야? 이 이상은 안되. 나같으면 오늘 집에가서 와이프랑 파티 열 것 같은데?"

"아니야. 지금 이 방 문을 열고 나가면 나도 와이프에게 오늘 파티하자고 메시지 보낼꺼야."

"그러면 만족 한거지? 오케이? 그럼 끝?"

"어. 그런데 한가지... 내가 몇 년 전부터 이야기했던 것인데, 단 한번도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은 적도 없지만 최종 승인을 받은 적도 없는거야. 난 정말로 더 많은 휴가가 필요해. 내 휴가 1주일이라도 더 늘리고 싶어. 지금 상태라면 내가 언제 번아웃되어도 이상할게 없어. 내 경력에서 지금만큼 휴가가 짧았던 적이 단 한번도 없거든."
정말로 그랬습니다. 특히 올해엔 언제 번아웃이 와도 이상 할 것이 전혀 없었기에 저는 충전을 위한 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으니까요. 예상외의 인상 폭이였기에 보너스나 연봉 인상분의 일부를 포기하더라도 휴가를 더 받아내고 싶었습니다.

"오케이. 그러면 너 나한테 메일 한 통 보내줘. 메일 제목에 [Important]라고 꼭 태깅해서."
아직 HR의 최종 승인까지는 나오지 않았지만 다행히 부사장은 휴가에 대해서도 제 요구대로 처리를 해 주었고, 어찌되었건 제가 목표 한 바는 모두 이룰 수 있을것 같습니다.
캐나다 회사에서 일을 하며 기술적인 고집이나 아집을 가진 사람과 이야기하며 벽을 만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던 적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정말 나와는 너무나도 다른 마인드 셋으로 무장된 이런 벽은 처음 만나봤습니다.


연봉협상 다음 날 다른 팀원들과 이야기 하면서 알게 된 것인데, 저 뿐 아니라 다른 친구들도 부사장에게 똑같은 미스터리 이메일을 받았었고, 똑같이 자신의 답장에 대해 아무런 피드백도 받지 못했으며, 똑같이 고과평가 때 적극성, 자발성 등등이 부족하다는 지적 등을 받았다고 하네요. 그들 중 일부는 그러한 부사장의 의견에 강하게 반발하여 고과평가 미팅을 2시간 넘게 끌고가며 논쟁을 펼친 친구도 있습니다. 20대 초반의 젊은 친구인데, 저 역시도 그 친구의 의견에는 격하게 공감을 하지만, 너무 거대하고 단단한 벽을 만났을 때에는 부수려 들기 보다는 그냥 돌아가는 것이 더 나을 때도 있다는 저의 꼰대 생각을 전해줬습니다.


휴가를 늘리기위해 6월달부터 지속해 왔던 야근과 주말 근무가 처음 목표했던 휴가 뿐 아니라 돈까지 올려주면서 또 다른 행복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지금 오른 연봉이 적정한 수준의 노동을 하며 얻은 성과이기 보다는 다소 무리해서 피땀을 흘려서 얻은 결과이기에 저의 자산이기 보다는 부채라는 느낌이 더 강한 것이 사실입니다. 제가 지난 1년간 노력한 결과에 대한 정당한 보상이기는 하지만, 연봉에 따른 성과를 못내면 연봉을 깎기 보다는 해고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고, 매 년 지금처럼 숨가쁘게 달릴 수도 없는 노릇이니 저의 체력과 열정이 조금씩 사그라들 때엔 자칫 잘못하면 저의 의 발목을 잡아채는 족쇄처럼 될 것 같다는 생각도 들고요.


그래도 일단은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나 걱정을 하기 보다는 지난 1년간 저의 노력이 인정받았다는 것에 만족하고 즐겨야겠죠. 연봉 인상이라는 회사원의 마약을 다시 한 번 받았으니, 약빤 기분으로 다시 신나게 일을 해야겠죠. 그렇게 하다보면 언젠가는 저도 제가 부러워하는 '총기'라는 것이 조금 생겨서 더 짧은 시간을 일하면서 지금 수준의, 아니면 지금보다 더 나은 성과를 얻는 날이 올 수 있다고 믿으며 이번 주말을 즐겨보려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