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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28일 토요일

영어를 못해서 대인배가 된 사연

안녕하세요.

영어를 못해서 조금 답답한 일들은 그간 많이 겪어봤지만, 영어를 못하는 것이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습니다.

이번 주에 저 외에 모든 팀원들이 out of office이기 때문인데, 한 명은 컨퍼런스 참석으로 자리를 비웠고, 다른 2명은 이번주 내내 휴가이고, 나머지 한 명은 섬머쟙으로 갓 들어온 인턴인데, 수요일부터 2주간 휴가입니다. 

그렇다보니 지난주부터 시작된 이번 스프린트를 계획할 때 평소대비 일의 양을 절반수준으로 잡아 계획된 업무 처리에는 큰 문제가 없긴 했는데, 문제는 옆에서 치고들어오는 이슈들이였습니다. 각 유관부서에서 저희 팀에 요청을 한다거나, 저희 팀이 관리하는 서비스나 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불끄러 나가야 한다는 등의 일들을 저 혼자서 다 해야하다보니 이번 주 내내 이런 '잡무'들로 평소보다 정신없이 바쁘게 지냈습니다.

그런 와중에 지난 주 수요일에 제가 예전에 소속되었던 개발팀에서 메일이 하나 왔습니다.

어젯 밤 늦게 (메일 작성 기준) 릴리즈를 앞두고 300여개가 넘는 모든 variation들을 전부 빌드하는 full build job을 실행시켰는데, 저희 팀에서 관리하는 외부 서비스 미러링 서버에서 time out이 발생하는 바람에 총 7시간이 걸린 빌드가 막판에 fail이 나버렸다는 메일이였습니다.

그 당일에는 다른 불을 끄느라 바빠 미처 메일 확인을 하지 못했고, 다음 날인 지난주 목요일에 처음으로 메일을 읽었는데, 이미 이틀 가까운 시간이 흘러버려 저희가 관리하는 미러링 서비스에서는 일부 로그들이 자동으로 삭제가 된 상황이였죠. 
그래서 간략하게 문제 상황과 fail된 빌드의 로그 등등을 확인해 본 후에, 이런저런 상황 설명과 함께, 정황에 근거하여 문제가 발생했을 때 fail이 되지않고 자동 복구가 가능한 (아니... 솔직히 말씀드리면 가능 할 수도 있는) 방법 등을 설명하여 메일을 보냈고, 몇 시간 뒤 다시 그 팀의 개발자 중 한명인 OOO은 제가 제안한 방법들의 side effect들을 이야기 하면서, 자신들은 time out이 발생하지 않는 reliable한 서비스가 필요하고, 현재의 서비스가 그렇지 못하다면 별도의 서비스 셋업을 고려해야한다는 내용의 답장을 보내왔습니다.

그 답장을 보기는 했지만, 저는 또 다른 불을 끄고있던 상황인지라 당장은 대응을 하지 않았고, 끄고있던 불을 다 해결 한 이후에 다시 분석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런저런 분석을 하다보니 저희가 제공하는 미러링 서버의 특성과 그들의 빌드 시스템의 특성 상 제가 제안한 대안 중 한 가지의 적용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번에 발생한 문제 케이스에서는 특히 그러했죠. 그래서 관련 로그와 분석내용, 관련 코드의 일부를 캡쳐한 부분 등을 정리하여 정확한 원인과 그 원인에 따른 대안 제시를 하는 메일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일을 마무리 짓고 그간 밀린 메일과 메신져 메시지들을 하나씩 열어서 읽기 시작했는데, 수신함의 마지막 메일을 보니, 미러링 서비스 관련하여 문제가 되었던 그 팀의 매니져에게 온 메일이였습니다. 메일 수신시간을 보니 제 분석 메일의 발신시간 직전이였죠.

혹시 제 문제분석에서 누락된 것이 있지않을까 생각해 메일을 열었는데, 수신인에 저만 단독으로 있었습니다. 

'문제 해결책 의견을 주고받는데 왜 나한테만 보냈지?' 

약간 의아한 생각을 가지고 메일을 읽지 시작했는데, 제 생각과는 달리 사과 편지였습니다.

우리 팀 OOO이 보낸 메일에 대해 사과한다. OOO이 너한테 따지거나 항의하거나 비난하려고 메일을 보낸 것도 아니고 너한테 화가 난 것도 아니다. 너한테 지금 화가난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상황 자체에 대해 화가 난 상황에서 이야기를 하다가 표현이 잘못된 것 같다. 매니져로서 내가 대신 사과한다. 지금 OOO이 너한테 이거 고쳐달라고 떼쓰는게 아니고 이런 상황이 발생하여 여러가지 경로를 통해 문제 분석의 도움을 받아보고자 하는 것이였지 절대로 너나 너희 팀을 공격하고자 한다거나 너에게 해결을 해달라고 요청하는 의도가 아니였다...

뭐 이런 내용이였습니다.

처음에 메일을 훑어보면서 잘못보낸 메일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제가 누구에게 비난을 받거나 공격을 당했다거나 한 적은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메일 본문 아래로 이전 메일 thread가 있어 스크롤 해보니 제가 그 팀 개발자들과 주고받은 메일 내용이 맞았습니다.

'뭐지?'

'뭔 말이지??' 

'누가 나 공격했었어???' 

'나 맞은 적이 있던거야????'

'내가 정녕 사과받을 만한 일이 있기는 있는거야?????'

혹시나 제가 읽지않고 실수로 삭제한 메일이 있다거나, 업무 메신져에서 놓친 글이 있는지를 다시 찾아보았지만, 딱히 그럴만한 사건이 보이지 않았죠.

그 팀은 1년 반 전만 해도 제가 소속되었던 팀이라 대부분 다 친분이 있었기에 다른 팀원을 통해 제가 보낸 분석 내용에 대한 의견 확인을 하는 척 하면서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은근슬쩍 떠 보았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 팀에서 마지막으로 OOO이 메일을 보낸 후 몇몇 사람들이 수근거렸다고 합니다. 너무 강압적이고 공격적으로 메일을 작성했다고요. 그래서 OOO과 팀리드, 매니져 등등이 관련해서 이야기도 몇 번 했다고 하더군요. 솔직히 다시 읽어봐도 저의 영어실력에는 그냥 7시간 걸린 빌드에서 막판에 문제가 발생했으니 빨리 문제 수정을하자는 메일로만 보이고, 딱히 저를 비난한다거나 쫀다는 느낌은 들지 않는데 원어민의 눈에는 그렇게 보이나봅니다.

그러면서 그 친구가 본인 같으면 성질나서라도 아무것도 안 해줄텐데 저보고 대인배라고 합니다.
진짜 대인배가 아니였고 그냥 이해를 못해서 그런 것이였던지라 생각나는대로 횡설수설 아무말이나 막 했습니다.

'OOO이 화가 날 만도 하지. 이해해. 7시간 넘게 걸리는거라 밤새 돌렸는데, 에러 떴고, 그거 다시 하려면 또 밤에 해야해서 다시 하루가 흘러가는 거고. 어찌되었건 우리팀 responsibility 아래있는 서비스에서 time out이 발생한 것이 직접적인 현상이였고....'

제 횡설수설에 그 친구가 너무 쿨하다고 하네요.




그 친구와 이야기를 한 후 다시 돌아와 메일을 보니, OOO이 수신인을 저로만 설정해서 지난번 자신이 보낸 메일에 대한 excuse와 함께 Sorry 레터를 보냈습니다.

또 얼마 지나지 않아 그 팀의 매니져가 다시 한 번 Thank you & Sorry 레터를 보내더군요.

허허허...

참 기분이 오묘했습니다. 무언가 뿌듯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면서 한편으로 씁쓸하기도 했죠.

저의 일반적인 성질머리를 생각한다면, 메일을 읽고 원어민들이 느꼈던 그런 감정을 저도 느꼈더라면 결코 이번처럼 대응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특히나 계속해서 외부 요청들이 저에게만 깔대기처럼 몰리고 있는 이번 주의 상황에서는 더더욱 화끈하게 맞대거리를 한다거나, 아니면 메일을 읽지도 못했고 뭔지도 모르겠다는 식으로 무시를 했을 수도 있고요.
하지만 저의 부족한 영어실력 덕분에 저는 대인배가 되어버렸습니다.

문화적 차이 때문인지 절대적인 언어실력의 부족 때문인지, 문맥상 전해지는 감성을 캐치하는 언어적 센스 부족 때문인지, 아니면 이 모든 것의 복합작용 때문인지는 몰라도, 지금 다시 OOO이 보냈던 원래 메일을 읽어보아도 도무지 제가 공격을 받았다거나, OOO이 저에게 화를 낸다거나 저를 비난한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네요. 어쩌면 한국의 회사생활을 하면서 받았던 다양한 방법의 갈굼들과 압박에 익숙해져 이 정도의 공격에는 흔들리지 않는 내구성과 면역력이 생긴 것일 수도 있고요.

여하튼 영어를 잘 알지 못해서, 잘 하지 못해서 궁극적으로 좋은 결과가 나온 저의 유일한 경험 이야기입니다.

2017년 5월 5일 금요일

호주 457 비자 중단의 파장

어제 포스팅을 마치고 blog admin 페이지에 statistics에 들어가보니 이전과는 다른 신기한 트래픽들이 대거 증가했습니다.

딱히 집계를 내 본 적은 없지만 제 기억에 주된 Traffic Source는 항상 google.co.kr이나 google.ca, google.co.jp 혹은 google.com이였습니다. 딱히 국내 포털에 등록은 하지 않았기에, 다음이나 네이버 등을 통한 유입은 거의 0였고요. 그리고 어찌된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신기하게도 러시아 포털과 SNS인 yandex.ru와 vkontakte를 통한 유입이 항상 10위권 내에 있었고요.

Audience 국가 정보역시 한국이 압도적 1위이고 2위는 고정적으로 캐나다, 3~5위는 미국, 일본, 러시아 3국이 엎치락 뒤치락 하는 모습이였고요.

그런데 어제 확인을 해보니 최근 수 주 사이에 호주에서 트래픽이 대거 유입되었더군요.
심지어 지난 주에는 호주 Audience가 2위까지 오르기도 했었습니다.

무슨일일까 싶어 확인을 해보니 호주에서 영주권 신청을 위한 디딤돌 역할을 하던 비자 중 하나인 457비자가 조만간 폐지되며, 폐지 이전에도 당장 당일부터 457비자의 신청 조건을 강화한다는 발표가 있었더군요.




7~8년 전 호주 이민을 고려했을 때에도 봤던 비자 타입이라 이름은 익숙하기는 한데, 세부적인 절차와 프로세스는 기억하지는 못하여 이번 변화가 어떤 파장이 있을지 역시 제가 잘 알만한 부분은 아닙니다. 하지만, 캐나다/호주/뉴질랜드 등 이민자 유입 국가들의 정책의 일반적인 변화와 관련하여 제 생각을 적어볼까 합니다.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457비자라는 것이 호주내 인력이 부족한 (잠재적 고소득의) 숙련직 기술자를 해외에서 받아들여 자국 산업의 인력부족 해소 및 고도화를 시키고, 또 이를 통한 국가 재정의 확대를 위한 비자로 기억합니다. 양질의 인력이기에 이민을 받아 중장기적으로 사회적 이득을 보기에도 좋기에 이민 457에서 영주권으로 넘어가는 과정 역시 수월했고요. 그런데, 이 457비자의 성격이 약간 변질되기 시작한 시점은 mining boom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호주 달라가 USD에 육박할 정도로 치솟고, 경제 전반에 cash flow가 매우 좋았고, 그렇다보니 산업 전반에서 투자가 활성화되고 일손이 부족했던 시기입니다.
이 때 부터 457비자를 받는 직업군들이 다양해지기 시작했고, 자국 내에서도 충분히 육성 가능한 분야의 직업군에서도 457비자를 받기 시작했죠.

많은 외국인들이 들어온다 하여도 실업률이 낮고 자국인들이 일 할 일자리가 얼마든지 있다면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최근 5년간 호주의 실업률과 실업자 수는 급증을 하였고, 많은 호주인들의 시각에는 구지 해외에서 데려오지 않아도 될 사람들이 호주에 와서 나 대신 일을 하고 돈을 벌고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457비자는 캐나다에서 LMIA를 받아 Work Permit을 받는 절차처럼 고용주의 스폰서 하에 진행되는 것으로 기억하는데, 캐나다에서도 가끔 발견되듯 불법적인 비자 발급이 있기 마련인데, 소수의 이러한 케이스들이 전체적인 이민 프로세스에 대해 안좋은 시각을 만드는데 큰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불법적인 비자발급이라면, 사업상 needs에 따른 채용이 아닌, 피고용인의 비자 발급이 목적이자 수단이 되는 경우라고 할 수 있겠죠. 제가 호주 이민을 찾아 볼 때에도 돈 얼마를 내면 이런 식의 paper company를 통해 비자를 발급받게 해주겠다는 이민 업체들이 간혹 있었습니다. 그리고 paper company가 아닌 경우에도 실제 하는일은 비숙련직이지만, 서류상 숙련직 노동자의 포지션으로 작성하여 비자 발급을 약속하고 뒷돈을 받는 경우도 있었고요.

자세히 읽어보지는 않았지만, 간략하게 변경사항에 대해 확인을 해 보니 당장 내년 3월 이후로는 457비자 발급이 중단되며, 아직 발급되지 않았지만 기 접수된 457비자 신청건에 대해서도 강화된 요건을 적용하여 재검토 할 것이고, 고용주의 심사와 자국민 채용을 위한 노력 정도의 검토를 강화하며, 457비자를 신청할 수 있는 직업군에도 변경이 생기고, shorterm과 mid and long term으로 직업군이 나뉘어 short term은 비자 기간이 2년 mid and long term은 4년이 된다는 것 등등이더군요.

직업군의 변경이야 각 국가별/시기별로 시장 needs가 다른 것이지만, 결국에는 시장에서 절실히 필요로하는 숙련직 노동자는 받되, 시장에서 절실히 필요하지 않다거나, 숙련직이 아닌 경우에는 제약을 둔다는 것으로 보입니다.

고용주 심사 강화와는 앞서 말씀드린 불법/편법적인 비자 발급으로 인한 이민의 사회적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일 것이고, 자국민 채용 노력 검증 강화 (Labour Market Test)는 진정으로 needs가 있는 해외채용인지, 사업을 위한 채용이 아닌 이민을 위한 채용인지 검증하겠다는 것입니다.

신청조건 강화 역시 시장에서 needs가 있는 인력이라 해도 채용하고자 하는 외국인이 정말 그 needs에 적합한 사람인지 보겠다는 것이며, 가장 활발히 일하며 사회에 기여하는 연령대의 사람이라 자국 연금 재정을 튼튼하게 할 사람인지, 아니면 역으로 연금 재정 악화에 도움을 줄 사람인지 보겠다는 것이고, 영어점수 강화는 기본적으로 호주 사회에서 노동력으로 가용한 사람인지, 또 사회 적응과 융화에 필요한 기본적 능력이 있는 것인지 보겠다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결국 위에 변경된 내용들을 살펴보면 캐나다에서 일어났던 변화와 큰 틀에서 그 맥을 같이한다고 보입니다.

어느 나라건 난민 이민을 제외하고 이민은 자국의 산업과 경제 발전, 그리고 (납세 인구 확대를 통한) 세수원 확보를 위한 정책이지, 국제사회에 대한 기여나, 외국인들을 위한 정책이 아닙니다. 자국민과 자국 산업/사회를 위한 정책이다보니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 하여도 사회적 합의가 되어야 하는 정책이고요.

한국의 경우만 보더라도 이민을 통한 생산인구 유지 내지는 확대가 절실한 상황이지만, 당장 한국 사회 전반적으로 다민족 다문화에 대한 인식이 낙후되어있고 사회적 합의가 되지 않은 상황이다보니 이민 정책이 아직도 매우 폐쇄적이고, 교육과 대중매체 등을 통해 다민족/다문화에 대해 조금씩 마음을 열게 하려는 노력이 갓 시작된 수준에 머물고 있지요.

많은 분들이 대부분의 이민자 유입국에서 자국민 우선, 이민자 폐쇄 정책으로 가고있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사실 저는 조금 생각이 다릅니다. 근래에 많은 국가들이 겪고있는 주요 사회 문제 중 하나는 치솟고 있는 청년 실업률과 서서히 시작되고 있는 baby boomers의 은퇴 시점입니다. 그리하여 당장 앞으로 10여년간 세수는 줄어들고 실업수당과 연금 등으로 지출되어야 할 재정은 늘어날 예정이고요.

그렇다보니 활짝 열어두었던 이민 정책에도 변화가 생길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전에는 사회 전반적으로 활발히 돌아가다보니, 산업 전반에 걸쳐 가용한 노동인력이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이러한 시장의 needs를 맞추기 위해 이민 문호를 열어두었지만, 지금도 이러한 정책 기조를 유지하다가는 집권 정부와 정권은 철퇴를 맞을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고 모든 이민 문호를 꽁꽁 닫아버리면 더 큰 사회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대부분 이민 유입국들은 이민과 이민을 위한 과정들이 하나의 산업화 되어 있어 당장 이민/유학 사업의 황폐화가 될 것이고, 앞서 말씀드린 baby boomer 세대의 은퇴가 불러올 사회적 영향에 적절한 대응 시점을 놓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반대로 이민 개방정책 기조를 유지한다면 수 많은 실업자들은 그 화살을 이민자에게 돌릴 것이고 정부와 정권이 위협받음은 물론 반이민 정서가 싹트게 되어 훗날 이민 문호를 개방해야만 할 때에도 사회적 거부감으로 인해 쉽사리 받지 못하는 문제가 야기될 수도 있겠죠.

그래서 대부분의 이민자 유입국에서 나아가고 있는 방향은 최대한 경제생산 활동 기간이 길 수 있도록 나이 조건을 강화하고, 보다 활발하고 폭넓은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언어 능력이나 현지 경력을 살펴보며, 자국민 노동시장과 carnivalization이 발생하지 않으며, 또 보다 높은 소득군이라 더 많은 세수가 가능한 직업군으로 제한을 두고, 고학력의 숙련된 노동인력을 받고자 학력과 경력 조건 역시 까다로워 지는 것입니다.

최근 호주 457 비자 폐지와 관련하여 캐나다의 한인 카페등에 올라오는 글들을 보면 말콤 총리가 이민법을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비난의 목소리도 엿볼 수 있었는데, 사실 위에 맥락에서 보자면 꼭 그렇지도 않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일단 제 생각에 사회적인 영향력이 큰 대부분의 법안 발의나 정책에는 거의 대부분 정치적인 포석이 같이 섞여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행정부의 정책이나 국회의 입법과정에서 그 내용 자체의 득과 실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좋은 명분과 명분을 쌓기위한 과정입니다. 각 정치인과 당이 가지는 고유의 색깔에 따라 그 명분을 만들 것이며, 그 명분의 진위여부와 논리성에 대해 정치인간 혹은 정당간 논쟁을 벌이며 지지세력을 집결시키거나 세력을 확산해 가기도 하고, 때로는 반대로 상대의 지지세력을 분산시키거나 축소시키는데에 이용을 하기도 합니다. 종종 국민 다수가 정말 필요한 법안이라고 생각되고, 예산 측면에서도 큰 부담이 없는 안이지만 국회 상임위 내에서 장기간 계류중인 것 들 중 일부는 명분이 잘 안만들어진다거나, 명분을 만들어도 이슈화 되기가 힘들어 해당 법안을 끝까지 밀고나가 추진 할 동력을 잃었거나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러니 기본적으로 대부분의 입법과 정책 수립 과정은 다소간의 정치적인 성격이 같이 섞여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만약 진정으로 단순한 정치적인 이용을 위한 정책이 있는 경우가 있다면, 사회 전반적 needs는 없지만, 현 정권이나 정부에 매우 협조적인 일부 지지세력, 혹은 이익집단만을 위한 정책이거나, 정책 변경의 득실을 따질 때 분명 실이 더 큰 문제임에도 그 논점을 흐리게 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설파하고, 실제 정책 변경에 피해자가 될 수 도 있는 집단으로부터도 지지를 이끌어 내는 것이겠지요. 한국에서 자주 벌어지는 일로 보자면 정책에 대한 다툼에 어느덧 이데올로기 프레임을 씌워, 일부 이익집단에만 이득이 되는 법안이나 정책을 다수의 국민들로 부터 찬성을 받아내는 그런 케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 그 반대로 요즘과 같이 "보수"라는 단어 자체가 이상하리만치 부정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상대에게 보수 혹은 적폐와 같은 프레임을 씌울 수도 있겠고요.
또는 매우 controversial issue인자라 그 어느쪽이 맞다고 섯불리 평가하기 힘든 이슈이지만, 이를 일부러 꺼내들고 공론화시켜 현재 당국을 곤경으로 몰고가는 다른 지표들이나 이슈들을 이른바 '물타기' 하는 경우에도 정치적 이용을 한다고 볼 수 있겠고요.

분명 호주 정부에서 457비자 폐지에 대한 지지와 근거 등을 이야기 하면서 다소 왜곡된 정보도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참고링크), 현재 호주 상황을 놓고 보자면 이민 절차와 조건 강화가 분명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고는 보입니다.

불법/편법적인 스폰서를 통한 비자 발급이 간혹 적발되기도 하고, 실제 서류상 제출된 포지션에 적합한 언어적/업무적 능력과 경력이 없는 사람이 이민을 위해 비자를 받아 오기도 하며, 때로는 현지인 대비 보다 싼 값에 인력 수급을 하기위해 스폰서를 하는 고용주들도 있으며 (정책상 시장가 이상의 연봉이 지불되어야 하지만, 일부 캐나다 한인업주 스폰서에서도 그렇듯 서류상 기록이 남는 페이 체크는 서류상 연봉으로 나간 후, 피고용인이 고용인에게 다시 연봉 중 일부를 돌려주는 형식으로...), 점점 확대되어 온 457 비자의 직업군이 자국민으로도 커버 가능한 일자리까지 확대되고 있으니까요.

이를 점진적으로 강화 할 수도 있었고, 한번에 충격적으로 드라이브 할 수도 있었는데, 호주의 경우 강하게 한 번 밀고 나간것으로 보입니다. 그래도 단기/중장기 직업군과 제외 직업군, 지속 감독(관찰?) 직업군 리스트들을 보면 시장에 인력에 대한 수요가 공급보다 강하고 쉽사리 자국민 실업자 교육을 통해 바로 근무가 가능하기 힘든 숙련직 직업군의 경우에는 당장 귀국이나 다른 나라로 옮겨야 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보이지만, 당장 한번의 큰 충격을 주었다고 해서 향후 점진적인 변화가 없을 것도 아니기에 현지에서 준비중이신 분들은 많이 불안하실 것 같네요.

제가 이전의 수 많은 글들에서도 이민병에 걸리셨으면 하루빨리 그 병을 치유하여 일상으로 복귀 하시거나, 아니면 1~2년 길게 내다보지 마시고, 반년 이내의 눈 앞에 목표를 세우고 당장 어학 점수를 확보하고, 한국에서 지금 즉시 신청 가능한 영주권 프로세스를 알아보고 이민을 신청하시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씀드린 이유가 이런 일들 때문입니다.

앞으로 세계경기가 어떻게 될지는 몰라도 지금과 같은 경제적 어려움이 지속된다면, 향후 몇년간은 이민 조건이 더 어려워지면 어려워지지, 더 쉬워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면 결국 학력과 경력이 좋아야하고, 나이는 어려야하고, 영어는 잘해야 이민을 오기 쉽습니다. 이러한 조건들이 다 좋다면 지금의 규정에 따라 이민을 올 수 있으며, 이러한 조건이 조금 부족하다면 최대한 단기간 내에 이민을 갈 국가에서 유학이나 취업 등을 통해 극복 후 조금이나마 적게 변경된 규정을 통해 이민을 하게 될 것이며, 이러한 조건에서 많이 멀어져 있는 상황이라면 최대한 오랜 기간동안 현지에서 유학을 하고, 유학 후 취업을 하고, 취업 후 일정 기간 이상의 경력을 쌓아 매우 많이 개정된 이민 규정하에서 영주권을 노려야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사정이 여의치 않아 조금은 오래 걸리는 이민 프로세스를 선택 하셨다면, 직업은 두 가지 중 한 분야여야만 한다고 생각합니다. 만에하나 귀국을 하게 되었을 때에도 내가 지속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분야이거나, 이민국 현지에서 시장 needs가 활발하게 있는 분야이면서 동시에 숙련직 노동 분야로 그 사회 내에서는 인력 수급이 지속적으로 어려움이 있을만한 분야여야 합니다. 정부는 어차피 자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기에, 다소 왜곡되고 잘못된 이야기라 할 지라도 많은 자국민 노동자들이 같이 일하는 외국인 때문에 내 옆집 사람이 일을 못한다거나, 내가 일을 못한다는 볼맨소리를 하면 그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할 수 밖에 없습니다. 본인의 적성 등이 맞지 않아 비숙련직을 할 수 밖에 없다면 호주라면 RSMS, 캐나다라면 주정부 이민을 할 수 밖에 없는데, 이는 기간상으로도 오래 걸릴 뿐만 아니라 현지에서 생활을 함에 있어서도 낮은 소득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고, 영주권을 받는 그 날까지 고용주에게 종속적인 관계가 되는 위험이 있습니다.

이번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 이민에 대한 각국의 정책은 언제든 상황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먼저 영주권을 받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길이며, 아니라면 기간이 가장 짧고 변수가 적은 이민 방법이 차선입니다. 

그리고 단기간 내에 해결이 안되는 학력이나 경력은 차치하더라도 점점 강화되고 있으며 주요한 항목 중 하나인 영어시험 점수를 미리미리 준비 하신다면 훗날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겁니다. "가면 영어 늘겠지"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영어 '시험' 점수는 '시험' 공부를 할 때 오르지, 영어를 자주 쓴다고 하여 유의미한 수준으로 점수가 오르지는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