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캐나다 안드로이드 개발자의 면접기 2탄을 올립니다.
지금 직장에 다닌지 이미 2년이 되어가는데, 지금에서야 그 후기를 올리는 것은 아니고, 최근에 다른 회사의 면접을 본 적이 있어서 그 회사에서 진행했던 면접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 까 합니다.
이번 주에 면접을 본 것이라 아직 합격여부에 대해 답을 받지는 못했지만, 저는 확실히 "불합격"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아니합니다. ㅠㅠ
"불합격"이 거의 확실시 되는 이런 면접 후기를 올리는 이유는 아무래도 지금 회사의 Android Developer 역할과 일반적인 Android Developer의 역할간에 간극이 크고, 회사에서 요구하는 지원자의 skill set 또한 간극이 크기에, 인터뷰 내용 역시 다른 점들이 많아 2년 전쯤에 올린 제 인터뷰 후기가 일반적으로는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이전 포스팅에서도 언급 한 바 있지만, 저는 지금 직장의 조건이나 제가 하는 일, 근무 환경 등등에 모두 만족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래를 생각했을 때, 현재의 제 Job Experience는 불안한 요소들이 있습니다.
MS의 시대에서 Google과 Amazon, 그리고 최근에 Facebook로 IT 시장에서 중심축이 이동해 온 2000년대는, OS와 Client에서 서버와 오픈 클라이언트로 그 흐름이 많이 이동을 해 왔습니다. 그렇다보니 중요한 Business logic이나 데이터 핸들링, 컨트롤 등은 모두 서버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client단은 서버에서 가공한 데이터를 가져와 얼마나 잘 표현하느냐가 중요해 졌습니다. 따로 제조사가 없는 캐나다에서 Android Developer job이라면, 결국에는 99% Android client app 개발인 것이고, Android client app에서 게임 등 별도의 UI engine을 보유한 app을 제외한다면, UI의 중요성이 가장 높은 제품이 절대 다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보니 Android Developer의 seniority를 말할 때, UI와 관련된 다양한 Know-how와 Skill, Experience가 얼마나 있는지를 보는 것이 일반적이라 할 수 있겠죠.
하지만 제가 다니고있는 회사의 flagship product는 Mobile Device Management 서비스입니다. 단말 컨트롤, 통제 룰과 정책에 대한 비지니스 로직은 서버단에 구현을 하지만, 그 정책들이 각 단말로 내려왔을때, 각 단말의 context에 따라 이 정책들을 조합하여 어떻게 어떤 기능과 HW를 컨트롤 할 것이지에 대한 know how와 skill이 Android Developer로서 갖추어야 하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UI요? 네, 물론 저희 제품에도 UI가 있긴 합니다만, 모든 UI mock-up을 다 합쳐도 5개 화면 정도 될 것 같습니다. UI로 보여줄 만한 내용이 있는것도 아니고, UI가 있다해도 End-user가 관심을 가지고 지켜볼 만한 것도 아니기에, 그 중요성이 매우 낮습니다.
사실 회사에서 어느정도 단말 UI/UX에 관심이 없냐하면... Android OS 버그로 인해 모든 버튼이 동작하지 않는 상황이 있어서, 그런 상황이 오면 마치 페이스북 메신져 처럼 어떤 화면에서건 둥둥 떠다니는 버튼을 만들어야 할 일이 생겼었습니다. 프로젝트 매니져를 통해 회사 GUI팀에 이미지를 요청했고, 그 사이에 저는 일단 구현을 해야하니, 급한대로 gimp를 다운로드 받아 대충 아이콘을 만들어 기능을 구현 했습니다. 그런데, GUI팀이 요즘 Web UI작업에 한창이라 바빠서 PM도 그렇고 GUI팀도 그렇고 그냥 제가 30분 만에 만든 아이콘을 제품에 그대로 넣자고 하더군요. 헐...
현 상황이 이렇다보니, 만에하나... 현 직장이 문을 닫는다면? 제가 쫒겨난다면? 현 직장에서 이런저런 관계들이 악화되어 다른 곳으로 옮기고 싶어진다면? 이런 질문들에 대해 생각을 해 보았을 때, 지금의 미천한 UI Experience로는 Android Developer로서 경쟁력이 없기에, 제 경험의 폭을 넓히는 것이 중요하다 생각되어 이직을 염두하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언젠가부터 현재의 position대비 동급 수준의 '연봉/Benefit/근무환경/회사의 발전 가능성' 만 보장된다면 이직에 대해 언제든지 open mind로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반년 쯤 전에도 3번 면접을 본 적이 있지만, 사실 그 당시에는 detail한 technical question들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제 단점을 부족한 UI 경험이라 생각하면서도 그 심각성에 대해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죠.
한국 속담으로 "하룻 강아지 범 무서운 줄 모른다"를 학술적 용어로 하자면 더닝 크루거 효과(Dunning–Kruger effect)일 것 같은데, 제가 딱 그 꼴이였습니다. 삼성에서도 Platform개발자였기에 UI 경력이 전무하다보니 "다양한 화면과 OS 버젼별로 다를 수 있는 widget components들 때문에 많은 노하우와 기술이 필요하긴 하지만... UI는 그냥 노가다고, 뭐 그런 노하우야 언제든지 내가 시작하면 따라 잡을 수 있는거고, 특별한 기술과 기능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이런 식으로 무의식/의식적으로 무시했고, UI관련해서 아는 것도 없으면서 UI에 대한 '근자감'까지 있었습니다.
이번에 면접을 본 회사는 자체 서비스나 mobile client가 있는 회사가 아니라, 다른 회사의 업무용, 고객용, 판매용 서버와 클라이언트를 개발하여 납품하는 회사였습니다. 이쪽 업계에서는 나름 콧방귀 뀌는 수준의 회사였으며, 이 회사의 규모에 맞게, 이 회사의 고객사들 역시 대형 서비스/유통업 회사였죠. 고객사의 규모가 큰 회사다 보니, 웬만한 서버단 기능은 이미 갖추고 있는 상황이지만, 보다 고객에게 쉽고/편리하고/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는 Web/Mobile 스토어를 만들려는 것이 고객사들의 주요 목표인지라, 이 회사에서도 가장 방점을 찍는 것은 화려하고 직관적이면서 사용에 편리한 UI 디자인과 구현이였죠. 그래서인지 기술면접의 대부분은 UI와 관련된 질문들로 이루어져 있었고, 말 그대로 저는 영혼까지 탈 탈 털렸습니다. 그리고 다행히도 이제는 근자감에서 벗어나 제가 정말로 부족함을 느끼게 되었으며, 어떤 부분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 지에 대해서도 방향을 잡았네요.
면접 당시에 워낙 영혼까지 털린 상황이라 제대로 기억이 안나긴 하지만, 지금 기억나는 기술 인터뷰 내용을 조금 말씀드립니다. 아래 대화는 기술 인터뷰 중 일부를 재구성한 것으로 제 답변은 일부 생략을 했습니다 ㅠㅠ 너무 아는게 없어서 헛소리만 해대서요.
- 면접관: 피카소, 프레스코, 이미지로더 라이브러리들 비교를 해봐라. 어떤 문제나 장점으로 어떤 라이브러리를 선택해서 이용했었는지 말해봐라.
둥이아빠: 셋 다 듣보잡인데???
- 면접관: 이미지 핸들링 어떻게 했나? 자체 라이브러리를 만들었나?, 설마... 안드로이드 비트맵 쓴건 아니지?
둥이아빠: 다 아닌데? 우리 이미지 핸들링 할 일이 없어. 이미지 라이브러리는.... NDK 쪽에서 libjpeg-turbo C 라이브러리 쓰는거는 있어. 단말 remote control을 위해 단말에서 서버로 현재 화면 뿌려줄 때
면접관: 헐...
- 면접관: 그래 그럼 UI 관련해서 질문 해보자. (자신의 폰에 최근 그들이 만든 명품 구두 App을 보여주며...) 여기 해쉬태그 버튼들 보일꺼야. 알파벳 순서로 정렬되어있고. 태그 종류에 따라 그 길이는 다 제각각 다르고. 지금 이 UI처럼 각각 다른 길이의 버튼들인데, 한 줄에 여려개의 버튼이 들어갈 수 있으면 다 한 줄에 표시를 하고, 한 줄에 한개만 되면 한개만 넣되 버튼들은 다 중앙 정렬되야되.
이런거 할 때 레이아웃은 어떤거 써야 할까?
둥이아빠: 흠... 글쎄? 그냥 리니어나 리스트 레이아웃으로 밖에 큰 틀을 잡고, 각 줄 마다 릴레이티브 레이아웃으로 버튼 배치하면 안될까? 사실 나 레이아웃 종류들도 다 몰라. UI쪽은 1년에 한 번 코드 볼까말까 할 수준이라. 그렇게 하면 안될 것 없을 것 같은데, 더 효율적인 방법이 있어?
- 면접관: 흠... 그럼 그냥 Material & Motion쪽으로 넘어가보자. 아, 혹시 카드뷰가 어느 OS 버젼부터 가능한지 아니?
둥이아빠: 매 OS 발행 때 마다 변경사항 체크하지만, UI쪽은 신경 안써서... 그거 구글 나우랑 같이 소개한걸로 기억하는데... 롤리팝이던가? 마쉬멜로는 확실히 아니고.... 롤리팝에서 킷켓 그쯤 일것 같은데?
- 면접관: 뭐 그건 넘어가고.... (폰을 다시 보여주며) 여기 상단 탭하고, 하단 탭 보이지?
상단탭 1이 하단 탭 1/2/3과 엮이고, 상단탭 2는 4/5 하고 엮여있어. 컨텐츠를 좌우 스와핑을 하면 탭이 이동되는데, 탭 3에서 4로 넘어갈 때 봐봐. 상단 탭 1에서 2로 포커싱 바뀌지? 이거 어떻게 하면 될까?
둥이아빠: 흠... 난 이런거 고민 해 본 적이 없는데. 그냥 하단 탭 변경될 때 상단 탭 포커싱도 같이 바꾸면 안되나? 근데 어떻게 하는지는 해 본적이 없어서 모르겠네. 어려울 것 같지는 않은데 말이야.
- 면접관: 흠... 그래 그럼 이걸 봐봐. 좌/우 스와핑을 천천히 할테니 상단과 하단 탭을 잘 봐봐. 스와핑이 완료되지 않고 진행중일 때 하단/상단 현재 탭에 포커싱 되어있다는 표시가 점점 옅어지면서 그 옆에 탭으로 포커싱이 이동되고 있는 게 보이지? 이건 어떻게 구현할래?
둥이아빠: 흠... 글쎄 이 역시도 고민 해 본 적도 없고 생각 해 본 적도 없어서. 이거 그냥... 흠... 카트 스타일 위젯을 쓴 적도 없고 좌우 스와핑 UI 이벤트 역시 해 본 적 없어서 이 프로그레스가 어떻게 전달되는지 잘 모르겠네. 1시간 정도 주어지면 앉아서 이것저것 찾아보면 할 수 있을것 같은 기분이긴 한데...
- 면접관: 헐... 그럼 좌우 말고 내가 상하로 가볼께. 컨텐츠 영역을 위로 올리면, 여기 봐봐, 상단 탭이 배너를 먹고 들어가면서 점점 컨텐츠 영역 디스플레이가 넓어지지? 그리고 다시 내리면 배너가 나오고. 이런건 어떻게 할까?
둥이아빠: (이젠 포기모드) 나 진짜 1시간 주면 할 것 같은데? 지금 말하라면 모르겠어
- 면접관: (면접관도 포기모드인듯...) 너 진짜 UI 모르는구나?
그럼 이거봐봐 (점점 면접 모드에서 자기 제품 자랑모드로 변경)
카드에서 좌우 스크롤하면 탭 이동이지? 근데 카드에서 이쪽에서 터치해서 좌우 스와핑하면 컨텐츠 삭제야. 이건 어떻게 할까?
컨텐츠 삭제할 때 카드가 날아가는 UI 이펙트가 이런 식이야. 이런거 만들 수 있겠어?
컨텐츠 카드 선택하면 그 컨텐츠가 전체화면으로 나올꺼야. 그런데 이거봐봐. UI 이펙트가 이렇게 들어가. 이건 어떻게 할까? 라이브러리 쓸까? 안드로이드 자체로 이런게 될까?, 여기 네비게이션 패널하고 컨텐츠가 이렇게 서로 상호 연동이 되는데...
등등...
둥이아빠: 몰라, 몰라, 몰라, 야~ 이 앱 이쁘다~. 몰라, 몰라..... (완전 포기하고 어떤 것을 내가 공부해야 할 지 보는것에 집중)
참... 이거야 정말 제 이야기이지만, 제가 봐도 답답할 정도로 정말 아무것도 제가 모른다는 것을 느끼고 말았습니다.
나중에 찾아보니 안드로이드 공식 리퍼런스의 디자인 파트 페이지를 열면 딱! 나오는 내용들일 정도로 기본중에 기본인 내용들이더군요. https://developer.android.com/design/index.html
저는 안드로이드 개발자로 일을 하면서 이런 페이지가 있는지조차 사실 알지 못 할 정도로 단 한번도 UI를 심도있게 공부 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면 자신감이 100%에 이르고, 아는게 많아질 수록 자신감은 떨어지다가 어느 수준에 이르르면 다시 지수함수 형태로 자신감이 올라가지만, 최고의 자리에 있을 때라도 자신감이 100%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Dunning-Kruger effect. 이건 정말 사실이였습니다.
정말 아무것도 모르면서도 UI는 무시했고, 그냥 "난 다 할 수 있어" 라는 자만심에 빠져 아무런 대비도 없이 면접에 나갔던 제가 잘못을 한 것이죠. 더구나 복잡한 비지니스 로직 보다는 화려하고 안정적이고 직관적인 UI가 사업의 핵심인 회사에 지원을 했으니...
그 동안 다른 면접을 봤을 때만 해도, 이렇게 직접적으로 UI와 관련된 질문을 받기 보다는, 프로젝트 설계나, 데이타 커뮤니케이션 구현 등 현재 제 업무와 비교적 유관한 분야만 질문을 받았었는데, 진짜 순도 100% UI 질문 공세를 받으니 말 그대로 영혼까지 탈탈 털리고 말았습니다.
그래도 참 다행인 것은, 'UI를 해야겠다' 라는 것 까지만 인지하고 있었던 제가, 이제는 'UI에 대해 난 하나도 모르는구나. 내 스스로라도 좀 공부를 해서 뭐라도 하나 만들어보고 경험 해 봐야겠다' 라는 것을 느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언젠가 다가올 이직의 순간에 대비하고자, 앞으로 https://developer.android.com/design 에 보이는 모든 레이아웃과 모션들이 적용된 샘플 앱을 하나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아마도, API와 SDK가 비교적 잘 되어있는, Facebook이 그 대상이 되지 않을까 싶근 하네요. 정확히 기억은 안나지만, 제가 면접을 봤던 회사에서 했던 UI들과 비슷한 기능들을 좀 넣어보려고요 ㅋ
아, 지금 저의 자신감이요??? 이젠 0%! 바닥을 쳤습니다. 제 헤드헌터에게 다시 연락이 온다면, 그냥 당분간 난 이직 생각 없으니 전화하지 말라고 이야기 해야겠어요 ㅎㅎㅎ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 프로그래머 / 개발자의 캐나다 이민 및 취업 정착 이야기가 있는 블로그입니다. 블로그 커맨트나 구글 행아웃, 구글 이메일 (victor.ws.sim@gmail.com)을 통한 컨택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2017년 1월 21일 토요일
2017년 1월 7일 토요일
Christmas and New year vacation
어느덧 2017년이 되어 블로그를 시작한지 벌써 2년이 꼬박 지나갔군요. 아직 많이 젊은 나이이긴 하지만, 한 해 한 해 나이가 들 수록 시간이 참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요즘 몇가지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2달 정도 블로그가 뜸했는데요, 2017년 업무목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가능한 연말 휴가 전까지 끝내고 싶은 마음에 연말에 회사 일에 조금 집중을 했었고, 크리스마스 전부터 어제까지는 오래간만에 부모님을 뵈러 New Zealand에 여행을 다녀오느라 포스팅이 없었습니다.
오늘 포스팅은 딱히 주제는 없고 그냥 여행중에 들은 생각들에 대해 잠깐 적어볼까 합니다.
이번 여행은 본의아니게 이민 복기 여행이였습니다. 이번 여행의 목적지인 뉴질랜드는 최초 이민 목표 국가였고, 중간 경유지였던 벤쿠버는 캐나다 이민을 결정한 후 잠시 고민했던 랜딩 지역이죠.
중간 경유지인 벤쿠버에서 경유 대기시간이 8시간이 조금 넘었기에, 벤쿠버 다운타운으로 나가 이전에 살던 아파트도 가보고, 학생 시절에 돈이 없어서 혹은 아까워서 잘 가지 못했던 식당에도 다시 한 번 가보고, 매일 걷던 Davie street와 Robson street, 그리고 제가 다녔던 학교 캠퍼스 앞에도 잠시 가봤습니다. 10년이 넘게 세월이 흘렀지만, 벤쿠버 다운타운 쪽은 그다지 큰 변화가 없었기에 다행히 도보로 이곳 저곳을 둘러 보면서 길을 헤매는 일은 없었습니다. 변한 것이라면 아마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고 있는 벤쿠버의 주택 가격 정도가 아닐까 싶네요. 하긴 그 때에도 벤쿠버 부동산 가격은 거품이라고들 했으니 가격이 비싸다는 사실은 그대로겠죠.
하지만 벤쿠버를 바라보는 저의 마음, 그리고 제 아내의 마음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이민을 오기 전, 정착지를 정할 때 저는 벤쿠버 인근과 토론토 인근, 두 지역을 마음에 두었습니다. 일자리 시장은 벤쿠버에 비해 토론토가 더 크다지만, 시장이 큰 만큼 더 많은 인력이 있을 것이고, 시장이 작은만큼 더 적은 인력이 있을테니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아무래도 잠시나마 정을 붙였던 곳이기에 벤쿠버에 대한 애정이 조금 더 컸죠. 사실 토론토 쪽에 온 이후에도 주택문제만 어떻게 해결 되고, 벤쿠버쪽 회사에서 오퍼만 온다면, 벤쿠버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간간히 하기도 했고요. 학생 시절에는 차가 크게 필요도 없었고, 차를 탈 만한 여유도 없었기에 대중교통 이용이 (비교적) 편리한 다운타운에서 친구들과 함께 아파트 렌트를 하며 살았습니다. 당시에는 다운타운에서 삶이 참 좋았죠. 아파트 바로 앞에는 해변이 있고, 해변을 따라 조금 뛰면 벤쿠버가 자랑하는 Stanley Park가 있고, 조금만 걸어가도 Safe way 같은 마트와 커뮤니티 센터같은 편의 시설들이 있기에 학교 통학하고, 장보고, 운동하고 놀기에 최적의 조건이였습니다. 또 스키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차로 30분만 가도 스키장들이 있고, 2시간만 가면 세계 최고의 스키장인 Whistler Blackcomb 스키장이 있었기에 겨울철 주말만 되면 Greyhound버스를 타고 스키장으로 향했던 행복한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가정이 생기고, 아이가 있는 상황에서 다시 벤쿠버를 가보니 벤쿠버로 가지 않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운타운에 제가 살던 곳을 다시 가보니 아이 교육을 위한 환경은 아니였습니다. 우선 주택 밀집지역이 아니기에, 도보로 통학 가능한 학교를 찾기 힘들었습니다. 도보 통학이 어렵다면 차량이 필요한데, 벤쿠버의 오래된 아파트에는 주차장이 그다지 여유가 없고, 있다해도 주차장 렌트비가 부담스러운 수준입니다. 주차장을 구했더라도, 오래전 형성된 도시이기에 길이 좁고 막힙니다. 아이들과 함께 산책을 나가려해도 골목마다 홈리스들이 한명씩은 있습니다. 예전에도 홈리스들을 많이 봐왔지만, 최근 신종 마약의 과복용으로 인해 하루에 벤쿠버에서만 열댓명씩 사망을 하고 있다는 뉴스를 봐서인지 무언가 더 불안하게 보였습니다. 그리고 벤쿠버는 겨울철 내내 하루 종일 비가 내립니다. 내려봐야 부슬비 수준이라 강수량을 높지 않겠지만, 하루 종일 흐리고 부슬부슬 비가 내리죠. 제 아들이 벤쿠버 길을 거닐다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옥빌에는 겨울에 눈이 많이 내려서 밖에 나가 눈썰매도 타고, 눈싸움도 하고, 눈사람도 만들고 노는데, 벤쿠버엔 비만 내리고, 비싸움이나 비사람이나 비썰매는 없으니 여기서 살면 놀게 없어서 심심할 것 같아요"
그리고 아이들 뿐 아니라 저와 제 아내 역시 이런 비오는 날씨가 달갑지 않았습니다. 10여년 전 피끓던 20대 시절에는 문제없던 날씨였지만, 영상 1~10도 언저리의 기온에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돌아다니다보니, 영하 10~20도의 토론토 겨울철에도 느끼지 못했던 뼛속이 시린 느낌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토론토는 그래도 상점들과 건물들의 난방이 잘 되어있다보니, 카페나 상점에 들어가 몸을 녹이면 됐는데, 벤쿠버는 본격적인 난방을 하기에는 또 애매한 날씨라 간간히 카페에 들러 커피와 핫쵸코를 마시며 몸을 녹이는데도 추운 기운을 느끼게 되더군요.
다운타운을 벗어나거나, North Vancouver, Richmond, Burnaby, Coquitlam, Surrey 등지의 residence area로 가면 학교도 많고, 환경이 나아지기는 하지만, 하루종일 해가 뜨지않고 부슬부슬 내리는 비는 피하기 힘들고, 역시나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돈! 벤쿠버 인근지역 주택가격은 제가 감당 할 수준이 아니였습니다. 집을 구했다 해도, 지금 살고있는 집보다 더 좁고, 낡고, 더 외곽에 위치한 안좋은 집이였을 것이고요.
그렇게 벤쿠버와 8시간의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다시 비행기에 올라 뉴질랜드로 갔습니다.
뉴질랜드에서 2주간 부모님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낸 것은 뭐 말 할 필요가 없는 것이고, 뉴질랜드에서 지내며 느낀 몇가지가 있어서 적어봅니다.
1. 해산물. 우왕굳!
바다가 없는 온타리오 주에서 살다가 섬나라 뉴질랜드, 그 중에도 동서로 해안을 끼고있는 Auckland로 가보니 마트마다 해산물이 넘쳐나고, 식당에서 서빙되는 해산물들의 맛이 아주 일품이더군요
2. 운전하기 불편해
그 전에도 부모님 집에 놀러 갈 때마다 느꼈지만, 우측 운전선과 좌측통행 차선은 아직도 익숙하지 않네요. 차선과 운전 감은 그래도 조금 지나면 그럭저럭 괜찮은데, 여행 마지막 날 까지 계속 헷갈린 것은 깜빡이와 와이퍼입니다. 보통 깜빡이는 핸들 좌측, 와이퍼는 핸들 우측인데, 뉴질랜드 차들은 차종에 따라 그 위치가 제각각 입니다. 어머니 차와 아버지 차가 그 방향이 서로 반대인데, 깜빡이를 켜려다 와이퍼를 켜는 일이 계속 반복되었고, 심지어 캐나다에 돌아와 제 차를 운전하는데 다시 또 헷갈리네요.
3. 물가, 집값 더 비싸, 너무 비싸!!!
캐나다에서는 해외 투자자(특히 중국 투자자)들로 인해 Vancouver의 주택 가격에 너무나도 심한 거품이 끼어 있다고 말하지만, 사실 Auckland에 비하면 세발의 피 입니다. 이민 행선지 고민을 할 때만 해도, 피부에 와닿는 것이 아닌 단순한 숫자이기에 그저 그러려니 했지만, 지금 느끼는 감정은 정말 Auckland의 주택 가격은 무시무시하다는 것이였습니다. 캐나다에서는 아파트/콘도 렌트비를 보통 월 단위로 계산하지만, 뉴질랜드에서는 2주 단위로 지불합니다. 그런데, 비슷한 크기/조건의 토론토와 Auckland 아파트 렌트비를 비교해 보자면, 토론토의 월 렌트비가 Auckland의 2주 렌트비와 비슷합니다. 그래서 제가 토론토에 도착해 가족들과 함께 살 아파트 렌트 계약을 마치고 부모님께 말씀 드렸을 때, 부모님께서는 당연히 제가 말씀드린 렌트비가 2주치 렌트비인 것으로 생각을 하셨었죠.
집값 뿐 아니라 전반적인 물가 역시 캐나다에 비해 많이 높았습니다. 이 역시도 이전에 부모님 집을 방문 할 때 마다 느꼈던 것이지만, 원화와 달러화의 차이로 인한 착시도 있거니와, 당장 제 피부로 느끼는 것이 아니기에 지나쳤던 것이지만 이번에 다시 돌아보니 물가가 참 비쌌습니다. 식당 메뉴판 가격에서 세금과 팁을 추가로 계산하지 않아도 된다지만, 그 절대적인 숫자 자체가 높고, 마트에서 파는 빵/우유/그로서리 등등 생필품 가격 역시 캐나다의 그것 보다 많이 비쌌습니다. 가장 가격 차이가 심하게 나는 것은 공산품이였는데, 제가 도착한 다음 날이 Boxing day라 부모님께서 필요하신 몇몇 전자제품들을 사러 나갔는데, Boxing day 세일을 해도 가격이 캐나다의 그것 보다 작게는 30~40%, 많게는 두 배 이상 비쌌습니다. 어머니께서 몇 달 전에 신차를 뽑으셔서 차량 가격 역시 이것 저것 알아봤는데, 차 가격 역시 50% 정도는 캐나다보다 더 비쌌고요.
4. 멋지다, 예쁘다, 그림같다!
캐나다도 자연환경이 참 좋은 나라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온타리오주 지도에서 등고선을 보자면, 마치 다리미로 잘 다려놓은 손수건 마냥, 죄다 평지입니다. 아주 낮은 언덕? 몇개 정도와 수없이 많은 크고 작은 호수들 만 있죠. 그렇다보니 깨끗하고 맑은 자연은 있지만, 언덕과 굽이치는 계곡이 만들어내는 멋진 자연 경관은 조금 부족합니다. 그에 비하면 Auckland는 깨끗하고 맑으면서도 아름다운 자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서 양쪽으로 바다를 끼고 있어 곳곳에 아름다운 해변들이 즐비하고, 가는 길 마다 굽이굽이 언덕과 산, 초원과 계곡이 있어 정말 그림같은 전경이 펼쳐집니다. 덤으로 제가 겨울에서 여름으로 건너뛰었기에따스한 햇살과 푸른 하늘을 제공해 준 날씨는 뉴질랜드의 자연을 더욱 더 포근하게 만들었습니다.
5. 영어 어렵다...
영어 원어민이라면 뉴질랜드 영어는 정통 영국 영어와는 다르게 들리겠지만, 그저 서바이벌 영어 수준인 저로서는 뉴질랜드 영어나 영국 영어나 그 발음과 억양이 똑같다고 느껴집니다. 지난 3년간 캐나다 영어만 접하며 (아니 사실은... 러시아/인도/이란/중동/중국 이민자 영어) 살아오다가 뉴질랜드에서 영국식에 가까운 영어를 들으니 정말 어렵네요. 억양과 발음도 그렇고, 몇몇 서로다른 어휘들 또한 익숙하지 않아 잘 들리지 않고요. 가이드 투어를 하면서 어머니께서 동시 통역을 부탁하신 적이 있는데, 도저히 제가 감당 할 수가 없었습니다.
6. 캐나다보다 더 여유있는 삶?
뉴질랜드에서 가장 번화한 Auckland라고 하지만, 생활양식은 캐나다 중소도시와 비슷합니다.
식당들은 오전 11시~오후 2시 사이의 점심시간, 오후 5시~8시 저녁 시간에만 영업을 하며, 7시 30분쯤 되면 주문 마감을 받습니다. 대부분 상점들 역시 빠르면 오후 5시, 늦어도 8시면 문을 닫았고요. 그렇다보니 오클랜드 인근에 관광/여행을 갔다가 식사시간대를 놓치면, 식사를 하기 위해 갈 수 있는 식당들이 햄버거, 핏자, 케밥과 같은 종류로 제한되었고, 집으로 너무 늦게 돌아오면 마트들이 문을 닫아 다음날 아침 식사를 위한 장을 보지못하기도 했습니다. 일부 식당들은 크리스마스 때 부터 1월 중순까지 3주 정도 휴가로 문을 닫기도 해서 몇몇 부모님 동네의 맛집들은 저희가 가볼 수도 없었습니다.
7. 캐나다로 오기를 참 잘한 것 같다!
이번 여행에서 벤쿠버와 오클랜드를 다니며 저와 제 아내는 본의 아니게 날씨, 주거환경, 물가 등등 모든 면에서 의도치 않게 지금 살고있는 지역과 비교를 하게 되었고, 몇번씩 토론토 쪽으로 이민오기를 잘했다고 서로 이야기 했습니다.
날씨는 분명히 개인 취향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원래 추위를 타는 체질이 아니였지만, 아이들과 제 아내는 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이라 처음에 토론토 쪽으로 오는 것을 조금 망설이기도 했으니까요. 하지만 1년 정도 지난 후, 아내와 아이들 체질이 많이 바뀌어서 오히려 저보다 추위를 안타기에, 덜 추워도 비오는 날씨는 저희에게는 이제 큰 메리트가 아닙니다. 덜 춥기에 난방과 방한이 덜 되는 주택 때문에 오히려 여름철인 오클랜드의 새벽/저녁과 비오는 벤쿠버가 토론토보다 더 추웠습니다.
주거환경은 뉴질랜드도 집이 비싼 것 빼면 아주 좋습니다. 하지만 집 자체를 놓고 보자면, 이미 방 수는 적어도 넓은 캐나다식 집에 익숙해서인지, 좁아도 방이 많은 뉴질랜드의 집이 조금 답답해 보였고, 이미 지하실 전체를 아이들의 놀이공간으로 꾸며 놓아서인지, 지하와 2층이 없는 뉴질랜드의 단층집은 무언가 실내 공간이 부족한 것 같이 느껴졌습니다. 또한, 방한/난방 설비가 부족해 여름이라도 새벽에는 찬공기가 느껴지는 뉴질랜드 집 보다는, 창이 좀 좁아도 방한이 잘 되어 따뜻한 캐나다 집이 더 좋았습니다.
물가와 생활비는 어찌보면 이민을 결정함에 있어서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제가 경제용어를 잘 모르지만 구매력 지수라고 하던가요? 물가가 2배 높다고 해도 임금을 2배 이상 받는다면 실질적인 구매력은 오히려 더 높을 수 있고, 체감 물가는 낮게 느껴질 것입니다. 실제로 뉴질랜드의 minimum wage는 시간당 $15.25로 캐나다 온타리오의 $10.70 대비 40% 이상 높습니다. 그러니 최저임금 기준으로 계산해 보자면 이곳보다 물가가 비싼만큼 더 많은 임금을 받는 것이기에, 현지에서 일하며 돈을 벌고 생활한다면 양국간 실질 구매지수 차이는 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지 국민이 아닌 이민자에게는 임금 수준과 무관하게 절대적인 물가 수준의 중요성이 결고 낮지만도 않습니다. 이민 초기에는 안정적인 직장을 잡기 전까지 좋건 싫건 한국에서 준비해 간 자금을 냐금냐금 까먹으면서 소비생활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영주권을 받아 이민을 간 경우라면, 그나마 서빙이나 일용직 같은 서바이벌 쟙을 통해 생활비의 일정부분 충당을 할 수라도 하며 버틸 수 있지만, 영주권을 받기위해 스터디 퍼밋 등으로 먼저 이주를 한 경우라면, 학교졸업 + 구직까지 최대 수년간 only 소비 생활을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 수록 줄어드는 잔고를 보면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 밖에 없고, 마음이 약해지면 향수병이나 진짜 질병이 생겨 안정적인 정착에 방해가 되겠죠. 심리적인 문제를 떠나 실질적으로 보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민을 위한 정착, 혹은 이민 후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수입(직장)을 찾을 때 까지 버틸 수 있는 기간을 최대한 늘리거나, 혹은 수입원을 최대한 빨리 확보해 소득/지출의 불균형 기간을 최대한 짧게 해야 합니다. 소득 only가 가능한 기간이 충분히 길다면, 사실 이민을 간 후에 놀고먹어도 될 것이고, 적당히 길다면 이민 후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재투자 (2nd career를 위한 교육 등)를 할 여유가 있을테니 보다 성공적인 정착의 가능성이 높을 수 있고, 너무 짧다면 영주권을 받는다 하더라도 결국엔 충분한 소득원 확보를 하지 못하여 이민 후에 오히려 더 어려운 삶을 살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어쩔 수 없이 소비에 걸맞는 소득을 올리기 어렵거나 할 수 없는 초기 이민자에게 물가라는 요소는 결코 사소한 문제만은 아니기도 하죠. 그래서 저도 이민 대상 국가를 결정하기 전에 각 국의 부동산 정보 사이트나 대형 마트 웹 사이트와 전단지/쿠폰 서비스 사이트 등을 통해 물가 수준을 확인 하여 예상 생활비 내역을 뽑아 제가 가진 자본으로 버틸 수 있는 예상 기간을 확인 해 보기도 했었습니다. 전에도 한 번 포스팅 한 적이 있는 것 같은데, 뉴질랜드나 호주로 선택하지 않은 여러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이 물가-연봉 상관관계 때문입니다. 최저임금으로 비교하자면 물가-임금에 문제가 없지만, SW Developer만 놓고 보자면 조금 문제가 있었습니다. 뉴질랜드와 호주의 생활 물가는 캐나다 대비 월등히 비싼데, SW Developer라는 직업군의 임금으로 보자면 뉴질랜드는 오히려 캐나다보다 조금 낮았고, 호주는 크게 높지 않았습니다. 벤쿠버와 토론토로 비교 해 보아도, 주거비로 인해 벤쿠버에서 생활비가 더 필요할텐데, 벤쿠버-토론토 간 SW Developer의 임금 격차는 거의 없었고요. 모르긴 몰라도 제가 워낙 두부멘탈인지라, 만약 뉴질랜드로 이민을 가서 Auckland에 정착 했더라면 아마도 직장을 구하기 전에 줄어드는 잔고에 조급한 마음이 생겼을 것이고, 그 조급함에 SW Developer를 다시 하기위한 준비를 착실히 하기 보다는 당장 생계를 위한 일자리에 뛰어들었을지도 모릅니다.
마지막으로 뉴질랜드 여행 기간 중 찍은 사진 몇 장 간단하게 올려봅니다.
12월/1월의 여름을 감상 해 보시죠.
요즘 몇가지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2달 정도 블로그가 뜸했는데요, 2017년 업무목표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을 가능한 연말 휴가 전까지 끝내고 싶은 마음에 연말에 회사 일에 조금 집중을 했었고, 크리스마스 전부터 어제까지는 오래간만에 부모님을 뵈러 New Zealand에 여행을 다녀오느라 포스팅이 없었습니다.
오늘 포스팅은 딱히 주제는 없고 그냥 여행중에 들은 생각들에 대해 잠깐 적어볼까 합니다.
이번 여행은 본의아니게 이민 복기 여행이였습니다. 이번 여행의 목적지인 뉴질랜드는 최초 이민 목표 국가였고, 중간 경유지였던 벤쿠버는 캐나다 이민을 결정한 후 잠시 고민했던 랜딩 지역이죠.
중간 경유지인 벤쿠버에서 경유 대기시간이 8시간이 조금 넘었기에, 벤쿠버 다운타운으로 나가 이전에 살던 아파트도 가보고, 학생 시절에 돈이 없어서 혹은 아까워서 잘 가지 못했던 식당에도 다시 한 번 가보고, 매일 걷던 Davie street와 Robson street, 그리고 제가 다녔던 학교 캠퍼스 앞에도 잠시 가봤습니다. 10년이 넘게 세월이 흘렀지만, 벤쿠버 다운타운 쪽은 그다지 큰 변화가 없었기에 다행히 도보로 이곳 저곳을 둘러 보면서 길을 헤매는 일은 없었습니다. 변한 것이라면 아마도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올라가고 있는 벤쿠버의 주택 가격 정도가 아닐까 싶네요. 하긴 그 때에도 벤쿠버 부동산 가격은 거품이라고들 했으니 가격이 비싸다는 사실은 그대로겠죠.
하지만 벤쿠버를 바라보는 저의 마음, 그리고 제 아내의 마음이 조금 바뀌었습니다.
이민을 오기 전, 정착지를 정할 때 저는 벤쿠버 인근과 토론토 인근, 두 지역을 마음에 두었습니다. 일자리 시장은 벤쿠버에 비해 토론토가 더 크다지만, 시장이 큰 만큼 더 많은 인력이 있을 것이고, 시장이 작은만큼 더 적은 인력이 있을테니 큰 차이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고, 아무래도 잠시나마 정을 붙였던 곳이기에 벤쿠버에 대한 애정이 조금 더 컸죠. 사실 토론토 쪽에 온 이후에도 주택문제만 어떻게 해결 되고, 벤쿠버쪽 회사에서 오퍼만 온다면, 벤쿠버로 가고 싶다는 생각을 간간히 하기도 했고요. 학생 시절에는 차가 크게 필요도 없었고, 차를 탈 만한 여유도 없었기에 대중교통 이용이 (비교적) 편리한 다운타운에서 친구들과 함께 아파트 렌트를 하며 살았습니다. 당시에는 다운타운에서 삶이 참 좋았죠. 아파트 바로 앞에는 해변이 있고, 해변을 따라 조금 뛰면 벤쿠버가 자랑하는 Stanley Park가 있고, 조금만 걸어가도 Safe way 같은 마트와 커뮤니티 센터같은 편의 시설들이 있기에 학교 통학하고, 장보고, 운동하고 놀기에 최적의 조건이였습니다. 또 스키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차로 30분만 가도 스키장들이 있고, 2시간만 가면 세계 최고의 스키장인 Whistler Blackcomb 스키장이 있었기에 겨울철 주말만 되면 Greyhound버스를 타고 스키장으로 향했던 행복한 기억이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가정이 생기고, 아이가 있는 상황에서 다시 벤쿠버를 가보니 벤쿠버로 가지 않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운타운에 제가 살던 곳을 다시 가보니 아이 교육을 위한 환경은 아니였습니다. 우선 주택 밀집지역이 아니기에, 도보로 통학 가능한 학교를 찾기 힘들었습니다. 도보 통학이 어렵다면 차량이 필요한데, 벤쿠버의 오래된 아파트에는 주차장이 그다지 여유가 없고, 있다해도 주차장 렌트비가 부담스러운 수준입니다. 주차장을 구했더라도, 오래전 형성된 도시이기에 길이 좁고 막힙니다. 아이들과 함께 산책을 나가려해도 골목마다 홈리스들이 한명씩은 있습니다. 예전에도 홈리스들을 많이 봐왔지만, 최근 신종 마약의 과복용으로 인해 하루에 벤쿠버에서만 열댓명씩 사망을 하고 있다는 뉴스를 봐서인지 무언가 더 불안하게 보였습니다. 그리고 벤쿠버는 겨울철 내내 하루 종일 비가 내립니다. 내려봐야 부슬비 수준이라 강수량을 높지 않겠지만, 하루 종일 흐리고 부슬부슬 비가 내리죠. 제 아들이 벤쿠버 길을 거닐다가 이런 말을 하더군요.
"옥빌에는 겨울에 눈이 많이 내려서 밖에 나가 눈썰매도 타고, 눈싸움도 하고, 눈사람도 만들고 노는데, 벤쿠버엔 비만 내리고, 비싸움이나 비사람이나 비썰매는 없으니 여기서 살면 놀게 없어서 심심할 것 같아요"
그리고 아이들 뿐 아니라 저와 제 아내 역시 이런 비오는 날씨가 달갑지 않았습니다. 10여년 전 피끓던 20대 시절에는 문제없던 날씨였지만, 영상 1~10도 언저리의 기온에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돌아다니다보니, 영하 10~20도의 토론토 겨울철에도 느끼지 못했던 뼛속이 시린 느낌을 받기 시작했습니다. 토론토는 그래도 상점들과 건물들의 난방이 잘 되어있다보니, 카페나 상점에 들어가 몸을 녹이면 됐는데, 벤쿠버는 본격적인 난방을 하기에는 또 애매한 날씨라 간간히 카페에 들러 커피와 핫쵸코를 마시며 몸을 녹이는데도 추운 기운을 느끼게 되더군요.
다운타운을 벗어나거나, North Vancouver, Richmond, Burnaby, Coquitlam, Surrey 등지의 residence area로 가면 학교도 많고, 환경이 나아지기는 하지만, 하루종일 해가 뜨지않고 부슬부슬 내리는 비는 피하기 힘들고, 역시나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돈! 벤쿠버 인근지역 주택가격은 제가 감당 할 수준이 아니였습니다. 집을 구했다 해도, 지금 살고있는 집보다 더 좁고, 낡고, 더 외곽에 위치한 안좋은 집이였을 것이고요.
그렇게 벤쿠버와 8시간의 짧은 만남을 뒤로하고 다시 비행기에 올라 뉴질랜드로 갔습니다.
뉴질랜드에서 2주간 부모님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함께 보낸 것은 뭐 말 할 필요가 없는 것이고, 뉴질랜드에서 지내며 느낀 몇가지가 있어서 적어봅니다.
1. 해산물. 우왕굳!
바다가 없는 온타리오 주에서 살다가 섬나라 뉴질랜드, 그 중에도 동서로 해안을 끼고있는 Auckland로 가보니 마트마다 해산물이 넘쳐나고, 식당에서 서빙되는 해산물들의 맛이 아주 일품이더군요
2. 운전하기 불편해
그 전에도 부모님 집에 놀러 갈 때마다 느꼈지만, 우측 운전선과 좌측통행 차선은 아직도 익숙하지 않네요. 차선과 운전 감은 그래도 조금 지나면 그럭저럭 괜찮은데, 여행 마지막 날 까지 계속 헷갈린 것은 깜빡이와 와이퍼입니다. 보통 깜빡이는 핸들 좌측, 와이퍼는 핸들 우측인데, 뉴질랜드 차들은 차종에 따라 그 위치가 제각각 입니다. 어머니 차와 아버지 차가 그 방향이 서로 반대인데, 깜빡이를 켜려다 와이퍼를 켜는 일이 계속 반복되었고, 심지어 캐나다에 돌아와 제 차를 운전하는데 다시 또 헷갈리네요.
3. 물가, 집값 더 비싸, 너무 비싸!!!
캐나다에서는 해외 투자자(특히 중국 투자자)들로 인해 Vancouver의 주택 가격에 너무나도 심한 거품이 끼어 있다고 말하지만, 사실 Auckland에 비하면 세발의 피 입니다. 이민 행선지 고민을 할 때만 해도, 피부에 와닿는 것이 아닌 단순한 숫자이기에 그저 그러려니 했지만, 지금 느끼는 감정은 정말 Auckland의 주택 가격은 무시무시하다는 것이였습니다. 캐나다에서는 아파트/콘도 렌트비를 보통 월 단위로 계산하지만, 뉴질랜드에서는 2주 단위로 지불합니다. 그런데, 비슷한 크기/조건의 토론토와 Auckland 아파트 렌트비를 비교해 보자면, 토론토의 월 렌트비가 Auckland의 2주 렌트비와 비슷합니다. 그래서 제가 토론토에 도착해 가족들과 함께 살 아파트 렌트 계약을 마치고 부모님께 말씀 드렸을 때, 부모님께서는 당연히 제가 말씀드린 렌트비가 2주치 렌트비인 것으로 생각을 하셨었죠.
집값 뿐 아니라 전반적인 물가 역시 캐나다에 비해 많이 높았습니다. 이 역시도 이전에 부모님 집을 방문 할 때 마다 느꼈던 것이지만, 원화와 달러화의 차이로 인한 착시도 있거니와, 당장 제 피부로 느끼는 것이 아니기에 지나쳤던 것이지만 이번에 다시 돌아보니 물가가 참 비쌌습니다. 식당 메뉴판 가격에서 세금과 팁을 추가로 계산하지 않아도 된다지만, 그 절대적인 숫자 자체가 높고, 마트에서 파는 빵/우유/그로서리 등등 생필품 가격 역시 캐나다의 그것 보다 많이 비쌌습니다. 가장 가격 차이가 심하게 나는 것은 공산품이였는데, 제가 도착한 다음 날이 Boxing day라 부모님께서 필요하신 몇몇 전자제품들을 사러 나갔는데, Boxing day 세일을 해도 가격이 캐나다의 그것 보다 작게는 30~40%, 많게는 두 배 이상 비쌌습니다. 어머니께서 몇 달 전에 신차를 뽑으셔서 차량 가격 역시 이것 저것 알아봤는데, 차 가격 역시 50% 정도는 캐나다보다 더 비쌌고요.
4. 멋지다, 예쁘다, 그림같다!
캐나다도 자연환경이 참 좋은 나라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온타리오주 지도에서 등고선을 보자면, 마치 다리미로 잘 다려놓은 손수건 마냥, 죄다 평지입니다. 아주 낮은 언덕? 몇개 정도와 수없이 많은 크고 작은 호수들 만 있죠. 그렇다보니 깨끗하고 맑은 자연은 있지만, 언덕과 굽이치는 계곡이 만들어내는 멋진 자연 경관은 조금 부족합니다. 그에 비하면 Auckland는 깨끗하고 맑으면서도 아름다운 자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동서 양쪽으로 바다를 끼고 있어 곳곳에 아름다운 해변들이 즐비하고, 가는 길 마다 굽이굽이 언덕과 산, 초원과 계곡이 있어 정말 그림같은 전경이 펼쳐집니다. 덤으로 제가 겨울에서 여름으로 건너뛰었기에따스한 햇살과 푸른 하늘을 제공해 준 날씨는 뉴질랜드의 자연을 더욱 더 포근하게 만들었습니다.
5. 영어 어렵다...
영어 원어민이라면 뉴질랜드 영어는 정통 영국 영어와는 다르게 들리겠지만, 그저 서바이벌 영어 수준인 저로서는 뉴질랜드 영어나 영국 영어나 그 발음과 억양이 똑같다고 느껴집니다. 지난 3년간 캐나다 영어만 접하며 (아니 사실은... 러시아/인도/이란/중동/중국 이민자 영어) 살아오다가 뉴질랜드에서 영국식에 가까운 영어를 들으니 정말 어렵네요. 억양과 발음도 그렇고, 몇몇 서로다른 어휘들 또한 익숙하지 않아 잘 들리지 않고요. 가이드 투어를 하면서 어머니께서 동시 통역을 부탁하신 적이 있는데, 도저히 제가 감당 할 수가 없었습니다.
6. 캐나다보다 더 여유있는 삶?
뉴질랜드에서 가장 번화한 Auckland라고 하지만, 생활양식은 캐나다 중소도시와 비슷합니다.
식당들은 오전 11시~오후 2시 사이의 점심시간, 오후 5시~8시 저녁 시간에만 영업을 하며, 7시 30분쯤 되면 주문 마감을 받습니다. 대부분 상점들 역시 빠르면 오후 5시, 늦어도 8시면 문을 닫았고요. 그렇다보니 오클랜드 인근에 관광/여행을 갔다가 식사시간대를 놓치면, 식사를 하기 위해 갈 수 있는 식당들이 햄버거, 핏자, 케밥과 같은 종류로 제한되었고, 집으로 너무 늦게 돌아오면 마트들이 문을 닫아 다음날 아침 식사를 위한 장을 보지못하기도 했습니다. 일부 식당들은 크리스마스 때 부터 1월 중순까지 3주 정도 휴가로 문을 닫기도 해서 몇몇 부모님 동네의 맛집들은 저희가 가볼 수도 없었습니다.
7. 캐나다로 오기를 참 잘한 것 같다!
이번 여행에서 벤쿠버와 오클랜드를 다니며 저와 제 아내는 본의 아니게 날씨, 주거환경, 물가 등등 모든 면에서 의도치 않게 지금 살고있는 지역과 비교를 하게 되었고, 몇번씩 토론토 쪽으로 이민오기를 잘했다고 서로 이야기 했습니다.
날씨는 분명히 개인 취향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원래 추위를 타는 체질이 아니였지만, 아이들과 제 아내는 추위를 많이 타는 체질이라 처음에 토론토 쪽으로 오는 것을 조금 망설이기도 했으니까요. 하지만 1년 정도 지난 후, 아내와 아이들 체질이 많이 바뀌어서 오히려 저보다 추위를 안타기에, 덜 추워도 비오는 날씨는 저희에게는 이제 큰 메리트가 아닙니다. 덜 춥기에 난방과 방한이 덜 되는 주택 때문에 오히려 여름철인 오클랜드의 새벽/저녁과 비오는 벤쿠버가 토론토보다 더 추웠습니다.
주거환경은 뉴질랜드도 집이 비싼 것 빼면 아주 좋습니다. 하지만 집 자체를 놓고 보자면, 이미 방 수는 적어도 넓은 캐나다식 집에 익숙해서인지, 좁아도 방이 많은 뉴질랜드의 집이 조금 답답해 보였고, 이미 지하실 전체를 아이들의 놀이공간으로 꾸며 놓아서인지, 지하와 2층이 없는 뉴질랜드의 단층집은 무언가 실내 공간이 부족한 것 같이 느껴졌습니다. 또한, 방한/난방 설비가 부족해 여름이라도 새벽에는 찬공기가 느껴지는 뉴질랜드 집 보다는, 창이 좀 좁아도 방한이 잘 되어 따뜻한 캐나다 집이 더 좋았습니다.
물가와 생활비는 어찌보면 이민을 결정함에 있어서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제가 경제용어를 잘 모르지만 구매력 지수라고 하던가요? 물가가 2배 높다고 해도 임금을 2배 이상 받는다면 실질적인 구매력은 오히려 더 높을 수 있고, 체감 물가는 낮게 느껴질 것입니다. 실제로 뉴질랜드의 minimum wage는 시간당 $15.25로 캐나다 온타리오의 $10.70 대비 40% 이상 높습니다. 그러니 최저임금 기준으로 계산해 보자면 이곳보다 물가가 비싼만큼 더 많은 임금을 받는 것이기에, 현지에서 일하며 돈을 벌고 생활한다면 양국간 실질 구매지수 차이는 크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지 국민이 아닌 이민자에게는 임금 수준과 무관하게 절대적인 물가 수준의 중요성이 결고 낮지만도 않습니다. 이민 초기에는 안정적인 직장을 잡기 전까지 좋건 싫건 한국에서 준비해 간 자금을 냐금냐금 까먹으면서 소비생활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영주권을 받아 이민을 간 경우라면, 그나마 서빙이나 일용직 같은 서바이벌 쟙을 통해 생활비의 일정부분 충당을 할 수라도 하며 버틸 수 있지만, 영주권을 받기위해 스터디 퍼밋 등으로 먼저 이주를 한 경우라면, 학교졸업 + 구직까지 최대 수년간 only 소비 생활을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 수록 줄어드는 잔고를 보면 심리적으로 흔들릴 수 밖에 없고, 마음이 약해지면 향수병이나 진짜 질병이 생겨 안정적인 정착에 방해가 되겠죠. 심리적인 문제를 떠나 실질적으로 보더라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민을 위한 정착, 혹은 이민 후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안정적이고 지속 가능한 수입(직장)을 찾을 때 까지 버틸 수 있는 기간을 최대한 늘리거나, 혹은 수입원을 최대한 빨리 확보해 소득/지출의 불균형 기간을 최대한 짧게 해야 합니다. 소득 only가 가능한 기간이 충분히 길다면, 사실 이민을 간 후에 놀고먹어도 될 것이고, 적당히 길다면 이민 후 안정적인 정착을 위해 재투자 (2nd career를 위한 교육 등)를 할 여유가 있을테니 보다 성공적인 정착의 가능성이 높을 수 있고, 너무 짧다면 영주권을 받는다 하더라도 결국엔 충분한 소득원 확보를 하지 못하여 이민 후에 오히려 더 어려운 삶을 살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어쩔 수 없이 소비에 걸맞는 소득을 올리기 어렵거나 할 수 없는 초기 이민자에게 물가라는 요소는 결코 사소한 문제만은 아니기도 하죠. 그래서 저도 이민 대상 국가를 결정하기 전에 각 국의 부동산 정보 사이트나 대형 마트 웹 사이트와 전단지/쿠폰 서비스 사이트 등을 통해 물가 수준을 확인 하여 예상 생활비 내역을 뽑아 제가 가진 자본으로 버틸 수 있는 예상 기간을 확인 해 보기도 했었습니다. 전에도 한 번 포스팅 한 적이 있는 것 같은데, 뉴질랜드나 호주로 선택하지 않은 여러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이 물가-연봉 상관관계 때문입니다. 최저임금으로 비교하자면 물가-임금에 문제가 없지만, SW Developer만 놓고 보자면 조금 문제가 있었습니다. 뉴질랜드와 호주의 생활 물가는 캐나다 대비 월등히 비싼데, SW Developer라는 직업군의 임금으로 보자면 뉴질랜드는 오히려 캐나다보다 조금 낮았고, 호주는 크게 높지 않았습니다. 벤쿠버와 토론토로 비교 해 보아도, 주거비로 인해 벤쿠버에서 생활비가 더 필요할텐데, 벤쿠버-토론토 간 SW Developer의 임금 격차는 거의 없었고요. 모르긴 몰라도 제가 워낙 두부멘탈인지라, 만약 뉴질랜드로 이민을 가서 Auckland에 정착 했더라면 아마도 직장을 구하기 전에 줄어드는 잔고에 조급한 마음이 생겼을 것이고, 그 조급함에 SW Developer를 다시 하기위한 준비를 착실히 하기 보다는 당장 생계를 위한 일자리에 뛰어들었을지도 모릅니다.
마지막으로 뉴질랜드 여행 기간 중 찍은 사진 몇 장 간단하게 올려봅니다.
12월/1월의 여름을 감상 해 보시죠.
2016년 11월 11일 금요일
Express Entry CRS 점수제도 대폭 변경 예상
잠들기 전에 뉴스를 하나 보게되어 간략히 공유드립니다.
그러다 지난 달 즈음 부터는 해가 넘어가기 전에, 개정안이 발표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흘러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이민성에서 공식적으로 발표된 내용은 없지만, 몇몇 언론에 흘러간 내용들이 있어서 공유드립니다.
출처: http://www.cicnews.com/2016/11/canada-outlines-significant-changes-comprehensive-ranking-system-crs-express-entry-immigration-118652.html
위 자료 외에도 구글링 해보시면 몇몇 기사들이 있는데, 아직 공식 발표가 없어서인지 메이져 언론에 크게 기사화 된 내용은 없었고, 그리고 세부적으로 자세히 소개된 기사 역시 아직 없었습니다.
주된 변화는 Valida Job Offer (LMIA) 점수일 것 같습니다.
또, 유학생들에게는 보다 혜택을 주어야 한다고 누차 이야기가 나왔었는데, 유학생의 경우 1~2년제 프로그램 졸업자는 15점, 3년제 이상 컬리지나 학사/석사/박사 과정 졸업자라면 30점의 점수를 받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직업점수 최대 200점은, 주재원 (Intra-company transerees)도 포함되기에, 캐나다에 주재원으로 근무하시면서 자녀 교육 목적으로라도 이민을 생각하시는 분들에게는 매우 좋은 소식일 듯 싶습니다.
늦었지만 윗 부분을 수정합니다. Job offer 부분에서 제가 헷갈린 것이 있는데 정식으로 CIC에서 공지한 내용을 읽어보니, 이게 이전과 같이 LMIA가 있어야 하는 것이군요. 다만 LMIA만 있으면 총점 1200점 중 600점을 주던 이전과는 다르게, Senior Manager 포지션의 LMIA의 경우 200점, 기타 나머지 LMIA는 50점으로 가산점이 축소된 것입니다.
그리고 주재원으로 와서 근무하는 경우에는 LMIA가 필요없이 Job Offer 가산점이 주어지며, 주정부 노미니의 경우에는 기존과 동일하게 600점이 주어집니다.
그러니 캐나다 유학을 와서 CEC를 하는 많은 분들의 경우 졸업점수 15점 (2년제 이하), 혹은 30점 (3년제 이상)은 받을 수 있겠지만, LMIA가 필요한 50점은 기존과 같이 누구나 받을 수 있는 점수는 아닐 것 같네요.
한국에서 일반적인 학력인 대졸(학사)에 3년 이상의 경력과 불어 점수 없이 영어 만점, 그리고 나이 점수 최고점인 29세로 계산을 해도 441점이 됩니다.
향후 EE 점수 향방이 어찌될지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제 생각에는 위 점수로는 내년 EE에서 선발되기에 조금 부족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같은 조건에 석사 학력이라 481점이 되는 경우가 아니라면요. 그 이유는 이전에 EE 리포팅에서 본 내용에 의하면 기존 점수 제도에서도 400~500점 사이에 EE 초청을 받지 못한 사람이 약 1만 5천명 가량 되는데, 이 분들중에 상당수는 현지 학력 혹은 경력이 있는 분들이라, 학력이 있는 분들의 경우 15~30점씩 점수 향상이 있었을 것이고, 경력이 있는 분들은 현지 경력이 1년씩은 증가하여 그에 따른 직업 점수가 적게는 10점, 많게는 30점 씩 올라 갈 것이기에 그 1만 5천명 중 못해도 절반 정도는 450점 이상으로 점수대가 이동 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매 draw 시 마다 700~2000명 가량 선발하는 EE에서 노미니나 LMIA로 500점 이상 초 고득점자와, 450이상 고득점자들이 먼저 추려질 것이니, 아무래도 EE Draw 점수가 450 미만으로는 내려가기 힘들 것 같다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보니, 이번에 EE의 CRS 점수 제도에 변경이 되었어도, 언어 점수와 나이+경력 점수*에서 다른 국가들 대비 상대적인 disadvantage가 있는 일반적인 한국인이 현지 경력/학력이 없이 FSWP로 이민을 하기엔 아직도 어려움이 많이 있을 것 같습니다.
*한국 남성의 경우 군대 2년이 빠지기에, 29세에 석사/박사 + 3년 이상 경력을 갖추기가 쉽지 않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이후 1년간 연구해서 개선한 점수 제도이니, 분명 직전의 EE제도의 문제점과, 그 보다도 더 이전의 이민자들의 현지 정착 현황을 충분히 분석해서 내 놓은 제도일텐데, 아무래도 캐나다 연방정부에서는 현지 경력/교육/네트워크와 경력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이민 정책의 방향성을 잡은 것 같습니다. 작년과 올해에 발표되었던 이민동향 보고서들에도 해외의 우수 기술자/학자/인력들이 캐나다에 유입되어도 적응하지 못하고 3년 내에 다시 돌아가는 인력의 비율이 높다는 것을 지적한 바 있는데, 언어와 문화 장벽을 그 주된 원인으로 보고있다고 느껴지네요.
현지 경력/학력이 없다면 매우매우 높은 수준의 언어 실력(그것도 영어 + 불어 ㅠㅠ)이 필요하고, 언어 점수가 매우매우 높지 않다면 결국 현지에서 학교도 다녔고, 현지 경력도 있어 이미 캐나다에서 잘 살 수 있다고 증명된 사람만 받겠다는 것이 아닐까 싶어요.
TPP에 가입되어 누군가의 지원 혹은 현지에서 학교를 다니지 않고도 바로 워크퍼밋을 받을 수 있는 국가의 국민들이라면 모를까, 한국과 같이 TPP에 가입되지 않은 국가의 국민들의 경우에는 극소수를 제외하면 현실적으로 FSW나 FST를 통해 바로 이민을 하는 것은 어려울 것 같고, 결국 CEC를 하는 분들과 비슷한 경로를 통해 현지 학력/경력 점수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아닐까 싶네요. 이럴꺼면 FSW/FST라는 카테고리가 별도로 있을 필요도 별로 없는 것 같아 보기도 합니다.
2016년 10월 19일 수요일
심심한 캐나다, 즐거운 캐나다
캐나다에 와서 영주권도 받고 일도 하면서 지내던 사람들 중에도 한국으로 리턴하시는 분들이 간혹 있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지만, 캐나다에서의 삶이 좀 지루하고 심심해서 그렇다는 분들도 계시죠. 캐나다 워홀, 유학, 해외 취업, 이민과 관련된 글들을 봐도 캐나다는 한국보다 정적이다보니 상대적으로 삶이 지루하고 심심하고 따분하다는 이야기가 많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자신이 나고 자란 땅이 아닌지라, 성년이 되어 이 곳에서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에는 어느정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고, 한국만큼 다양한 유흥문화? 가 없다보니 특히나 한창 유흥문화를 만끽할 20대라면 유흥 시설이나 문화가 한국보다 적고, 같이 지낼 친구가 적기에 그렇게 느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캐나다에서의 생활이 지루하거나 심심하지는 않네요. 적어도 아직 까지는요. 오히려 겨울을 제외한 계절의 주말과 퇴근 후 저녁 시간에는 한국에 있을 때 보다도 더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캐나다의 장점! 이라고 말하면 먼저 나오는 것이 자연환경이죠.
네, 놀이시설, 클럽, 테마파크, 키즈카페 등등 인공적인 유흥시설은 분명 한국보다 뒤쳐집니다. 그나마 캐나다에서 이런 것들이 가장 발달된 벤쿠버나 토론토도 서울의 그것과 비교하자면 비교 대상조차 되기 힘들죠.
제가 종종 제가 사는 동네를 '시골'이라고 부르긴 하지만, 사실 인구 20만의 토론토 인근 도시입니다. 한국의 수도권 도시 주택가에서 야생동물을 보기란 참 쉽지 않죠. 요즘에는 참새조차 그 모습을 점점 잃고 있고요. 하지만 캐나다에서는 아래 사진처럼 집 뒷마당에 찾아오는 아기토끼 손님도 볼 수 있고, 이런 토끼같은 작은 동물을 잡아먹으려는 매도 볼 수 있습니다.
주택가에서 조금만 벗어나서 공원쪽으로 가면 종종 사슴도 보이고, 토론토 인근에서 조금 벗어난 소도시의 farm house 같은 곳에서는 저녁이 되면 늑대도 볼 수 있죠.
이렇게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다보니, 주택가에도 자연이 잘 보존된 공원들이 많이 있습니다. 제가 지금 동네로 이사를 온 지 1년이 조금 넘었음에도 아직 집 반경 10Km내에 모든 트레일 코스를 다 가보지 못했네요.
겨울철을 제외하면, 아니 겨울이라도 눈이 쌓여있지 않고 바람 안불고 해가 떠있는 날이면 아이들과 자전거를 타고 인근 트레일 코스들을 하나씩 달리곤 합니다. 그렇게 달리다가 야생동물이나 물가를 만나면 잠시 멈춰서서 구경을 하거나 물놀이도 하고요.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기 전에는 스쿠터(한국에선 킥보드? 씽씽카? 라고 하던가요?)로 산택을 했고요.
주택가 골목 곳곳 마다 작은 연못이나 계곡 주변에는 짧은 트레일 코스들이 있고, 짧은 트레일 코스들이 왕복 2차선 주택가 차길 하나만 건너면, 서로 연결되서 수십 Km에 이르는 긴 트레일 코스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차를 타고 5~10분만 가면 큰 규모의 공원들이 있습니다.
무료 개방되어 있는 공원들도 있고 차량별 혹은 인원별 입장료를 받는 conservation 공원들도 있고요. 이런 공원들은 아무래도 그 규모가 더 크다보니 더 깊은 자연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자연인도 아니고 너무 자연만 찾는 것 아니냐고 하실 수 있는데, 찾아보면 작은 커뮤니티들에서 진행하는 festival이나 event들이 참 많고 다양합니다. 이런 행사들이 집중적으로 열리는 부활절에서 추수감사절 사이의 기간에는 차로 30분 이내에 갈 수 있는 지역의 행사들만 찾아봐도 거의 모든 주 주말 달력이 가득 찰 것입니다.
Festival은 한국의 지역 특산물 축제처럼 보통 무언가 주제가 있습니다.
벌꿀 페스티발, 푸드트럭 페스티발, 메이플 시럽 페스티발, 할로윈 페스티발, 옥수수 페스티발, 화재 방지 페스티발, 교통안전 페스티발, 중국음식 페스티발, Greek 페스티발, 이탈리안 페스티발, 한가위 대축제 (한인회 주최) 등등...
행사의 요소요소 역시 한국의 그것과 비슷하죠. 주제가 되는 특산품이 있다면 그 제품을 판매하는 매대가 있고, 그 주변에는 지역 상권에서 텐트나 트럭에 매대를 차리고 다양한 제품을 판매합니다. 그리고 푸드트럭들이 주변에 자리잡아 먹거리를 제공하고, 행사장 어느 한 곳에는 야외무대가 설치되어 있어서 초청가수의 무대가 꾸려지거나, 연극/뮤지컬/인형극/마술쑈 등을 하기도 하고, 지역 주민 노래자랑 같은 행사도 합니다. 호숫가에서 열리는 행사라면 요트, 카약, 모터보트와 같은 수상 스포츠 대회를 같이 열기도 하고, 규모가 큰 행사라면 에어쇼를 하기도 합니다.
한국의 특산물 축제와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입장료와 놀이기구입니다.
보통 이런 행사에는 입장료가 있습니다. 그리고 미드나 헐리웃 영화에서 동네에 카니발이나 축제에 간 남주, 여주가 같이 놀이기구를 타면서 즐기는 모습을 간간히 볼 수 있는데요, 이런 festival에 같이 오는 것이 놀이기구 입니다. 에버랜드급을 기대하셨다면 실망하실테고, 아무래도 이동식 놀이기구를 설치하기에 월미도급 정도를 생각하셔야 할 것 같네요.
위 사진은 캐나다에서 가장 큰 이벤트라고 하는 CNE (Canadian National Exhibition) 사진입니다. 보통의 festival이나 event들은 금~일요일 3일간 열리는 반면 CNE는 양쪽 주말을 끼고 2주간 진행됩니다. 2주 넘게 진행되는 행사다 보니, 위 사진처럼 상당히 괜찮은 놀이기구들이 많이 딸려옵니다. 작은 festival이라면 성/미끄럼틀/배 모양의 풍선에 바람을 불어넣어 만드는 놀이기구인 bouncy castle 정도만 있거나 가끔 전혀 없기도 하죠.
festival에서 타는 놀이기구의 가격은 상당히 비싸긴 합니다만(1번 탑승에 $4~8), 제 아이들은 이 맛에 festival에 가곤 합니다.
위 사진은 잘 보일지 모르겠지만, 저희 동네 소방서에서 주최한 화재안전 페스티발 전경입니다. 여기엔 별도의 놀이기구는 없고, 사다리차나 소방차 크레인에 탑승해보기 정도의 놀이기구가 있죠. (무료!!!) 그리고 소방호스로 직접 물을 쏴서 불을 꺼보기 체험이라거나, 고속도로 인명 구조대의 차량 해체 시범, 아이들 대상 초간단 CPR 배우기 행사 등등이 있습니다.
키즈카페와 놀이공원에 익숙해진 아이들이 상당히 지루해 할 것 같지만, 그건 어른의 시각이고 아이들이 정말 좋아합니다.
위 사진은 인근 도시의 농장에서 열린 추수감사절 페스티발 전경입니다.
여기에 놀이기구는 지푸라기 더미를 쌓아올려 만든 언덕이라거나, 그 더미에 큰 고무관을 올려 놓아 만든 미끄럼틀, 지푸라기 더미로 만든 트랙터 모형, 닭/칠면조/토끼/염소/양/소/돼지 등이 있는 축사에서 동물들에게 먹이주기 (먹이는 따로 사야하죠), 옥수수 밭에 만들어 놓은 미로가 있습니다. 아이들만 좋아할 것 같지만 의외로 성인 커플끼리 와서 지푸라기 더미에서 서로 뒹굴고 잘 노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여름이 되면 자주 찾는 곳 중에 하나가 동네 놀이터 중에 물놀이가 가능한 놀이터들 입니다.
한국에도 요즘 만든 아파트 단지에는 이런 놀이터들이 많죠?
또 물놀이터 외에도 위 사진처럼 여름철에는 도심에 있는 인공 분수대나 연못을 물놀이터로 개방하는 행사를 하기도 합니다. 이런 행사를 할 때에도 역시 물놀이터 주변에 푸드트럭과 야외무대가 같이 자리를 잡고, 보통 행사를 주관하는 지자체에서 (혹은 스폰서 기업에서) 사진에 보이는 것과 같은 고무 보트나 물총 등등을 무료 대여 혹은 제공합니다.
위 사진은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페스티벌인 Rib Festival입니다. 보통 일정 규모 이상의 Festival이 열리면 행사장 한쪽에 fence를 치고, 성인 인증을 받은 사람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있는데, 바로 맥주를 팔고 마실 수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맥주를 파는 곳에는 어김없이 Rib을 파는 푸드트럭들이 자리를 잡죠.
Rib Festival에는 십여종이 넘는 Rib 푸드트럭들이 오고, 행사 기간동안 최고의 Rib을 투표로 뽑습니다. 그리고 다른 행사에 비해 상당히 넓은 음주구역을 갖추고 있죠.
특정 먹거리와 상관없는 행사들도 있습니다. 위 사진은 인근 conservation park에서 열린 Halloween 페스티벌 사진입니다. 공원 내 축사와 헛간 몇 곳을 놀이공원 유령의 집 처럼 꾸며 놨죠. Conservation Park는 원래 입장료가 있는 곳이라, 별도의 행사 입장료는 없었습니다.
이런 Festival을 하게되면 거의 빼놓지 않고 같이 오는 탈거리는 wagon ride입니다. 행사 종류에 따라 별도 탑승권을 판매하는 곳도 있고, 무료로 즐길 수 있는 행사도 있습니다.
위 사진은 아마 부활절 행사때 옥빌 지자체에서 진행한 easter egg 찾기 행사였던걸로 기억하는데, wagon ride가 무료였죠. 올드타운에서 진행된 행사라 따로 입장료도 없었습니다. Easter egg를 찾아내 받게되는 상품은 덤이고요.
겨울철이 되면 아무래도 야외행사는 진행하기 힘들어지기에 행사가 뜸해집니다. 고작해야 크리스마스를 전후해서 Santa Festival같은 것이 열리는 정도죠. 그래도 위 사진처럼 실내에서 Super Dog Show 같은 이벤트를 동반한 실내 행사들이 간간히 열립니다.
그래도 정 심심하다면 실내 트램폴린, Rock climbing, 놀이터 등등의 유료시설을 이용 할 수도 있죠.
그리고 어른들에겐 좀 곤욕이긴 하지만, 너무 춥지않은 겨울에는 눈썰매를 끌고나가 언덕에서 눈썰매를 타기도 합니다.
돈을 많이 들이지 않고 겨울철을 지낼만한 운동을 찾는다면 실내 스케이트장도 있습니다. 동네마다 커뮤니티센터가 있고, 커뮤니티 센터 2~3 곳 중에 1곳 정도는 아이스링크가 있습니다. 커뮤니티 센터 입장료는 지역주민과 지역외 주민간 차이가 있으니 거주지 지자체 커뮤니티 센터로 가는게 싸죠. 그리고 지자체 마다 다르지만 수영장 or 아이스링크 이용 쿠폰 묶음을 싸게 팔 때가 있습니다. 제가 사는 지자체에서는 할로윈 기간 전후에 그렇게 합니다. 이 기간에 살 경우 수영장 or 아이스링크 1회 이용 가격이 1인당 단돈$1.50 $0.5 (재확인 결과 50센트네요. 업데이트 합니다) !!!
쓰다보니 결국 가족중심 activity들만 있네요. 제가 젊은 솔로일 때에 캐나다에 머문 것은 10여년 전 교환학생 시절에 벤쿠버에서의 삶이 전부인지라...
그래도 그 때에도 심심할 틈이 없긴 마찬가지였습니다. 세계 최고의 스키장 휘슬러에 UBC 학생할인 시즌패스를 끊어 놨기에, 주말이면 휘슬러로 올라가기 바빴고, 매일 아침이면 등교 전에 스탠리 파크에서 러닝이나 인라인 스케이트 타느라 바빴고 (간혹 다운타운 집에서 학교까지 인라인 타고 등하교 하기도 했고요), 주중에도 공부할 때 빼면 자취생인지라 요리와 청소 빨래로 바빴고, 또 살사댄스 클럽같은 학교 클럽에 가입해서 춤추고 노느라 바빴죠. ㅎㅎ
저는 좋아하지 않아 경험하지 못했지만 만약 낚시를 좋아하신다면, 호수가 많은 온타리오 주는 그야말로 낚시 천국이라고 합니다. 호숫가나 강가에 사시는 분들은 카약 한 대 사서 카야킹을 즐기는 분들도 많고요. 단, 온타리오에서 스키는 별로입니다. 눈은 참 많지만, 스키장을 만들만한 산이 없다보니 스키장이 별로 없고, 있어도 좀 빈약합니다.
캐나다에서 한국식으로 놀고 지내려하면 별로 할 일이 없을 수 있지만, 캐나다의 방식으로 놀면 심심하고 지루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무래도 자신이 나고 자란 땅이 아닌지라, 성년이 되어 이 곳에서 새로운 네트워크를 만드는 것에는 어느정도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고, 한국만큼 다양한 유흥문화? 가 없다보니 특히나 한창 유흥문화를 만끽할 20대라면 유흥 시설이나 문화가 한국보다 적고, 같이 지낼 친구가 적기에 그렇게 느낄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에게는 캐나다에서의 생활이 지루하거나 심심하지는 않네요. 적어도 아직 까지는요. 오히려 겨울을 제외한 계절의 주말과 퇴근 후 저녁 시간에는 한국에 있을 때 보다도 더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캐나다의 장점! 이라고 말하면 먼저 나오는 것이 자연환경이죠.
네, 놀이시설, 클럽, 테마파크, 키즈카페 등등 인공적인 유흥시설은 분명 한국보다 뒤쳐집니다. 그나마 캐나다에서 이런 것들이 가장 발달된 벤쿠버나 토론토도 서울의 그것과 비교하자면 비교 대상조차 되기 힘들죠.
제가 종종 제가 사는 동네를 '시골'이라고 부르긴 하지만, 사실 인구 20만의 토론토 인근 도시입니다. 한국의 수도권 도시 주택가에서 야생동물을 보기란 참 쉽지 않죠. 요즘에는 참새조차 그 모습을 점점 잃고 있고요. 하지만 캐나다에서는 아래 사진처럼 집 뒷마당에 찾아오는 아기토끼 손님도 볼 수 있고, 이런 토끼같은 작은 동물을 잡아먹으려는 매도 볼 수 있습니다.
주택가에서 조금만 벗어나서 공원쪽으로 가면 종종 사슴도 보이고, 토론토 인근에서 조금 벗어난 소도시의 farm house 같은 곳에서는 저녁이 되면 늑대도 볼 수 있죠.
이렇게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다보니, 주택가에도 자연이 잘 보존된 공원들이 많이 있습니다. 제가 지금 동네로 이사를 온 지 1년이 조금 넘었음에도 아직 집 반경 10Km내에 모든 트레일 코스를 다 가보지 못했네요.
겨울철을 제외하면, 아니 겨울이라도 눈이 쌓여있지 않고 바람 안불고 해가 떠있는 날이면 아이들과 자전거를 타고 인근 트레일 코스들을 하나씩 달리곤 합니다. 그렇게 달리다가 야생동물이나 물가를 만나면 잠시 멈춰서서 구경을 하거나 물놀이도 하고요.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기 전에는 스쿠터(한국에선 킥보드? 씽씽카? 라고 하던가요?)로 산택을 했고요.
주택가 골목 곳곳 마다 작은 연못이나 계곡 주변에는 짧은 트레일 코스들이 있고, 짧은 트레일 코스들이 왕복 2차선 주택가 차길 하나만 건너면, 서로 연결되서 수십 Km에 이르는 긴 트레일 코스로 연결되기도 합니다.
그리고 차를 타고 5~10분만 가면 큰 규모의 공원들이 있습니다.
무료 개방되어 있는 공원들도 있고 차량별 혹은 인원별 입장료를 받는 conservation 공원들도 있고요. 이런 공원들은 아무래도 그 규모가 더 크다보니 더 깊은 자연을 느낄 수 있습니다.
자연인도 아니고 너무 자연만 찾는 것 아니냐고 하실 수 있는데, 찾아보면 작은 커뮤니티들에서 진행하는 festival이나 event들이 참 많고 다양합니다. 이런 행사들이 집중적으로 열리는 부활절에서 추수감사절 사이의 기간에는 차로 30분 이내에 갈 수 있는 지역의 행사들만 찾아봐도 거의 모든 주 주말 달력이 가득 찰 것입니다.
Festival은 한국의 지역 특산물 축제처럼 보통 무언가 주제가 있습니다.
벌꿀 페스티발, 푸드트럭 페스티발, 메이플 시럽 페스티발, 할로윈 페스티발, 옥수수 페스티발, 화재 방지 페스티발, 교통안전 페스티발, 중국음식 페스티발, Greek 페스티발, 이탈리안 페스티발, 한가위 대축제 (한인회 주최) 등등...
행사의 요소요소 역시 한국의 그것과 비슷하죠. 주제가 되는 특산품이 있다면 그 제품을 판매하는 매대가 있고, 그 주변에는 지역 상권에서 텐트나 트럭에 매대를 차리고 다양한 제품을 판매합니다. 그리고 푸드트럭들이 주변에 자리잡아 먹거리를 제공하고, 행사장 어느 한 곳에는 야외무대가 설치되어 있어서 초청가수의 무대가 꾸려지거나, 연극/뮤지컬/인형극/마술쑈 등을 하기도 하고, 지역 주민 노래자랑 같은 행사도 합니다. 호숫가에서 열리는 행사라면 요트, 카약, 모터보트와 같은 수상 스포츠 대회를 같이 열기도 하고, 규모가 큰 행사라면 에어쇼를 하기도 합니다.
한국의 특산물 축제와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입장료와 놀이기구입니다.
보통 이런 행사에는 입장료가 있습니다. 그리고 미드나 헐리웃 영화에서 동네에 카니발이나 축제에 간 남주, 여주가 같이 놀이기구를 타면서 즐기는 모습을 간간히 볼 수 있는데요, 이런 festival에 같이 오는 것이 놀이기구 입니다. 에버랜드급을 기대하셨다면 실망하실테고, 아무래도 이동식 놀이기구를 설치하기에 월미도급 정도를 생각하셔야 할 것 같네요.
위 사진은 캐나다에서 가장 큰 이벤트라고 하는 CNE (Canadian National Exhibition) 사진입니다. 보통의 festival이나 event들은 금~일요일 3일간 열리는 반면 CNE는 양쪽 주말을 끼고 2주간 진행됩니다. 2주 넘게 진행되는 행사다 보니, 위 사진처럼 상당히 괜찮은 놀이기구들이 많이 딸려옵니다. 작은 festival이라면 성/미끄럼틀/배 모양의 풍선에 바람을 불어넣어 만드는 놀이기구인 bouncy castle 정도만 있거나 가끔 전혀 없기도 하죠.
festival에서 타는 놀이기구의 가격은 상당히 비싸긴 합니다만(1번 탑승에 $4~8), 제 아이들은 이 맛에 festival에 가곤 합니다.
위 사진은 잘 보일지 모르겠지만, 저희 동네 소방서에서 주최한 화재안전 페스티발 전경입니다. 여기엔 별도의 놀이기구는 없고, 사다리차나 소방차 크레인에 탑승해보기 정도의 놀이기구가 있죠. (무료!!!) 그리고 소방호스로 직접 물을 쏴서 불을 꺼보기 체험이라거나, 고속도로 인명 구조대의 차량 해체 시범, 아이들 대상 초간단 CPR 배우기 행사 등등이 있습니다.
키즈카페와 놀이공원에 익숙해진 아이들이 상당히 지루해 할 것 같지만, 그건 어른의 시각이고 아이들이 정말 좋아합니다.
위 사진은 인근 도시의 농장에서 열린 추수감사절 페스티발 전경입니다.
여기에 놀이기구는 지푸라기 더미를 쌓아올려 만든 언덕이라거나, 그 더미에 큰 고무관을 올려 놓아 만든 미끄럼틀, 지푸라기 더미로 만든 트랙터 모형, 닭/칠면조/토끼/염소/양/소/돼지 등이 있는 축사에서 동물들에게 먹이주기 (먹이는 따로 사야하죠), 옥수수 밭에 만들어 놓은 미로가 있습니다. 아이들만 좋아할 것 같지만 의외로 성인 커플끼리 와서 지푸라기 더미에서 서로 뒹굴고 잘 노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여름이 되면 자주 찾는 곳 중에 하나가 동네 놀이터 중에 물놀이가 가능한 놀이터들 입니다.
한국에도 요즘 만든 아파트 단지에는 이런 놀이터들이 많죠?
또 물놀이터 외에도 위 사진처럼 여름철에는 도심에 있는 인공 분수대나 연못을 물놀이터로 개방하는 행사를 하기도 합니다. 이런 행사를 할 때에도 역시 물놀이터 주변에 푸드트럭과 야외무대가 같이 자리를 잡고, 보통 행사를 주관하는 지자체에서 (혹은 스폰서 기업에서) 사진에 보이는 것과 같은 고무 보트나 물총 등등을 무료 대여 혹은 제공합니다.
위 사진은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페스티벌인 Rib Festival입니다. 보통 일정 규모 이상의 Festival이 열리면 행사장 한쪽에 fence를 치고, 성인 인증을 받은 사람만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있는데, 바로 맥주를 팔고 마실 수 있는 곳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맥주를 파는 곳에는 어김없이 Rib을 파는 푸드트럭들이 자리를 잡죠.
Rib Festival에는 십여종이 넘는 Rib 푸드트럭들이 오고, 행사 기간동안 최고의 Rib을 투표로 뽑습니다. 그리고 다른 행사에 비해 상당히 넓은 음주구역을 갖추고 있죠.
특정 먹거리와 상관없는 행사들도 있습니다. 위 사진은 인근 conservation park에서 열린 Halloween 페스티벌 사진입니다. 공원 내 축사와 헛간 몇 곳을 놀이공원 유령의 집 처럼 꾸며 놨죠. Conservation Park는 원래 입장료가 있는 곳이라, 별도의 행사 입장료는 없었습니다.
이런 Festival을 하게되면 거의 빼놓지 않고 같이 오는 탈거리는 wagon ride입니다. 행사 종류에 따라 별도 탑승권을 판매하는 곳도 있고, 무료로 즐길 수 있는 행사도 있습니다.
위 사진은 아마 부활절 행사때 옥빌 지자체에서 진행한 easter egg 찾기 행사였던걸로 기억하는데, wagon ride가 무료였죠. 올드타운에서 진행된 행사라 따로 입장료도 없었습니다. Easter egg를 찾아내 받게되는 상품은 덤이고요.
겨울철이 되면 아무래도 야외행사는 진행하기 힘들어지기에 행사가 뜸해집니다. 고작해야 크리스마스를 전후해서 Santa Festival같은 것이 열리는 정도죠. 그래도 위 사진처럼 실내에서 Super Dog Show 같은 이벤트를 동반한 실내 행사들이 간간히 열립니다.
그래도 정 심심하다면 실내 트램폴린, Rock climbing, 놀이터 등등의 유료시설을 이용 할 수도 있죠.
그리고 어른들에겐 좀 곤욕이긴 하지만, 너무 춥지않은 겨울에는 눈썰매를 끌고나가 언덕에서 눈썰매를 타기도 합니다.
돈을 많이 들이지 않고 겨울철을 지낼만한 운동을 찾는다면 실내 스케이트장도 있습니다. 동네마다 커뮤니티센터가 있고, 커뮤니티 센터 2~3 곳 중에 1곳 정도는 아이스링크가 있습니다. 커뮤니티 센터 입장료는 지역주민과 지역외 주민간 차이가 있으니 거주지 지자체 커뮤니티 센터로 가는게 싸죠. 그리고 지자체 마다 다르지만 수영장 or 아이스링크 이용 쿠폰 묶음을 싸게 팔 때가 있습니다. 제가 사는 지자체에서는 할로윈 기간 전후에 그렇게 합니다. 이 기간에 살 경우 수영장 or 아이스링크 1회 이용 가격이 1인당 단돈
쓰다보니 결국 가족중심 activity들만 있네요. 제가 젊은 솔로일 때에 캐나다에 머문 것은 10여년 전 교환학생 시절에 벤쿠버에서의 삶이 전부인지라...
그래도 그 때에도 심심할 틈이 없긴 마찬가지였습니다. 세계 최고의 스키장 휘슬러에 UBC 학생할인 시즌패스를 끊어 놨기에, 주말이면 휘슬러로 올라가기 바빴고, 매일 아침이면 등교 전에 스탠리 파크에서 러닝이나 인라인 스케이트 타느라 바빴고 (간혹 다운타운 집에서 학교까지 인라인 타고 등하교 하기도 했고요), 주중에도 공부할 때 빼면 자취생인지라 요리와 청소 빨래로 바빴고, 또 살사댄스 클럽같은 학교 클럽에 가입해서 춤추고 노느라 바빴죠. ㅎㅎ
저는 좋아하지 않아 경험하지 못했지만 만약 낚시를 좋아하신다면, 호수가 많은 온타리오 주는 그야말로 낚시 천국이라고 합니다. 호숫가나 강가에 사시는 분들은 카약 한 대 사서 카야킹을 즐기는 분들도 많고요. 단, 온타리오에서 스키는 별로입니다. 눈은 참 많지만, 스키장을 만들만한 산이 없다보니 스키장이 별로 없고, 있어도 좀 빈약합니다.
캐나다에서 한국식으로 놀고 지내려하면 별로 할 일이 없을 수 있지만, 캐나다의 방식으로 놀면 심심하고 지루하지 않을 것입니다.
2016년 10월 9일 일요일
난 어떻게 취업이 된걸까???
처음 회사에 입사를 하고나서 3개월의 probationary 기간의 쫄깃한 긴장감을 겪고있었던 시절, 저는 한 가지 의문이 있었습니다.
"근데 왜 내가 취업이 된거지?"
영주권을 받고 이력서를 돌리기 시작했을 때 저는 일단 회사에 들어가면 일을 잘 할 자신이 있었습니다. 당장 실력이 좋아 가자마자 잘 할 자신이 있던것은 전혀 아니지만, 수 년 전에 제가 해왔던 개발자 세포 하나하나가 빠른 시일 내에 깨어나며 언젠가는 잘 할 수 있다는 자신이였죠.
하지만 동시에 취업을 할 수 있다는 자신은 없었습니다. 제 스스로 저를 돌아봐도 경력은 있으나 이미 5년 전 경력이고, 그렇다고 해도 그리 긴 경력도 아니고 4년 남짓의 경력일 뿐이고, 무엇보다 제가 해왔던 업무나 분야와 비슷한 직종은 찾기 힘들기에, 새로운 언어와 개발환경에서 일을 해야하는 것이 뻔했죠.
그러면 결국 엔트리레벨로 입사를 해야하는 상황일텐데, 엔트리레벨로 다른 경쟁자와 비교하자면 당장 컬리지 졸업도 안한 재학생인지라 처음 이력서를 작성하고 여기 저기 돌릴 때 부터 속으로 "안되겠지? 그래도 한 두번이라도 면접 걸리면 나중에 경험이 될테니 좀 해보자. 누가 알아? 이러다 덜컥 되버리면 좋은거지" 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쩌면 첫 구직에는 오랜시간이 걸린다는 많은 분들의 이야기 때문에 제 스스로 방어기재가 작동해서 자기 방어와 최면을 거는 것일수도 있죠.
그러다 처음으로 면접 기회를 잡은 곳이 지금 회사였습니다.
지금도 저는 면접 당일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면접 전부터 지원 포지션 상세설명을 잘 읽지않고 잘못 지원했던 포지션이였고, 전화 통화로 진행했던 스크리닝 인터뷰 때 전혀 경력도 없는 Java쪽인 안드로이드 개발 포지션도 제안 받았으며, 막상 면접에 도착해서는 제가 안드로이드와 Java쪽으로는 정말 쑥맥이였다는 것을 확실히 증명만 하고 나오는 면접이였습니다.
진짜 마지막 VP 면접에서 VP가 같이 일하자고 말하기 전까지는 속으로 계속 눈물만 흘리며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죠.
"이미 답은 다 정해진 것 같은데, 여기 더 이상 남아서 인터뷰 볼 필요가 있나?
그래 맘을 비우자. 처음부터 경험삼아 해보는거였자나. 괜히 욕심 부려서 맘만 상하지 말자.
경험삼아 보는거니까 일단 계속 남아있자...
면접 할 때 물어보나 하나하나 다 기억해두고 적어두고 나중엔 이런거 다 공부 한 다음에 면접보자.
그런데 집에는 뭐라고 말해야하지???"
그렇게 너무나도 운이좋게 직장을 구해서 일을 시작했고, 처음 일을 시작하며 Java라는 언어와 요즘의 개발환경, 그리고 프로세스에 어색해 하며 모르는 것 하나하나 구글링 해가며 감을 잡아가던 시기에도 '그런데... 내가 왜 뽑힌거지?' 라는 생각은 계속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내가 회사를 떠나게 될 때, 혹은 내 매니져가 나보다 먼저 회사를 떠나게 될 때, 한 번 물어보자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금요일에 팀런치를 하러 밖에 나가게 되었고 어쩌다 이야기가 각자의 이민 이야기와 처음 직장을 구할 때 에피소드 등으로 연결이 되었습니다. 저나 제 매니져가 회사를 떠나는 상황은 아니였지만, 이야기가 이렇게 흘러가다보니 저는 오래된 궁금증 하나가 다시 떠올라 질문을 던지게 되었습니다.
"갑자기 내 오래된 궁금증 하나가 떠오르네?
알렉스, 기억 날 진 모르겠지만 내가 여기 처음 죠인할 때 기억나?
너 왜 날 뽑았었니???
난 경력이 있긴 했지만, 이미 5년도 지난 오래전 경력이고, 그나마도 4년 남짓으로 짧았고, 안드로이드는 커녕, 자바도 제대로 된 경험이 없고, 시니어도 아닌데 원래 시니어 포지션 포스팅에 지원한 거자나.
더구나 솔직히 인터뷰 과정도 난 완전 엉망이였다고 생각했거든.
너 왜 날 뽑았었니?"
이미 2년 가까운 시간이 지난지라 사실 매니져도 당시의 상황을 전부 기억하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제 인터뷰 과정에서 안드로이드 팀과 Windows팀 양쪽에서 동시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몇 가지 특이한 상황이 있었던지라 그와 관련해서 하나 둘 씩 어렴풋한 기억을 꺼내 놓았습니다.
그리고 특유의 솔직함으로 기억하는 바를 털어 내더군요.
"먼저 이유가 어찌되었던, 당시 면접 전에 괜찮아 보이는 사람이라면 Junior 포지션으로 뽑기로 이야기 되었었어. 분명 선입견이긴 하지만, 한국사람이라 잘 따를꺼라 생각했고, 그래서 junior로는 적절할 것 같다는 느낌이 있었어."
"회사가 커지며 업무가 많아지니까 중급 아니면 고급 개발자가 필요한건 맞긴 했지만, 당시에 사람 찾기는 어려웠고, 있던 사람들이 오히려 나가고 있었지. 스티븐이랑 (윈도즈팀 매니져), HR이랑 이야기 하다가 그랙 괜찮다면 쥬니어로 받아보자 지금 당장 사람 필요한데 그렇게라도 사람 받아서 일해야지 라고 정했었어"
"네가 진행했던 기술 인터뷰 내용들은 내가 지금 기억이 안나. 얼마나 잘했었는지 못했었는지. 그런데 확실한건 기술 인터뷰들을 진행했던 interviewer들의 평가가 괜찮았다는거야.
처음부터 시니어 받는거라면 인터뷰 질문 과정들에 답변을 얼마나 잘하냐. 시니어로서 알아야만 할 만한 질문들에 다 대답을 하는지가 중요해. 그런데 넌 쥬니어 수준으로 면접 시작 한 거자나. 그러면 네가 얼마나 많이 정답을 맞췄느냐는 중요하지 않아."
"아, 그러고보니 몇가지 생각나는 피드백이 있었고 다들 그걸 좋게 생각했어. 어떤 질문들이 주어졌을때, 너는 '몰라' 라고 이야기 하면서, '예전에 이런거 했는데 그거 비슷한 것 같다. 이것도 이런 식으로 풀어나가면 되지 않을까'. '똑같은 개념은 아닌것 같은데 C에 있는 이런거랑 같은 방식으로 쓰이는거 아니야?' 등등, 몰라도 그냥 모르고 끝나거나, 모르는 것에 대한 변명을 하기보다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을 해보는게 좋았다. 시니어 면접이였으면, 이것도 모르면서 시니어야? 했겠지만, 쥬니어이기에 이런 접근 방식들이 좋았다"
"그리고 오스카 (당시 CTO)가 면접 전에 네 이력서 보고 맘에 들어하더라. 개발과 PO경력 둘 다 있다고. 개발자로서 PO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고 우선순위에 대해 명확할 거라고. 그리고 개발자로서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진척을 보이지 못한다면, 시간이 지나 우리 회사 제품에 익숙해지고, 만약 말도 좀 된다면, PO 포지션으로도 쓸 수 있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사실 위 이이야기는 면접 과정에서 오스카가 제게 '난 니가 개발과 PO경력 둘 다 있는 것이 맘에 들었다' 정도로 간략하게 말 한 적도 있었습니다. 당시엔 그냥 립서비스 정도로 생각했는데, 그냥 솔직히 이야기 했던 거였네요.
어찌되었건 지금은 매니져가 모든 과정을 세세하게 기억을 못하지만, 정리해보니 역시나 저는 정말 운이 좋았습니다.
실수로 시니어 포지션에 지원한 것이지만, 회사에서 마침 사람 부족한데 구하기는 힘들다보니 쥬니어라도 사람 괜찮아 보이면 채용 해보겠다고 매니져들이 결정한 것은 누가 뭐래도 100% 운이죠.
누가봐도 개발자로서 경력단절인 지원자였지만, 회사가 커지며 PO역량 또한 중요시 되고 있던 시점이였고, 당시 CTO가 PO와 개발을 모두 담당했었기에, VP가 보기엔 제가 오히려 괜찮을 수도 있는 멀티 플레이어 카드였습니다.
또한, 정말 고마운 분들은 저보다 먼저 제 회사를 거쳐갔던 많은 한국인, 혹은 한국 출신 선배들입니다. 그 분들 모두 남들과 다투기 보다는 따르는 편이였고, 일을 하면서 입으로 싸우기 보다는 코드로 싸웠고, 좋은 성과와 평가를 남기고 떠나셨기에 제 매니져에게 좋은 선입견을 심어준 것이죠. 만약 그 분들이 게으르고, 말만많고 결과는 없고, 분란을 조장하고 떠났다면 제 면접에 악재가 되었을 수도 있으니까요. 이 역시도 제 스스로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기에 그저 운이라 할 수 밖에 없을것 같습니다.
예전에 유럽쪽의 소도시로 유학을 가셨던 어떤 분이, 외국에 나가서 한 사회에 정착하여 장기간 소수민족/소수인종으로 지내면서 겪게되는 어려움 중 하나는 나 하나라는 개인이 우리나라/우리민족/우리사회라는 대표성을 가지게 된다는 부담감이라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어떤 식이건 선입견이란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능한 저를 경험했던 다른 사람들이 한국인, 한국출신 사람들에 대해 좋은 선입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끼기도 했습니다.
아 그리고, 제가 학교 다닐 때 같이 입학했던 친구들이 이제 졸업한지 9-10달 정도 지났는데, 이제 제대로 된 개발자 포지션으로 구직 소식이 하나 둘 씩 페이스북을 통해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아직 소수의 학생들만 개발자 포지션을 구직 했지만, 첫 커리어를 구하는 것은 적어도 반년에서 일년은 보통 걸린다는 말이 진짜인 것 같긴 하네요.
"근데 왜 내가 취업이 된거지?"
영주권을 받고 이력서를 돌리기 시작했을 때 저는 일단 회사에 들어가면 일을 잘 할 자신이 있었습니다. 당장 실력이 좋아 가자마자 잘 할 자신이 있던것은 전혀 아니지만, 수 년 전에 제가 해왔던 개발자 세포 하나하나가 빠른 시일 내에 깨어나며 언젠가는 잘 할 수 있다는 자신이였죠.
하지만 동시에 취업을 할 수 있다는 자신은 없었습니다. 제 스스로 저를 돌아봐도 경력은 있으나 이미 5년 전 경력이고, 그렇다고 해도 그리 긴 경력도 아니고 4년 남짓의 경력일 뿐이고, 무엇보다 제가 해왔던 업무나 분야와 비슷한 직종은 찾기 힘들기에, 새로운 언어와 개발환경에서 일을 해야하는 것이 뻔했죠.
그러면 결국 엔트리레벨로 입사를 해야하는 상황일텐데, 엔트리레벨로 다른 경쟁자와 비교하자면 당장 컬리지 졸업도 안한 재학생인지라 처음 이력서를 작성하고 여기 저기 돌릴 때 부터 속으로 "안되겠지? 그래도 한 두번이라도 면접 걸리면 나중에 경험이 될테니 좀 해보자. 누가 알아? 이러다 덜컥 되버리면 좋은거지" 라고 생각했습니다.
어쩌면 첫 구직에는 오랜시간이 걸린다는 많은 분들의 이야기 때문에 제 스스로 방어기재가 작동해서 자기 방어와 최면을 거는 것일수도 있죠.
그러다 처음으로 면접 기회를 잡은 곳이 지금 회사였습니다.
지금도 저는 면접 당일의 기억이 생생합니다.
면접 전부터 지원 포지션 상세설명을 잘 읽지않고 잘못 지원했던 포지션이였고, 전화 통화로 진행했던 스크리닝 인터뷰 때 전혀 경력도 없는 Java쪽인 안드로이드 개발 포지션도 제안 받았으며, 막상 면접에 도착해서는 제가 안드로이드와 Java쪽으로는 정말 쑥맥이였다는 것을 확실히 증명만 하고 나오는 면접이였습니다.
진짜 마지막 VP 면접에서 VP가 같이 일하자고 말하기 전까지는 속으로 계속 눈물만 흘리며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죠.
"이미 답은 다 정해진 것 같은데, 여기 더 이상 남아서 인터뷰 볼 필요가 있나?
그래 맘을 비우자. 처음부터 경험삼아 해보는거였자나. 괜히 욕심 부려서 맘만 상하지 말자.
경험삼아 보는거니까 일단 계속 남아있자...
면접 할 때 물어보나 하나하나 다 기억해두고 적어두고 나중엔 이런거 다 공부 한 다음에 면접보자.
그런데 집에는 뭐라고 말해야하지???"
그렇게 너무나도 운이좋게 직장을 구해서 일을 시작했고, 처음 일을 시작하며 Java라는 언어와 요즘의 개발환경, 그리고 프로세스에 어색해 하며 모르는 것 하나하나 구글링 해가며 감을 잡아가던 시기에도 '그런데... 내가 왜 뽑힌거지?' 라는 생각은 계속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언젠가 내가 회사를 떠나게 될 때, 혹은 내 매니져가 나보다 먼저 회사를 떠나게 될 때, 한 번 물어보자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금요일에 팀런치를 하러 밖에 나가게 되었고 어쩌다 이야기가 각자의 이민 이야기와 처음 직장을 구할 때 에피소드 등으로 연결이 되었습니다. 저나 제 매니져가 회사를 떠나는 상황은 아니였지만, 이야기가 이렇게 흘러가다보니 저는 오래된 궁금증 하나가 다시 떠올라 질문을 던지게 되었습니다.
"갑자기 내 오래된 궁금증 하나가 떠오르네?
알렉스, 기억 날 진 모르겠지만 내가 여기 처음 죠인할 때 기억나?
너 왜 날 뽑았었니???
난 경력이 있긴 했지만, 이미 5년도 지난 오래전 경력이고, 그나마도 4년 남짓으로 짧았고, 안드로이드는 커녕, 자바도 제대로 된 경험이 없고, 시니어도 아닌데 원래 시니어 포지션 포스팅에 지원한 거자나.
더구나 솔직히 인터뷰 과정도 난 완전 엉망이였다고 생각했거든.
너 왜 날 뽑았었니?"
이미 2년 가까운 시간이 지난지라 사실 매니져도 당시의 상황을 전부 기억하지는 못했습니다.
다만 제 인터뷰 과정에서 안드로이드 팀과 Windows팀 양쪽에서 동시 인터뷰를 진행하는 등, 몇 가지 특이한 상황이 있었던지라 그와 관련해서 하나 둘 씩 어렴풋한 기억을 꺼내 놓았습니다.
그리고 특유의 솔직함으로 기억하는 바를 털어 내더군요.
"먼저 이유가 어찌되었던, 당시 면접 전에 괜찮아 보이는 사람이라면 Junior 포지션으로 뽑기로 이야기 되었었어. 분명 선입견이긴 하지만, 한국사람이라 잘 따를꺼라 생각했고, 그래서 junior로는 적절할 것 같다는 느낌이 있었어."
"회사가 커지며 업무가 많아지니까 중급 아니면 고급 개발자가 필요한건 맞긴 했지만, 당시에 사람 찾기는 어려웠고, 있던 사람들이 오히려 나가고 있었지. 스티븐이랑 (윈도즈팀 매니져), HR이랑 이야기 하다가 그랙 괜찮다면 쥬니어로 받아보자 지금 당장 사람 필요한데 그렇게라도 사람 받아서 일해야지 라고 정했었어"
"네가 진행했던 기술 인터뷰 내용들은 내가 지금 기억이 안나. 얼마나 잘했었는지 못했었는지. 그런데 확실한건 기술 인터뷰들을 진행했던 interviewer들의 평가가 괜찮았다는거야.
처음부터 시니어 받는거라면 인터뷰 질문 과정들에 답변을 얼마나 잘하냐. 시니어로서 알아야만 할 만한 질문들에 다 대답을 하는지가 중요해. 그런데 넌 쥬니어 수준으로 면접 시작 한 거자나. 그러면 네가 얼마나 많이 정답을 맞췄느냐는 중요하지 않아."
"아, 그러고보니 몇가지 생각나는 피드백이 있었고 다들 그걸 좋게 생각했어. 어떤 질문들이 주어졌을때, 너는 '몰라' 라고 이야기 하면서, '예전에 이런거 했는데 그거 비슷한 것 같다. 이것도 이런 식으로 풀어나가면 되지 않을까'. '똑같은 개념은 아닌것 같은데 C에 있는 이런거랑 같은 방식으로 쓰이는거 아니야?' 등등, 몰라도 그냥 모르고 끝나거나, 모르는 것에 대한 변명을 하기보다는 다른 방식으로 접근을 해보는게 좋았다. 시니어 면접이였으면, 이것도 모르면서 시니어야? 했겠지만, 쥬니어이기에 이런 접근 방식들이 좋았다"
"그리고 오스카 (당시 CTO)가 면접 전에 네 이력서 보고 맘에 들어하더라. 개발과 PO경력 둘 다 있다고. 개발자로서 PO를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고 우선순위에 대해 명확할 거라고. 그리고 개발자로서 우리가 생각하는 만큼 진척을 보이지 못한다면, 시간이 지나 우리 회사 제품에 익숙해지고, 만약 말도 좀 된다면, PO 포지션으로도 쓸 수 있을 가능성도 있다면서."
사실 위 이이야기는 면접 과정에서 오스카가 제게 '난 니가 개발과 PO경력 둘 다 있는 것이 맘에 들었다' 정도로 간략하게 말 한 적도 있었습니다. 당시엔 그냥 립서비스 정도로 생각했는데, 그냥 솔직히 이야기 했던 거였네요.
어찌되었건 지금은 매니져가 모든 과정을 세세하게 기억을 못하지만, 정리해보니 역시나 저는 정말 운이 좋았습니다.
실수로 시니어 포지션에 지원한 것이지만, 회사에서 마침 사람 부족한데 구하기는 힘들다보니 쥬니어라도 사람 괜찮아 보이면 채용 해보겠다고 매니져들이 결정한 것은 누가 뭐래도 100% 운이죠.
누가봐도 개발자로서 경력단절인 지원자였지만, 회사가 커지며 PO역량 또한 중요시 되고 있던 시점이였고, 당시 CTO가 PO와 개발을 모두 담당했었기에, VP가 보기엔 제가 오히려 괜찮을 수도 있는 멀티 플레이어 카드였습니다.
또한, 정말 고마운 분들은 저보다 먼저 제 회사를 거쳐갔던 많은 한국인, 혹은 한국 출신 선배들입니다. 그 분들 모두 남들과 다투기 보다는 따르는 편이였고, 일을 하면서 입으로 싸우기 보다는 코드로 싸웠고, 좋은 성과와 평가를 남기고 떠나셨기에 제 매니져에게 좋은 선입견을 심어준 것이죠. 만약 그 분들이 게으르고, 말만많고 결과는 없고, 분란을 조장하고 떠났다면 제 면접에 악재가 되었을 수도 있으니까요. 이 역시도 제 스스로 어찌할 수 없는 부분이기에 그저 운이라 할 수 밖에 없을것 같습니다.
예전에 유럽쪽의 소도시로 유학을 가셨던 어떤 분이, 외국에 나가서 한 사회에 정착하여 장기간 소수민족/소수인종으로 지내면서 겪게되는 어려움 중 하나는 나 하나라는 개인이 우리나라/우리민족/우리사회라는 대표성을 가지게 된다는 부담감이라고 한 적이 있었습니다. 어떤 식이건 선입견이란 좋은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가능한 저를 경험했던 다른 사람들이 한국인, 한국출신 사람들에 대해 좋은 선입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끼기도 했습니다.
아 그리고, 제가 학교 다닐 때 같이 입학했던 친구들이 이제 졸업한지 9-10달 정도 지났는데, 이제 제대로 된 개발자 포지션으로 구직 소식이 하나 둘 씩 페이스북을 통해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아직 소수의 학생들만 개발자 포지션을 구직 했지만, 첫 커리어를 구하는 것은 적어도 반년에서 일년은 보통 걸린다는 말이 진짜인 것 같긴 하네요.
2016년 9월 24일 토요일
구직활동 중단
이직을 위한 구직활동 선언을 한 지 한 달 반만에 다시 그 선언을 revoke 하려니 좀 민망하긴 하지만, 지난주 금요일에 구직활동 중단을 결심했습니다.
현 직장에서 근무조건 (연봉/베네핏 등등)에 대한 불만은 없었고 다른 이유에서 결심한 이직이기에, 연봉 인상은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보다 나쁜 조건으로 옮길 이유 역시 없었죠.
그래서 가장 신경을 많이 쓴 것은 가면 내가 담당할 업무가 무엇인지와, 현 직장대비 출퇴근 시간, 그리고 연간 휴가기간이였습니다.
회사들의 분포상 어쩔 수 없지만, 인터뷰를 본 회사들은 모조리 토론토 다운타운에 위치한 회사들이였습니다.
출퇴근길 어마무시하게 막히는 토론토 시내와 비싼 주차비용으로 자가용 출퇴근은 상상할 수 없고, 버스+기차+지하철 혹은 자차+기차+지하철의 출근 동선이 생기는데, 출퇴근 시간 뿐 아니라 비용 역시 현재 대비 많이 늘어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새로운 일을 한다는 장점은 있겠지만, 모든 다른 조건이 현재와 동일하다면
출퇴근 비용/시간 증가로 오히려 제가 손해를 보는 일이 될 수 밖에 없겠더군요.
그래서 출퇴근 비용을 계산 해 보았습니다.
현재 자차 출퇴근 시 왕복 비용은 기름값 약 $4입니다.
토론토 다운타운 대중교통 출퇴근 시 왕복 비용은
(옥빌버스 $3.5 + 기차 $8.65 + TTC $3.25) X 2(왕복) = $30.8
허걱... 매일 $26.8이 더 들어갑니다.
연간 추가비용은 무려 $7,000에 육박하는 수치였습니다.
$26.8 X 5일 X 52주 = $6968
거기에 출퇴근 시간이 지금보다 최소 2배 이상 증가...
그래서 결정한 이직시 연봉 조건은, 주 3회 이상 재택근무 가능한 경우에는 현재와 동일 연봉 제시, 주 2회 재택근무 시에는 $2,000 올리고, 원칙적으로 재택근무를 지원하지 않는 회사라면 $6,000 올렸습니다. 실제 비용보다 싸게 올렸죠.
그런데 이렇게 연봉을 결정하고 이야기를 하다보니, 지인이나 각 회사 HR과 이야기를 할 때는 모르겠지만, 리크루팅 에이전시를 통해 이야기를 할 때엔 에이전트가 너무 연봉 조건이 쎈거 아니냐는 말을 했습니다.
그간 총 경력은 10년이 넘긴 한데... 개발 경력만 다 합치면 5년이고, 그나마 오~~~래된 경력을 제외하면 이제 1.5년의 경력인데, 너무 올리려는것 아니냐는 말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받는 연봉 만큼만 요구하는거다. 조금 올리긴 했지만, 늘어나는 교통비 실비보다 오히려 낮게 올린것이라 이야기 했었죠.
그간 그렇게 지인추천, 회사 HR에서 직접 컨택, 에이전트를 통한 컨택으로 총 3건의 인터뷰를 진행 했지만, 안타깝게도 최종적으로 조건에 합의해서 오퍼를 받은 회사는 그 동안 없었습니다.
조건에 합의해서 오퍼를 받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제가 그들을 만족시킬만한 충분한 실력을 인터뷰 시에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겠고, 그 외에도 에이전트가 지적했던 것과 같이 연봉 수준이 부담되는 상황이였으며, 또 제 경력사항 역시 조금 문제가 되었습니다.
제 경력에 대한 문제를 되짚어 보자면, 사실 제가 이 회사에서 일을 시작한 이후 갖게 된 커리어에 대한 고민과 어느정도 일치합니다.
몇 가지 요인이 있는데 시간순으로 한 번 정리해보죠.
지난달 초 이직을 위한 구직 활동을 시작 해보자고 마음은 먹었지만, 당장 급한 것이 있는 상황은 아니였던지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지는 않았고, 지인 회사에서 제가 할 만한 포지션의 구인을 한다는 소식을 접하거나,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보던 회사에서 LinkedIn을 통해 컨택을 해 온 경우에만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지난달 초 이직을 위한 구직 활동을 시작 해보자고 마음은 먹었지만, 당장 급한 것이 있는 상황은 아니였던지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지는 않았고, 지인 회사에서 제가 할 만한 포지션의 구인을 한다는 소식을 접하거나,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보던 회사에서 LinkedIn을 통해 컨택을 해 온 경우에만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현 직장에서 근무조건 (연봉/베네핏 등등)에 대한 불만은 없었고 다른 이유에서 결심한 이직이기에, 연봉 인상은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보다 나쁜 조건으로 옮길 이유 역시 없었죠.
그래서 가장 신경을 많이 쓴 것은 가면 내가 담당할 업무가 무엇인지와, 현 직장대비 출퇴근 시간, 그리고 연간 휴가기간이였습니다.
회사들의 분포상 어쩔 수 없지만, 인터뷰를 본 회사들은 모조리 토론토 다운타운에 위치한 회사들이였습니다.
출퇴근길 어마무시하게 막히는 토론토 시내와 비싼 주차비용으로 자가용 출퇴근은 상상할 수 없고, 버스+기차+지하철 혹은 자차+기차+지하철의 출근 동선이 생기는데, 출퇴근 시간 뿐 아니라 비용 역시 현재 대비 많이 늘어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새로운 일을 한다는 장점은 있겠지만, 모든 다른 조건이 현재와 동일하다면
출퇴근 비용/시간 증가로 오히려 제가 손해를 보는 일이 될 수 밖에 없겠더군요.
그래서 출퇴근 비용을 계산 해 보았습니다.
현재 자차 출퇴근 시 왕복 비용은 기름값 약 $4입니다.
토론토 다운타운 대중교통 출퇴근 시 왕복 비용은
(옥빌버스 $3.5 + 기차 $8.65 + TTC $3.25) X 2(왕복) = $30.8
허걱... 매일 $26.8이 더 들어갑니다.
연간 추가비용은 무려 $7,000에 육박하는 수치였습니다.
$26.8 X 5일 X 52주 = $6968
거기에 출퇴근 시간이 지금보다 최소 2배 이상 증가...
그래서 결정한 이직시 연봉 조건은, 주 3회 이상 재택근무 가능한 경우에는 현재와 동일 연봉 제시, 주 2회 재택근무 시에는 $2,000 올리고, 원칙적으로 재택근무를 지원하지 않는 회사라면 $6,000 올렸습니다. 실제 비용보다 싸게 올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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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http://www.gograph.com/illustration/the-negotiation-was-bearing-fruit-through-compromise-gg64250051.html |
그런데 이렇게 연봉을 결정하고 이야기를 하다보니, 지인이나 각 회사 HR과 이야기를 할 때는 모르겠지만, 리크루팅 에이전시를 통해 이야기를 할 때엔 에이전트가 너무 연봉 조건이 쎈거 아니냐는 말을 했습니다.
그간 총 경력은 10년이 넘긴 한데... 개발 경력만 다 합치면 5년이고, 그나마 오~~~래된 경력을 제외하면 이제 1.5년의 경력인데, 너무 올리려는것 아니냐는 말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받는 연봉 만큼만 요구하는거다. 조금 올리긴 했지만, 늘어나는 교통비 실비보다 오히려 낮게 올린것이라 이야기 했었죠.
그간 그렇게 지인추천, 회사 HR에서 직접 컨택, 에이전트를 통한 컨택으로 총 3건의 인터뷰를 진행 했지만, 안타깝게도 최종적으로 조건에 합의해서 오퍼를 받은 회사는 그 동안 없었습니다.
조건에 합의해서 오퍼를 받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제가 그들을 만족시킬만한 충분한 실력을 인터뷰 시에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겠고, 그 외에도 에이전트가 지적했던 것과 같이 연봉 수준이 부담되는 상황이였으며, 또 제 경력사항 역시 조금 문제가 되었습니다.
제 경력에 대한 문제를 되짚어 보자면, 사실 제가 이 회사에서 일을 시작한 이후 갖게 된 커리어에 대한 고민과 어느정도 일치합니다.
보통 회사들에서 Android 개발 일들은 서버에서 가공/처리한 데이터를 가져와 어떻게 예쁘게 뿌려주고 어떻게 사용자가 각 메뉴들에 접근하기 쉽게 해주느냐에 집중을 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대부분 회사에서 Mobile 개발자에게 기대하는 능력은 App UI 구현 능력입니다.
하지만 지금 직장에서는 App에 UI가 거의 없습니다. 단말의 App은 사용자가 사용을 하라고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고, 단말의 기능들과 설정들을 제어하기 위한 app이기에 지극하 단순한 UI만 있고, 모든 로직들은 백그라운드 서비스로 구현이 되어있죠.
지인을 통한 지원 시에도 지인을 통해 UI쪽 경력이 없는게 안타깝다는 말을 들었고, 직접 지원 한 케이스에도 면접 도중에 이에 대한 말을 직접 들었었죠.
또 다른 문제는 에이전트가 한 번 말한 적 있는 연봉 문제였습니다.
이 연봉 문제 부분에서는 현 직장에 상당한 고마움을 갖게 되었는데, 결국 다른 데서는 선뜻 내주기 힘든 수준의 돈을 지금 직장에서는 저에게 주고 있었다는 의미가 되니까요.
어떤 곳은 이미 사전 인터뷰 시에 제가 생각하는 base salary를 이야기 했음에도, 인터뷰 종료 후 그 보다 낮은 금액을 회사에서 제시 하더군요. 그 금액은 사실 현 직장에서 받고있는 금액보다도 낮은 액수였고, 증가된 교통비 7천불 까지 감안하면 상당한 감액이였습니다. 가고싶은 회사이긴 했지만, 지금보다 낮은 처우를 받고 싶지 않았기에 결국 포기했습니다.
이직 결심 후 처음 1달 정도는 이렇게 저의 시장가치를 알아보는 실패의 경험만 쌓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저와 궁합이 잘 맞는 직장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좀 더 기다리고 있었죠.
그러던 지난 금요일 매니져와 잠시 1:1 면담을 가진 이후 구직활동을 접기로 했습니다.
뜬금없이 1:1 면담을 요청하기에 회의실에 들어가 현 Scrum team운영상 문제점 등 이런저런 업무에 대한 이야기들을 꺼내며 몇 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사실 이런 이야기를 제가 꺼낸 이유 중 하나는 현재 저희 팀 스크럼 마스터가 스크럼 마스터라는 롤에 불만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왠지 매니져가 다른 사람들에게 마스터 자리를 넘겨아보라는 제안을 할 것 같았기 때문이죠. 저는 스크럼 마스터같은 롤은 정말 싫거든요. 그래서 현재 문제점들과 제안을 하면서 항상 같이 섞어서 했던 이야기가 "나는 성향상 그런거 진짜 싫어서...", "난 전에도 해봤지만 정말 그게 싫어서 캐나다까지 이민온건데..." 이런 말들이였죠.
그렇게 업무에 대해 이런저런 의견들을 주고받고나니 매니져가 뜬금없이 "Are you happy with your salary?"라고 묻더군요.
Happy라고 한다면, 지금보다 올라갈 여지를 잘라버리는 것이고, Not happy라고 한다면 실제 있지않은 불만을 표출하는 것이라 보통 이런류의 질문에는 이중부정으로 대답을 하는데, 이번에도 역시 그랬습니다.
"Not disappointed"
그러자 나는 매니져로서 팀원들이 일과 관련된 것은 happy하기를 바란다면서, 올 12월까지는 연봉을 또 다시 조정 해 줄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러며 이런저런 부연설명을 하는데 결국 6-7천불 미만 수준에서 소폭 조정이 예상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른 조건을 제시했죠.
"기술이 발전해도 거기에 만족 안하고 더 발전시키는 것 처럼, 연봉은 그것이 얼마든 해피할 수 없는게 연봉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오를 땐 해피할 수 있어도 몇 달만 지나면 그 연봉은 당연히 자기가 받을 연봉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이 일반적일것이다.
난 연봉 말고 진짜 불만은 따로있다. 여기 휴가 정책은 캐나다 법적 기준에는 만족한다. 아니 정확히 딱 법적 기준만큼만 만족한다. 캐나다 IT 회사들의 industry standard에서는 한참 부족하다. 만약 내가 지금 회사를 떠난다면 휴가가 가장 큰 이유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불만이다"
그 자리에서 바로 휴가 +1을 답변 받았고,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하며 정확한 조건은 추후 확인이 가능하지만 지금보다 향상된 benefit package 역시 제안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개발자로서 커리어와, 개발자 외에 다른 포지션이라도 커리어 변경에 대한 몇 가지 카드 역시 제 손에 쥐어줬죠.
'옴 마니 밧 메움 훔. 내가 보았노라. 관심법으로 보았노라. 네 이직을 원하느냐? 그럼 내가 못가게 붙잡겠노라'
매니져가 진짜 관심법을 쓰는지몰라도 제가 이직을 생각하고 있는 시기에 적절한 조건들을 딱딱 제시 했습니다.
그렇게 지난 주 금요일에 크리스마스 선물보다 더 풍성한 선물들을 받고나서는 당분간은 그냥 눌러앉기로 했습니다. 이 곳에서 제 실력과 경험을 좀 더 키우기로요.
하지만 이 매니져의 관심법은 어떻게 된 연유인지 참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주 목요일, 그 궁금증이 해소 되었습니다.
약 20여명의 안드로이드 개발자 중에 2명이 퇴직을 한다고 하더군요. 지금 안드로이드 개발자 중엔 시니어가 6명인데, 시니어 중 33%가 퇴사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퇴사자 중 한 명은 제가 속한 스크럼팀의 스크럼 마스터입니다.
현 스크럼팀에서 퇴직과 회사 내 팀 이동 등으로 인력이 연쇄적으로 빠져나가게 되었고, 안드로이드 개발자 역시 단순 2명이 아닌 시니어 2명 퇴사로 파급이 적지 않은상황이라 남은 사람들이라도 단속 해 보겠다는 생각으로 이런 저런 미끼를 던진 것 같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건, 저에게는 좋은 일이죠.
솔직히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휴가 기간이 늘어난 것이고, 그 다음은 커리어에 대해 제가 다양한 카드를 쥐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올해 초 서버쪽으로 업무를 확장하면서 '이 산이 아닌가벼...' 라고 느끼며 죠커 한 장을 버렸다는 느낌을 가졌는데, 다시 한 장의 죠커를 얻었네요. 이번 카드는 조금 신중하게 생각하고 써야겠네요.
그래서 어떻게 보면 대부분 회사에서 Mobile 개발자에게 기대하는 능력은 App UI 구현 능력입니다.
하지만 지금 직장에서는 App에 UI가 거의 없습니다. 단말의 App은 사용자가 사용을 하라고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고, 단말의 기능들과 설정들을 제어하기 위한 app이기에 지극하 단순한 UI만 있고, 모든 로직들은 백그라운드 서비스로 구현이 되어있죠.
지인을 통한 지원 시에도 지인을 통해 UI쪽 경력이 없는게 안타깝다는 말을 들었고, 직접 지원 한 케이스에도 면접 도중에 이에 대한 말을 직접 들었었죠.
또 다른 문제는 에이전트가 한 번 말한 적 있는 연봉 문제였습니다.
이 연봉 문제 부분에서는 현 직장에 상당한 고마움을 갖게 되었는데, 결국 다른 데서는 선뜻 내주기 힘든 수준의 돈을 지금 직장에서는 저에게 주고 있었다는 의미가 되니까요.
어떤 곳은 이미 사전 인터뷰 시에 제가 생각하는 base salary를 이야기 했음에도, 인터뷰 종료 후 그 보다 낮은 금액을 회사에서 제시 하더군요. 그 금액은 사실 현 직장에서 받고있는 금액보다도 낮은 액수였고, 증가된 교통비 7천불 까지 감안하면 상당한 감액이였습니다. 가고싶은 회사이긴 했지만, 지금보다 낮은 처우를 받고 싶지 않았기에 결국 포기했습니다.
이직 결심 후 처음 1달 정도는 이렇게 저의 시장가치를 알아보는 실패의 경험만 쌓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저와 궁합이 잘 맞는 직장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좀 더 기다리고 있었죠.
그러던 지난 금요일 매니져와 잠시 1:1 면담을 가진 이후 구직활동을 접기로 했습니다.
뜬금없이 1:1 면담을 요청하기에 회의실에 들어가 현 Scrum team운영상 문제점 등 이런저런 업무에 대한 이야기들을 꺼내며 몇 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사실 이런 이야기를 제가 꺼낸 이유 중 하나는 현재 저희 팀 스크럼 마스터가 스크럼 마스터라는 롤에 불만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왠지 매니져가 다른 사람들에게 마스터 자리를 넘겨아보라는 제안을 할 것 같았기 때문이죠. 저는 스크럼 마스터같은 롤은 정말 싫거든요. 그래서 현재 문제점들과 제안을 하면서 항상 같이 섞어서 했던 이야기가 "나는 성향상 그런거 진짜 싫어서...", "난 전에도 해봤지만 정말 그게 싫어서 캐나다까지 이민온건데..." 이런 말들이였죠.
그렇게 업무에 대해 이런저런 의견들을 주고받고나니 매니져가 뜬금없이 "Are you happy with your salary?"라고 묻더군요.
Happy라고 한다면, 지금보다 올라갈 여지를 잘라버리는 것이고, Not happy라고 한다면 실제 있지않은 불만을 표출하는 것이라 보통 이런류의 질문에는 이중부정으로 대답을 하는데, 이번에도 역시 그랬습니다.
"Not disappointed"
그러자 나는 매니져로서 팀원들이 일과 관련된 것은 happy하기를 바란다면서, 올 12월까지는 연봉을 또 다시 조정 해 줄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러며 이런저런 부연설명을 하는데 결국 6-7천불 미만 수준에서 소폭 조정이 예상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른 조건을 제시했죠.
"기술이 발전해도 거기에 만족 안하고 더 발전시키는 것 처럼, 연봉은 그것이 얼마든 해피할 수 없는게 연봉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오를 땐 해피할 수 있어도 몇 달만 지나면 그 연봉은 당연히 자기가 받을 연봉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이 일반적일것이다.
난 연봉 말고 진짜 불만은 따로있다. 여기 휴가 정책은 캐나다 법적 기준에는 만족한다. 아니 정확히 딱 법적 기준만큼만 만족한다. 캐나다 IT 회사들의 industry standard에서는 한참 부족하다. 만약 내가 지금 회사를 떠난다면 휴가가 가장 큰 이유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불만이다"
그 자리에서 바로 휴가 +1을 답변 받았고,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하며 정확한 조건은 추후 확인이 가능하지만 지금보다 향상된 benefit package 역시 제안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개발자로서 커리어와, 개발자 외에 다른 포지션이라도 커리어 변경에 대한 몇 가지 카드 역시 제 손에 쥐어줬죠.
'옴 마니 밧 메움 훔. 내가 보았노라. 관심법으로 보았노라. 네 이직을 원하느냐? 그럼 내가 못가게 붙잡겠노라'
매니져가 진짜 관심법을 쓰는지몰라도 제가 이직을 생각하고 있는 시기에 적절한 조건들을 딱딱 제시 했습니다.
그렇게 지난 주 금요일에 크리스마스 선물보다 더 풍성한 선물들을 받고나서는 당분간은 그냥 눌러앉기로 했습니다. 이 곳에서 제 실력과 경험을 좀 더 키우기로요.
하지만 이 매니져의 관심법은 어떻게 된 연유인지 참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주 목요일, 그 궁금증이 해소 되었습니다.
약 20여명의 안드로이드 개발자 중에 2명이 퇴직을 한다고 하더군요. 지금 안드로이드 개발자 중엔 시니어가 6명인데, 시니어 중 33%가 퇴사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퇴사자 중 한 명은 제가 속한 스크럼팀의 스크럼 마스터입니다.
현 스크럼팀에서 퇴직과 회사 내 팀 이동 등으로 인력이 연쇄적으로 빠져나가게 되었고, 안드로이드 개발자 역시 단순 2명이 아닌 시니어 2명 퇴사로 파급이 적지 않은상황이라 남은 사람들이라도 단속 해 보겠다는 생각으로 이런 저런 미끼를 던진 것 같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건, 저에게는 좋은 일이죠.
솔직히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휴가 기간이 늘어난 것이고, 그 다음은 커리어에 대해 제가 다양한 카드를 쥐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올해 초 서버쪽으로 업무를 확장하면서 '이 산이 아닌가벼...' 라고 느끼며 죠커 한 장을 버렸다는 느낌을 가졌는데, 다시 한 장의 죠커를 얻었네요. 이번 카드는 조금 신중하게 생각하고 써야겠네요.
2016년 9월 6일 화요일
캐나다 이민에 대한 저의 시각
제 블로그로 인해 많은 분들이 저에게 이민 관련 문의나 상담을 하십니다. 적어도 매 주 한 통 이상의 메일이나 행아웃 메시지를 받는 것 같네요. 한국의 연휴 기간이 있는 주차에는 한 주에 서너통 이상 받기도 하고요.
제가 이렇게 블로그를 통해 많은 분들을 만나뵙고, 매번 비슷한 내용이지만 항상 답장을 드리며 소통하는 이유는 제가 이민을 준비할 때 느꼈던 정보와 채널 부족에 대한 갈증 때문입니다. 작지만 다른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서이지요.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요즘 이민관련 규정상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보니, 긍정적인 메시지를 많이 드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조금은 비판적인 시각에서 답변을 드리는 것은 넘쳐나는 이민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들 때문에 조금이라도 객관적인 시각을 드리고자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제 의견 역시 객관적인 시각일 수 없습니다. 제가 경험한 캐나다는 수 없이 많은 캐나다의 작은 조각들 중 극히 일부일 뿐이며, 제가 아는 관련 지식 역시 그 중 일부일 뿐입니다.
제가 고민하고 경험했던 이민 프로세스/카테고리 외에는 제가 거의 알지 못한다고 봐야합니다. 또한, 경험했던 이민 프로세스라 하여도 이 역시 현재 기준으로 변경이 있을 수 있지만, 제가 그 변경사항을 알고있지도 못하고요.
저도 메일을 드릴 때 마다, 다른 분들의 꿈에 훼방을 놓는 것이 아닐까 걱정도 됩니다. 그래도 이민 업체들에서 보내는 메시지들과 조금은 다른 제 생각과 제가 알고있는 정보들을 그대로 전달해 드려서 정보를 받아들이시는 분들께서 본인의 생각을 기준삼아 보다 객관적이고 다양한 생각과 시각을 갖추기를 희망하기에 그런 식의 답변을 드립니다.
제가 일명 '이민병'에 걸렸을 당시를 생각해보면, 이민에 대한 관심은 곧 꿈이되며, 그 꿈은 의지가 되고 , 곧 이민에 대한 갈망에 중독되어 버렸습니다.
그래도 이민에 대해 결정을 내리지 못하던 것은, "과연 내가 타지생활을 할 만큼 충분히 단단한가?" 정도의 불안함이였죠. 그도 그럴것이, 아무리 인터넷을 찾아보아도, 제도적으로 이민이 어렵다는 내용 보다는, 본인의 노력과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것으로 소개되며, 여러 성공사례들만 보여줍니다.
그렇다보니 이민병 초기/중기에 제가 생각했던 이민에 대한 어려움은 타지 생활과 언어, 그리고 문화적 불편함/갈등 정도이지, 실질적으로 영주권을 받고 생활하는 것은 일정 수준의 노력만 있다면, 마치 부동산 매매 시 인감도장을 만들고 인감 등록을 한 후, 인감증명서를 발급받는 것과 같이 단순히 하나씩 밟아 나아가는 행정적 절차일 뿐이라고 생각 했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에는 당장 회사를 그만두고 호주로 떠나갈 생각을 하고 있었죠.
저는 그나마 부모님께서 다른 나라로 은퇴이민을 떠나 생활하고 계신 상황이라 시간이 지나고 하나씩 준비를 해 갈 수록 조금이나마 이민 제도/절차 그리고 현실적인 저의 이민 가능성에 대해 눈을 떴습니다. 부모님이 사시는 곳 주변에 한인 사회들을 살펴보니 실제로 타지 생활에 대한 서러움과 어려움보다 영주권 취득을 위한 제도 자체에서 브레이크가 걸리는 경우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민 방식을 일단 출국 후 어떻게든 영주권을 받아보자 보다는 영주권을 먼저 받고, 출국을 하는 방식 위주로 바꾸게 되었고, 이민 제도/방식/절차에 대해서도 업체들의 홍보 자료들 보다는 각 국의 이민성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정확한 정보를 먼저 확인하여 현실적으로 내가 이 요구사항들을 충족시킬 수 있을까를 먼저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캐나다에 이민을 노리시는 분들이 많이 생각하는 일명 "유학후 이민" 이라 부르는 방식의 경우 현재 Express Entry제도 하에서는 개인의 노력과 의지만으로는 영주권 신청 단계까지 이르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특히나 일반적으로 30세가 지나 이민을 노리는 많은 한국의 개발자 분들의 경우 나이 감점으로 인해 더욱 더 그러하죠.
하지만 '뜻이 있으면 길이 보인다' 라는 생각만으로 제도 자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유학원의 말만 믿고, "졸업하고 회사 다니다 보면 어떻게든 되는거 아닌가?" 라는 생각과 굳은 의지만으로 오시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도 내키지는 않지만 훼방꾼의 역할을 자처하는 것이지, "나는 했지만 넌 못할꺼야" 라는 식의 생각은 절대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분명 제도가 어찌되었건 매 년 약 25만명이 캐나다 영주권을 받습니다. 이미 한국에서 생업을 그만두고 캐나다로 건너오기 전에는 '나도 어떻게 하다보면 그 25만명 중 하나가 되겠지' 라는 막연한 기대 보다는, 정확히 그들은 어떻게 온 것이고, 나는 어떤 이민 카테고리를 어떻게 준비하는 것이 적절할 것인지에 대해 현재의 제도 기준으로 적어도 한 번 쯤은 검토를 해 보시라는 것이 제가 드리는 일관된 메시지입니다.
마지막으로 간혹 이민 카테고리 선택이나 진로에 대한 상담을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저는 전문적인 진로/이민 컨설턴트도 아니고, 관련 분야의 지식이나 경력을 갖춘 전문가도 아닙니다. 그러니 상담이나 저의 추천 보다는 제가 캐나다에서 느끼고 경험하는 일 들에 대한 정보 확인 정도가 제가 해 드릴 수 있는 최선이며, 캐나다 이민에 관심을 가지시는 분들께서 저를 활용하는 적절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렇게 블로그를 통해 많은 분들을 만나뵙고, 매번 비슷한 내용이지만 항상 답장을 드리며 소통하는 이유는 제가 이민을 준비할 때 느꼈던 정보와 채널 부족에 대한 갈증 때문입니다. 작지만 다른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서이지요.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요즘 이민관련 규정상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보니, 긍정적인 메시지를 많이 드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조금은 비판적인 시각에서 답변을 드리는 것은 넘쳐나는 이민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들 때문에 조금이라도 객관적인 시각을 드리고자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제 의견 역시 객관적인 시각일 수 없습니다. 제가 경험한 캐나다는 수 없이 많은 캐나다의 작은 조각들 중 극히 일부일 뿐이며, 제가 아는 관련 지식 역시 그 중 일부일 뿐입니다.
제가 고민하고 경험했던 이민 프로세스/카테고리 외에는 제가 거의 알지 못한다고 봐야합니다. 또한, 경험했던 이민 프로세스라 하여도 이 역시 현재 기준으로 변경이 있을 수 있지만, 제가 그 변경사항을 알고있지도 못하고요.
저도 메일을 드릴 때 마다, 다른 분들의 꿈에 훼방을 놓는 것이 아닐까 걱정도 됩니다. 그래도 이민 업체들에서 보내는 메시지들과 조금은 다른 제 생각과 제가 알고있는 정보들을 그대로 전달해 드려서 정보를 받아들이시는 분들께서 본인의 생각을 기준삼아 보다 객관적이고 다양한 생각과 시각을 갖추기를 희망하기에 그런 식의 답변을 드립니다.
제가 일명 '이민병'에 걸렸을 당시를 생각해보면, 이민에 대한 관심은 곧 꿈이되며, 그 꿈은 의지가 되고 , 곧 이민에 대한 갈망에 중독되어 버렸습니다.
그래도 이민에 대해 결정을 내리지 못하던 것은, "과연 내가 타지생활을 할 만큼 충분히 단단한가?" 정도의 불안함이였죠. 그도 그럴것이, 아무리 인터넷을 찾아보아도, 제도적으로 이민이 어렵다는 내용 보다는, 본인의 노력과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것으로 소개되며, 여러 성공사례들만 보여줍니다.
그렇다보니 이민병 초기/중기에 제가 생각했던 이민에 대한 어려움은 타지 생활과 언어, 그리고 문화적 불편함/갈등 정도이지, 실질적으로 영주권을 받고 생활하는 것은 일정 수준의 노력만 있다면, 마치 부동산 매매 시 인감도장을 만들고 인감 등록을 한 후, 인감증명서를 발급받는 것과 같이 단순히 하나씩 밟아 나아가는 행정적 절차일 뿐이라고 생각 했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에는 당장 회사를 그만두고 호주로 떠나갈 생각을 하고 있었죠.
저는 그나마 부모님께서 다른 나라로 은퇴이민을 떠나 생활하고 계신 상황이라 시간이 지나고 하나씩 준비를 해 갈 수록 조금이나마 이민 제도/절차 그리고 현실적인 저의 이민 가능성에 대해 눈을 떴습니다. 부모님이 사시는 곳 주변에 한인 사회들을 살펴보니 실제로 타지 생활에 대한 서러움과 어려움보다 영주권 취득을 위한 제도 자체에서 브레이크가 걸리는 경우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민 방식을 일단 출국 후 어떻게든 영주권을 받아보자 보다는 영주권을 먼저 받고, 출국을 하는 방식 위주로 바꾸게 되었고, 이민 제도/방식/절차에 대해서도 업체들의 홍보 자료들 보다는 각 국의 이민성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정확한 정보를 먼저 확인하여 현실적으로 내가 이 요구사항들을 충족시킬 수 있을까를 먼저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캐나다에 이민을 노리시는 분들이 많이 생각하는 일명 "유학후 이민" 이라 부르는 방식의 경우 현재 Express Entry제도 하에서는 개인의 노력과 의지만으로는 영주권 신청 단계까지 이르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특히나 일반적으로 30세가 지나 이민을 노리는 많은 한국의 개발자 분들의 경우 나이 감점으로 인해 더욱 더 그러하죠.
하지만 '뜻이 있으면 길이 보인다' 라는 생각만으로 제도 자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유학원의 말만 믿고, "졸업하고 회사 다니다 보면 어떻게든 되는거 아닌가?" 라는 생각과 굳은 의지만으로 오시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도 내키지는 않지만 훼방꾼의 역할을 자처하는 것이지, "나는 했지만 넌 못할꺼야" 라는 식의 생각은 절대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분명 제도가 어찌되었건 매 년 약 25만명이 캐나다 영주권을 받습니다. 이미 한국에서 생업을 그만두고 캐나다로 건너오기 전에는 '나도 어떻게 하다보면 그 25만명 중 하나가 되겠지' 라는 막연한 기대 보다는, 정확히 그들은 어떻게 온 것이고, 나는 어떤 이민 카테고리를 어떻게 준비하는 것이 적절할 것인지에 대해 현재의 제도 기준으로 적어도 한 번 쯤은 검토를 해 보시라는 것이 제가 드리는 일관된 메시지입니다.
마지막으로 간혹 이민 카테고리 선택이나 진로에 대한 상담을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저는 전문적인 진로/이민 컨설턴트도 아니고, 관련 분야의 지식이나 경력을 갖춘 전문가도 아닙니다. 그러니 상담이나 저의 추천 보다는 제가 캐나다에서 느끼고 경험하는 일 들에 대한 정보 확인 정도가 제가 해 드릴 수 있는 최선이며, 캐나다 이민에 관심을 가지시는 분들께서 저를 활용하는 적절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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