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24일 토요일

구직활동 중단

이직을 위한 구직활동 선언을 한 지 한 달 반만에 다시 그 선언을 revoke 하려니 좀 민망하긴 하지만, 지난주 금요일에 구직활동 중단을 결심했습니다.

몇 가지 요인이 있는데 시간순으로 한 번 정리해보죠.

지난달 초 이직을 위한 구직 활동을 시작 해보자고 마음은 먹었지만, 당장 급한 것이 있는 상황은 아니였던지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지는 않았고, 지인 회사에서 제가 할 만한 포지션의 구인을 한다는 소식을 접하거나, 평소에 관심을 가지고 보던 회사에서 LinkedIn을 통해 컨택을 해 온 경우에만 인터뷰에 응했습니다.

현 직장에서 근무조건 (연봉/베네핏 등등)에 대한 불만은 없었고 다른 이유에서 결심한 이직이기에, 연봉 인상은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보다 나쁜 조건으로 옮길 이유 역시 없었죠.

그래서 가장 신경을 많이 쓴 것은 가면 내가 담당할 업무가 무엇인지와, 현 직장대비 출퇴근 시간, 그리고 연간 휴가기간이였습니다.

회사들의 분포상 어쩔 수 없지만, 인터뷰를 본 회사들은 모조리 토론토 다운타운에 위치한 회사들이였습니다.
출퇴근길 어마무시하게 막히는 토론토 시내와 비싼 주차비용으로 자가용 출퇴근은 상상할 수 없고, 버스+기차+지하철 혹은 자차+기차+지하철의 출근 동선이 생기는데, 출퇴근 시간 뿐 아니라 비용 역시 현재 대비 많이 늘어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새로운 일을 한다는 장점은 있겠지만, 모든 다른 조건이 현재와 동일하다면
출퇴근 비용/시간 증가로 오히려 제가 손해를 보는 일이 될 수 밖에 없겠더군요.

그래서 출퇴근 비용을 계산 해 보았습니다.
현재 자차 출퇴근 시 왕복 비용은 기름값 약 $4입니다.
토론토 다운타운 대중교통 출퇴근 시 왕복 비용은
(옥빌버스 $3.5 + 기차 $8.65 + TTC $3.25) X 2(왕복) = $30.8

허걱... 매일 $26.8이 더 들어갑니다.
연간 추가비용은 무려 $7,000에 육박하는 수치였습니다.
$26.8 X 5일 X 52주 = $6968

거기에 출퇴근 시간이 지금보다 최소 2배 이상 증가...

그래서 결정한 이직시 연봉 조건은, 주 3회 이상 재택근무 가능한 경우에는 현재와 동일 연봉 제시, 주 2회 재택근무 시에는 $2,000 올리고, 원칙적으로 재택근무를 지원하지 않는 회사라면 $6,000 올렸습니다. 실제 비용보다 싸게 올렸죠.

출처: http://www.gograph.com/illustration/the-negotiation-was-bearing-fruit-through-compromise-gg64250051.html


그런데 이렇게 연봉을 결정하고 이야기를 하다보니, 지인이나 각 회사 HR과 이야기를 할 때는 모르겠지만, 리크루팅 에이전시를 통해 이야기를 할 때엔 에이전트가 너무 연봉 조건이 쎈거 아니냐는 말을 했습니다.
그간 총 경력은 10년이 넘긴 한데... 개발 경력만 다 합치면 5년이고, 그나마 오~~~래된 경력을 제외하면 이제 1.5년의 경력인데, 너무 올리려는것 아니냐는 말을 했었습니다.
그래서 지금 받는 연봉 만큼만 요구하는거다. 조금 올리긴 했지만, 늘어나는 교통비 실비보다 오히려 낮게 올린것이라 이야기 했었죠.

그간 그렇게 지인추천, 회사 HR에서 직접 컨택, 에이전트를 통한 컨택으로 총 3건의 인터뷰를 진행 했지만, 안타깝게도 최종적으로 조건에 합의해서 오퍼를 받은 회사는 그 동안 없었습니다.

조건에 합의해서 오퍼를 받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제가 그들을 만족시킬만한 충분한 실력을 인터뷰 시에 보이지 못했기 때문이겠고, 그 외에도 에이전트가 지적했던 것과 같이 연봉 수준이 부담되는 상황이였으며, 또 제 경력사항 역시 조금 문제가 되었습니다.

제 경력에 대한 문제를 되짚어 보자면, 사실 제가 이 회사에서 일을 시작한 이후 갖게 된 커리어에 대한 고민과 어느정도 일치합니다.

보통 회사들에서 Android 개발 일들은 서버에서 가공/처리한 데이터를 가져와 어떻게 예쁘게 뿌려주고 어떻게 사용자가 각 메뉴들에 접근하기 쉽게 해주느냐에 집중을 합니다. 

그래서 어떻게 보면 대부분 회사에서 Mobile 개발자에게 기대하는 능력은 App UI 구현 능력입니다.
하지만 지금 직장에서는 App에 UI가 거의 없습니다. 단말의 App은 사용자가 사용을 하라고 만들어 놓은 것이 아니고, 단말의 기능들과 설정들을 제어하기 위한 app이기에 지극하 단순한 UI만 있고, 모든 로직들은 백그라운드 서비스로 구현이 되어있죠.

지인을 통한 지원 시에도 지인을 통해 UI쪽 경력이 없는게 안타깝다는 말을 들었고, 직접 지원 한 케이스에도 면접 도중에 이에 대한 말을 직접 들었었죠.

또 다른 문제는 에이전트가 한 번 말한 적 있는 연봉 문제였습니다.
이 연봉 문제 부분에서는 현 직장에 상당한 고마움을 갖게 되었는데, 결국 다른 데서는 선뜻 내주기 힘든 수준의 돈을 지금 직장에서는 저에게 주고 있었다는 의미가 되니까요.

어떤 곳은 이미 사전 인터뷰 시에 제가 생각하는 base salary를 이야기 했음에도, 인터뷰 종료 후 그 보다 낮은 금액을 회사에서 제시 하더군요. 그 금액은 사실 현 직장에서 받고있는 금액보다도 낮은 액수였고, 증가된 교통비 7천불 까지 감안하면 상당한 감액이였습니다. 가고싶은 회사이긴 했지만, 지금보다 낮은 처우를 받고 싶지 않았기에 결국 포기했습니다.

이직 결심 후 처음 1달 정도는 이렇게 저의 시장가치를 알아보는 실패의 경험만 쌓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저와 궁합이 잘 맞는 직장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으로 좀 더 기다리고 있었죠.

그러던 지난 금요일 매니져와 잠시 1:1 면담을 가진 이후 구직활동을 접기로 했습니다.

뜬금없이 1:1 면담을 요청하기에 회의실에 들어가 현 Scrum team운영상 문제점 등 이런저런 업무에 대한 이야기들을 꺼내며 몇 가지 제안을 했습니다. 사실 이런 이야기를 제가 꺼낸 이유 중 하나는 현재 저희 팀 스크럼 마스터가 스크럼 마스터라는 롤에 불만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왠지 매니져가 다른 사람들에게 마스터 자리를 넘겨아보라는 제안을 할 것 같았기 때문이죠. 저는 스크럼 마스터같은 롤은 정말 싫거든요. 그래서 현재 문제점들과 제안을 하면서 항상 같이 섞어서 했던 이야기가 "나는 성향상 그런거 진짜 싫어서...", "난 전에도 해봤지만 정말 그게 싫어서 캐나다까지 이민온건데..." 이런 말들이였죠.

그렇게 업무에 대해 이런저런 의견들을 주고받고나니 매니져가 뜬금없이 "Are you happy with your salary?"라고 묻더군요.

Happy라고 한다면, 지금보다 올라갈 여지를 잘라버리는 것이고, Not happy라고 한다면 실제 있지않은 불만을 표출하는 것이라 보통 이런류의 질문에는 이중부정으로 대답을 하는데, 이번에도 역시 그랬습니다. 

"Not disappointed"

그러자 나는 매니져로서 팀원들이 일과 관련된 것은 happy하기를 바란다면서, 올 12월까지는 연봉을 또 다시 조정 해 줄 것이라고 하더군요. 그러며 이런저런 부연설명을 하는데 결국 6-7천불 미만 수준에서 소폭 조정이 예상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른 조건을 제시했죠.
"기술이 발전해도 거기에 만족 안하고 더 발전시키는 것 처럼, 연봉은 그것이 얼마든 해피할 수 없는게 연봉이라고 생각한다. 처음 오를 땐 해피할 수 있어도 몇 달만 지나면 그 연봉은 당연히 자기가 받을 연봉이라고 받아들이는 것이 일반적일것이다.
난 연봉 말고 진짜 불만은 따로있다. 여기 휴가 정책은 캐나다 법적 기준에는 만족한다. 아니 정확히 딱 법적 기준만큼만 만족한다. 캐나다 IT 회사들의 industry standard에서는 한참 부족하다. 만약 내가 지금 회사를 떠난다면 휴가가 가장 큰 이유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이 부분에 대해서는 불만이다"

그 자리에서 바로 휴가 +1을 답변 받았고,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하며 정확한 조건은 추후 확인이 가능하지만 지금보다 향상된 benefit package 역시 제안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개발자로서 커리어와, 개발자 외에 다른 포지션이라도 커리어 변경에 대한 몇 가지 카드 역시 제 손에 쥐어줬죠.

'옴 마니 밧 메움 훔. 내가 보았노라. 관심법으로 보았노라. 네 이직을 원하느냐? 그럼 내가 못가게 붙잡겠노라'

매니져가 진짜 관심법을 쓰는지몰라도 제가 이직을 생각하고 있는 시기에 적절한 조건들을 딱딱 제시 했습니다.

그렇게 지난 주 금요일에 크리스마스 선물보다 더 풍성한 선물들을 받고나서는 당분간은 그냥 눌러앉기로 했습니다. 이 곳에서 제 실력과 경험을 좀 더 키우기로요.

하지만 이 매니져의 관심법은 어떻게 된 연유인지 참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이번주 목요일, 그 궁금증이 해소 되었습니다.

약 20여명의 안드로이드 개발자 중에 2명이 퇴직을 한다고 하더군요. 지금 안드로이드 개발자 중엔 시니어가 6명인데, 시니어 중 33%가 퇴사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퇴사자 중 한 명은 제가 속한 스크럼팀의 스크럼 마스터입니다.

현 스크럼팀에서 퇴직과 회사 내 팀 이동 등으로 인력이 연쇄적으로 빠져나가게 되었고, 안드로이드 개발자 역시 단순 2명이 아닌 시니어 2명 퇴사로 파급이 적지 않은상황이라 남은 사람들이라도 단속 해 보겠다는 생각으로 이런 저런 미끼를 던진 것 같습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건, 저에게는 좋은 일이죠.

솔직히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은 휴가 기간이 늘어난 것이고, 그 다음은 커리어에 대해 제가 다양한 카드를 쥐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올해 초 서버쪽으로 업무를 확장하면서 '이 산이 아닌가벼...' 라고 느끼며 죠커 한 장을 버렸다는 느낌을 가졌는데, 다시 한 장의 죠커를 얻었네요. 이번 카드는 조금 신중하게 생각하고 써야겠네요.

2016년 9월 6일 화요일

캐나다 이민에 대한 저의 시각

제 블로그로 인해 많은 분들이 저에게 이민 관련 문의나 상담을 하십니다. 적어도 매 주 한 통 이상의 메일이나 행아웃 메시지를 받는 것 같네요. 한국의 연휴 기간이 있는 주차에는 한 주에 서너통 이상 받기도 하고요.

제가 이렇게 블로그를 통해 많은 분들을 만나뵙고, 매번 비슷한 내용이지만 항상 답장을 드리며 소통하는 이유는 제가 이민을 준비할 때 느꼈던 정보와 채널 부족에 대한 갈증 때문입니다. 작지만 다른 분들께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서이지요.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요즘 이민관련 규정상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보니, 긍정적인 메시지를 많이 드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조금은 비판적인 시각에서 답변을 드리는 것은 넘쳐나는 이민에 대한 긍정적인 메시지들 때문에 조금이라도 객관적인 시각을 드리고자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제 의견 역시 객관적인 시각일 수 없습니다. 제가 경험한 캐나다는 수 없이 많은 캐나다의 작은 조각들 중 극히 일부일 뿐이며, 제가 아는 관련 지식 역시 그 중 일부일 뿐입니다.
제가 고민하고 경험했던 이민 프로세스/카테고리 외에는 제가 거의 알지 못한다고 봐야합니다. 또한, 경험했던 이민 프로세스라 하여도 이 역시 현재 기준으로 변경이 있을 수 있지만, 제가 그 변경사항을 알고있지도 못하고요.

저도 메일을 드릴 때 마다, 다른 분들의 꿈에 훼방을 놓는 것이 아닐까 걱정도 됩니다. 그래도 이민 업체들에서 보내는 메시지들과 조금은 다른 제 생각과 제가 알고있는 정보들을 그대로 전달해 드려서 정보를 받아들이시는 분들께서 본인의 생각을 기준삼아 보다 객관적이고 다양한 생각과 시각을 갖추기를 희망하기에 그런 식의 답변을 드립니다.

제가 일명 '이민병'에 걸렸을 당시를 생각해보면, 이민에 대한 관심은 곧 꿈이되며, 그 꿈은 의지가 되고 , 곧 이민에 대한 갈망에 중독되어 버렸습니다.
그래도 이민에 대해 결정을 내리지 못하던 것은, "과연 내가 타지생활을 할 만큼 충분히 단단한가?" 정도의 불안함이였죠. 그도 그럴것이, 아무리 인터넷을 찾아보아도, 제도적으로 이민이 어렵다는 내용 보다는, 본인의 노력과 의지만 있다면 얼마든지 가능한 것으로 소개되며, 여러 성공사례들만 보여줍니다.
그렇다보니 이민병 초기/중기에 제가 생각했던 이민에 대한 어려움은 타지 생활과 언어, 그리고 문화적 불편함/갈등 정도이지, 실질적으로 영주권을 받고 생활하는 것은 일정 수준의 노력만 있다면, 마치 부동산 매매 시 인감도장을 만들고 인감 등록을 한 후, 인감증명서를 발급받는 것과 같이 단순히 하나씩 밟아 나아가는 행정적 절차일 뿐이라고 생각 했습니다. 그래서 그 당시에는 당장 회사를 그만두고 호주로 떠나갈 생각을 하고 있었죠.
저는 그나마 부모님께서 다른 나라로 은퇴이민을 떠나 생활하고 계신 상황이라 시간이 지나고 하나씩 준비를 해 갈 수록 조금이나마 이민 제도/절차 그리고 현실적인 저의 이민 가능성에 대해 눈을 떴습니다. 부모님이 사시는 곳 주변에 한인 사회들을 살펴보니 실제로 타지 생활에 대한 서러움과 어려움보다 영주권 취득을 위한 제도 자체에서 브레이크가 걸리는 경우도 많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민 방식을 일단 출국 후 어떻게든 영주권을 받아보자 보다는 영주권을 먼저 받고, 출국을 하는 방식 위주로 바꾸게 되었고, 이민 제도/방식/절차에 대해서도 업체들의 홍보 자료들 보다는 각 국의 이민성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정확한 정보를 먼저 확인하여 현실적으로 내가 이 요구사항들을 충족시킬 수 있을까를 먼저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캐나다에 이민을 노리시는 분들이 많이 생각하는 일명 "유학후 이민" 이라 부르는 방식의 경우 현재 Express Entry제도 하에서는 개인의 노력과 의지만으로는 영주권 신청 단계까지 이르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특히나 일반적으로 30세가 지나 이민을 노리는 많은 한국의 개발자 분들의 경우 나이 감점으로 인해 더욱 더 그러하죠.
하지만 '뜻이 있으면 길이 보인다' 라는 생각만으로 제도 자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유학원의 말만 믿고, "졸업하고 회사 다니다 보면 어떻게든 되는거 아닌가?" 라는 생각과 굳은 의지만으로 오시는 분들도 적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도 내키지는 않지만 훼방꾼의 역할을 자처하는 것이지, "나는 했지만 넌 못할꺼야" 라는 식의 생각은 절대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분명 제도가 어찌되었건 매 년 약 25만명이 캐나다 영주권을 받습니다. 이미 한국에서 생업을 그만두고 캐나다로 건너오기 전에는 '나도 어떻게 하다보면 그 25만명 중 하나가 되겠지' 라는 막연한 기대 보다는, 정확히 그들은 어떻게 온 것이고, 나는 어떤 이민 카테고리를 어떻게 준비하는 것이 적절할 것인지에 대해 현재의 제도 기준으로 적어도 한 번 쯤은 검토를 해 보시라는 것이 제가 드리는 일관된 메시지입니다.

마지막으로 간혹 이민 카테고리 선택이나 진로에 대한 상담을 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하지만 저는 전문적인 진로/이민 컨설턴트도 아니고, 관련 분야의 지식이나 경력을 갖춘 전문가도 아닙니다. 그러니 상담이나 저의 추천 보다는 제가 캐나다에서 느끼고 경험하는 일 들에 대한 정보 확인 정도가 제가 해 드릴 수 있는 최선이며, 캐나다 이민에 관심을 가지시는 분들께서 저를 활용하는 적절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