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7일 토요일

회사 생활을 통해 돌아본 면접

사실 이력서와 커버레터를 워낙 발로썼기에, 취업은 했지만 실제 인터뷰는 지금 근무중인 회사 단 한번만 봤습니다.

그래서 단 한번의 경험을 일반화 한다는 것은 무리가 있겠지만, 회사 생활을 하면서 지난 면접을 돌아보니 느끼게 되는 것들이 있어서 적어봅니다.

지난 글에도 정리를 했는데, 제가 다니는 회사의 면접은 총 3단계 정도로 진행 되었습니다.

HR담당자와 전화 인터뷰를 통해 구직 의사에 대한 확인, 제 경력사항과 원하는 직책/직종에 대한 확인 등 기본적인 스크리닝 미팅을 했고, 두 번째는 면접은 아니고 온라인 코딩 시험. 마지막이 회사 시니어 엔지니어, 그룹 헤드, 개발팀 VP와 기술 면접이였습니다.

운 좋게도 영주권이 일찍 나와 졸업 전에도 full time job을 갖는데 문제가 없었기에, 큰 기대는 안하고 경험삼아 해 본다는 생각으로 입사 지원을 시작했기에, 말 그대로 발로쓴 이력서와 커버레터였습니다. 하지만 정말 인연이라는 것이 있는지, 이 회사에 지원을 할 때에는 이력서와 커버레터 내용을 회사에 맞게 조금 수정을 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IBM을 제외하면 구인란에 올라온 대부분의 회사들은 처음 들어봤던 회사들이였고, 또 조사를 해봐도 대부분 IT 컨설팅이라는 이름으로 무엇이든 외부에서 의뢰가 오면 고객이 필요로 하는 웹/엡 등을 개발해주는 업체들이기에 자기들 만의 명확한 비지니스 솔루션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회사의 경우 정확히는 몰라도 이전 회사에서 일을 하며서 Mobile용 Enterprise 솔루션 업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회사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확인해보니 어떠한 제품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는지 보다 명확해졌고, 덕분에 이 회사에서 사용 할 만한 기술 영역이 어떠한 것일지 감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한국에서 경력중 4년의 경력은 워낙 소속 부서가 복잡한 업무 matrix를 지니고 있어서 깊이있게 관여한 프로젝트는 소수지만, 웬만한 프로젝트에는 다 손을 댔었고, 기술영업이라는 롤이 있던 덕분에 해외 고객이나 법인들을 대상 교육/PT를 하기 위해 우리 부서에서 담당하는 거의 모든 솔루션들에 대해 공부도 했었습니다. 그렇다 보니 이력서의 경력 부분에 담당업무에 쓸 내용이 너무 길어질 수 밖에 없어 그 중 일부 제가 상대적으로 더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프로젝트들 위주로만 작성 했었는데, 이 회사 지원시에는 조금 조정을 했습니다.

Enterprise 솔루션이니, 회사 admin이 각 단말에 대한 통제를 할 수도 있을것이기에 push notification이 분명 필요할 것 같았고, Business 데이터 유출에 대한 문제가 있을 수 있기에 암호화, 보안, 인증서 등등에 대한 기술도 분명 사용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이력서를 조금 수정하여 제 경력 프로젝트들 중에 관련 프로젝트들 위주로 작성을 하였고, 이력서에서도 역시 그 부분을 강조했습니다.

결론적이지만, 다른 회사에 들어갔던 이력서와 커버레터는 바로 메일 trash함으로 직행한 듯 한데, 이 회사에서는 Java나 Android 경력이 전무하지만, 자신들의 솔루션과 관련된 유사 프로젝트를 수행한 경험을 높이 평가했는지 인터뷰까지 저를 불러오게 된거죠.

그리고 기술면접 진행 내용도 회사생활을 하면서 돌아보니 조금 다르게 보입니다.
Guice등을 이용한 injection이나, 사이닝, 옵셔널 클래스, 등의 질문은 당초 Java나 Android는 모란다고 깔고 면접을 본 저였기에 어디까지 아는지 시험해 보고자 낸 질문들 같았는데, 알고보니 현재 회사 솔루션에서 기존에 있던 몇몇 핵심 문제점들을 개선하기 위해 도입한 내용들이였더군요. 그 외에도 질문 사항들이 결국은 실무에서 실제로 사용이 많이 될 법한 내용들이였습니다.

한국 대기업에서 기술 면접때 실제 입사하면 써먹지도 않을 암호화 알고리즘이나, OS의 메모리나 프로세스 관리 기법, IPv6 라우팅 등등을 물어보는 것과는 확실히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글이 길지만 결국 결론은 당연히 지원 할 때 마다 수정이 필요한 커버레터 뿐 아니라 레쥬메도 작성하기 전에 회사에 대해 조사를 하고, 지원 시 그 만큼 더 주목받을 기회가 생길 수 있고, 기술면접 역시 그 회사의 실무에서 정말로 사용 할 만한 내용들로 준비해야지, 거창한 알고리즘이나 이론들로는 턱없이 부족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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