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11월 11일 수요일

도둑이 들었네요 ㅠㅠ

새옹지마, 호사다마라고 근래 들어 계속해서 좋은 일만 생기더니 사건이 하나 터졌습니다.

간혹 일이 많아서 늦게 퇴근하는 날이 있기도 하지만, 화요일 만큼은 집에 왔다가 다시 회사에 가능 일이 있다 해도 꼭 집에 일찍 옵니다. 아이들과 커뮤니티 센터에 가서 농구 수업을 듣는 날이기 때문이죠.
어제도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집으로 달려와 식구들 모두 커뮤니티 센터에 다녀 왔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부엌에 서서 물을 한 잔 마시고 있는데 식탁 주변에 웬 진흑 덩어리 같은 것이 있더군요. 농구 수업 전에 저녁 식사 때 아이들이 음식을 흘린 것인가 생각하며 자세히 살펴보니 발자국 같았습니다. 그리고 주변을 잘 살펴보니 집 뒷마당 문에서 부터 그 발자국이 이어져 있더군요. 그래서 뒷마당 문을 열어보니 아뿔싸... 뒷마당 문과 문틀이 강한 힘에 밀려 그대로 부서져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집으로 들어온 직후인지라 아직 침입자가 집에 있을지, 이미 나갔는지 파악이 안되는 상태였기에 일단 아내에게 911 신고를 부탁하고, 집 현관 문 앞에서 아직도 점퍼와 신발을 벗지 않은 채 수다를 떨고 있는 아이들에게 달려가 조용히 아빠를 따라 오라고 했습니다.

혹시 모르는 일이기에 사용 할 만한 둔기를 찾아 손에 쥐고 아내에게 911 전화를 건내 받아 상황을 설명 하면서 온 가족이 모두 조용히 집을 빠져나가 차에 가서 문을 잠그고 경찰이 출동하기만을 기다렸습니다.

캐나다에서 모든 일처리가 우선순위에 따라 분류되기에 일반 침입/강도 사건의 경우 당장 진행중인 범죄 현장이 아닐 경우 출동이 늦다는 것은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그래도 40분이 지나서야 출동할 지는 몰랐네요.

그렇게 40분이 지나 경찰이 오고, 경찰 둘이 먼저 집에 들어가 침입자가 집을 비웠다는 것을 확인 해주고 그 다음부터는 증거 수집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내와 저는 두려움과 놀람에 매우 긴장하고 있었는데,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은 자기 장난감하고 보드게임을 도둑이 훔쳐가지 않았다는 것에 너무나도 즐거워 했고, 또 경찰이 어떻게 도둑을 잡는지 궁금하다며 신이나서 경찰 뒤를 졸졸 따라다녔습니다.

다행히 식구들이 모두 자리를 비운 상황이였기에 아무도 다친 사람은 없었고, 제가 가진 가장 비싼 물건이라고는 해봐야 지금 이 글을 작성하는 랩탑 정도고, 그 흔한 금붙이나 명품 가방 하나 없는 살림이기에 아무 것도 가져가지 않았더군요.

하지만 물리력으로 뒷문을 부수고 들어왔기에 뒷문 문과 문 자물쇠 그리고 문틀이 모두 쪼개져 버렸습니다. 도난 당한 돈은 없지만... 사람을 불러 한다면 문짝과 문틀 교체에만 $2000-3000 정도 들기에 적지 않은 돈이 사라질 예정이고, 시설은 있지만 값비싼 요금에 중단했던 사설 보안업체 서비스를 아무래도 가입을 하게 될 것 같습니다.

경찰 말로는 사건이 발생한 저녁 6시에서 7시 사이는 도둑에게는 매우 위험한 시간대라 매주 같은 요일, 같은 시간에 자리를 비우는 패턴을 지속적으로 관찰한 이후에 어제 작전을 수행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합니다.

저도 간사한 사람의 마음을 지닌지라 어젯 밤 부터 우리 집 주변을 지나는 사람들만 보면 왠지 모르는 경계심이 생기고, 제 집 앞에서 잠시라도 발걸음을 멈추는 사람이 보이면 그 사람들의 얼굴과 복장 흉악하기 그지없게 보이네요.

 도둑이 들은 후 이웃들과 또 회사 동료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느낀 점은,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차량이나 집 파손/도난 사고를 한번 쯤은 겪었다는 것입니다.
 성범죄나 폭력 범죄는 한국에서 많지만, 자잘한 범죄율은 낮은 편이라고 하더니, 진짜 그런 것 같네요. 적어도 한국에서는 제 지인 중에 이런 가택침입/도둑/강도 사건을 겪은 분이 없거든요.

 지금도 문짝과 문틀 정보를 계속 찾고있는데, 이 도둑놈들만 생각하면 아주 속이 부글부글 하네요.

 주택에 사신다면 다들 문조심 하시고 집을 비우시더라도 완전 소등은 하지 마세요. 아니면 저처럼 당합니다.

댓글 3개:

  1. 안녕하세요.

    캐나다 이민을 계획하며 블로그를 보며 참 많은 정보들을 얻고 감사하고 있습니다.

    한국이나 캐나다나 가족과 함께 생활을 하는데 보안은 참 걱정스러운 부분중 하나 인것 같네요. 특히 아이들이 있어 더욱 걱정스러우시겠어요.

    이민 가는 절차도 그렇지만 가서 생활하는 부분에서도 정보 많이 얻고 갑니다.

    구글 팔로우 하고 가요~ :-)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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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킹스턴에 잠시 머물렀을땐 정말 특별한 경우 아니면 문도 안 잠그고 다녔었는데 조심해야겠네요
    가족들 걱정 많이 되셨겠네요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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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저런 큰일 겪으셨네요. 많이 놀라셨겠네요. 그래도 다친 사람이 없어 다행입니다. 한국은 아파트에 살면 철문 보안이라 도둑에 대한 걱정은 없는 편인데 캐나다는 오픈된 구조라 그런 부분에 걱정이 많겠네요. 아무쪼록 이번일 액댐이 되서 좋은일만 가득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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