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주 월요일은 Family Day로 휴일이라 오래간만에 Long Weekend가 찾아왔네요.
더구나 오늘은 지난 11월 부터 달려온 신규 피쳐 개발의 Feature Complete을 하는 날인데다, 때마침 오늘 오후엔 각 개발 팀 업무가 아닌 각 개발 분과별 활동을 하는 날이라 여유가 넘쳐 흐르는 하루입니다.
오늘도 역시 FAQ류의 포스팅으로 한국과 캐나다의 다른 점 중에서 정년에 대해 써볼까 합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캐나다 모든 일자리와 사회 전반의 이야기는 아닐 수 있습니다. 저는 제가 몸담고 있는 SW 개발자 직군 외에 다른 사회에 대해서는 잘 모르기 때문이죠.
[Q] 캐나다 정년은 몇 살 인가요?
먼저 캐나다의 법적 정년을 말씀드리자면, 없습니다.
법으로 정해진 정년이 없다보니, 일 할 능력이 있고 의지가 있다면 끝까지 남아서 일 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아무래도 나이에 따른 사회적 계층/계급이 형성되기에, 50~60이 되어도 아직 일반 개발자로 남아있다면, 30대의 젊은 매니져가 중장년의 개발자를 상대하기 버겁고, 중장년의 개발자 역시 어린 매니져를 상대하기에 부담이 있을 수 밖에 없죠. 하지만 여기에선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30대라도 실력이 있으면 Senior가 되고, Architect가 되지만, 50~60이라도 그에 상응하는 실력이 없다면 직책 앞에 Senior라는 타이틀을 붙일 수 없죠.
사실 같이 일하는 직원들의 나이도 잘 모릅니다. 대략적으로 그들의 자녀가 몇 학년인지에 따라 유추 할 뿐이죠.
[Q] 정년이 없다면... 한번 정규직으로 들어가면 평생 일 할 수 있겠네요?
네 가능은 합니다. 본인이 지속적으로 일 할 의지가 있고, 지속적으로 회사에서 요구하는 성과를 보여준다면요.
사실 캐나다 고용시장의 유연성은 한국의 그것과 비교하자면 매우 유연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공무원과 몇몇 노조가 있는 job을 제외하면 캐나다의 어떤 직업도 정년도 없고, 해고도 비교적 자유롭습니다.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실력과 본인의 의지가 있다면 70-80에도 일을 할 수 있지만, 회사에서 요구하는 수준을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20/30대 젊은 개발자라 해도 쫒겨날 수 밖에 없습니다.
처음 입사하고 3달의 견습기간을 거치기 까지는 회사에서 언제든 당장 해고가 가능합니다.
그리고 견습기간이 지나고 장기간 근무를 해도, 해고 명분과 사전 통보가 있어야 하긴 하지만, 사실상 언제든지 해고가 가능합니다.
하지만 제 경험상 경영악화나 정말 같이 일해먹기 힘든 사람이 아니라면 일단 고용 된 이후로는 해고되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직업에 따라 다르겠지만, 회사에서 고용 할 사람을 다시 찾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죠. 다만, 회사에서 기대했던 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1년 후 연봉 협상 때 칼바람이 불 수는 있습니다.
[Q] 그러면 나이와 무관하게 50, 60, 70세에도 Junior 커리어를 시작할 수 있나요?
가능하긴 하지만 현실적으로 보자면 몇가지 장벽이 있기는 합니다. Senior 직급이나, Architect 직급의 포지션을 뽑을 때라면 나이가 많더라도 포지션에서 요구하는 경력과 실력을 갖추었다고 했을 때, 회사 입장에서 마다 할 이유는 없겠죠.
하지만 Junior직급이라면 구직자의 연령이 너무 높아 보인다고 할 때 사고의 유연성, 새로운 환경/기술에 대한 학습 능력 등에 대해 우려될 수 밖에 없기에 아무래도 같은 조건의 다른 젊은 경쟁자가 있다면 상대적으로 기피하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서류상 보여지는 나이는 없지만, 인터뷰를 하다보면 아무래도 외모를 통해 대략적인 연령 추측이 가능하기에 보이지 않는 차별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그나마 희망적인 이야기라면, 여기 사람들은 동양인 나이를 잘 모르긴 합니다.
저로 말하자면 이미 고등학교 1학년 때 버스기사 아저씨에게 성인요금 내지 않고 학생요금을 낸다며 한 소리 듣기를 일삼는 대한민국 대표 노안입니다. 한국에서는 저를 40대로 보는 사람들을 심심치 않게 만날 수 있었지만, 그럼에도 여기 애들은 저를 20대로 보기도 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