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느 순간부터인가 저의 연례행사가 되어버린 도네이션 행사인 WWF CN Tower Climbing행사에 참여를 했습니다. 처음부터 그러려고 한 것은 아니지만, 야생동물 보호라는 단체의 목적과 기부라는 행사의 취지가 좋았고 단순한 도네이션을 넘어서 저도 운동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에 매년 최소 $100 이상 도네이션을 하며 참석중인데, 매 해 이전보다 기록 단축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자신감을 갖고 시작하지만 막상 도전하면 썩 나아지지 않고 제자리 걸음이네요. 오히려 재작년 체중 증가 이후로는 기록이 확 떨어져 이제는 15분 미만은 도저히 안되네요. 아무래도 빨리 살을 빼서 원래 체중으로 돌려야만 할 것 같아요.
이직을 하면서 올 해에는 CN Tower Climbing을 하지 못할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신기하게도 저의 첫 출근 날, 새 회사에서도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팀을 꾸려 나가기에 저도 지원을 하여 올 해에도 이 연례행사에 참석할 수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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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 해를 마지막으로 이 행사에 더 이상 참여하지 않을 것 같고, 가을 즈음에 열리는 United Way에서 주관하는 CN Tower Climbing에만 참여를 하려고 합니다. 단순히 제 운동을 위한 행사라면 모를까, 그래도 도네이션 행사인데 주관 단체에 대한 신뢰가 떨어져서 내년에는 참석을 하지 않을것 같아요.
자세한 설명은 아래 링크로 대체합니다. https://www.buzzfeednews.com/article/tomwarren/wwf-world-wide-fund-nature-parks-torture-death
올 해에는 위 사건때문에 스폰서들이 줄어들어서인지 몰라도, 항상 있었던 Climb team 단체사진 촬영도 없어졌고, 행사 종료 후 간단하게 제공되었던 아침식사도 없어졌네요.
항상 CN Tower를 오른 후 내려와서 머핀과 과일 등으로 간단히 아침식사를 해결하곤 했는데, 별 것 아니지만 좀 섭섭하더군요.
그래도 전년 대비 올 해 좋은 점도 있었습니다.
CN Tower Climb 행사는 주말 아침 7시에 시작하다보니, 지하철이 다니기 전이라 택시나 자차로 가야만 했고, 그래서 매번 어마무시한 다운타운 주차비를 내야만 했습니다. (네, 캐나다는 주말에 대중교통이 매우 늦게 출발하고 매우 일찍 끝납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회사 주차장에 주차를 한 후 기차를 타고 1정거장만 움직여 CN Tower에 갈 수 있어서 주차비를 내지 않았네요. 행사도 2시간 30분 이내에 모두 완결되기에 기차비도 1번만 내도 되고요.
그렇게 1년만에 다시 한 번 CN Tower에 올랐습니다. 확실히 2-3년 전보다는 몸이 무거웠지만, 적어도 작년보다는 많이 나았습니다. 그렇게 정상에 올라서 숨을 고르며 같이 오른 회사 동료들과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반가운 얼굴들이 보입니다. 이전 직장에서 CN Tower Climbing만 하면 꼭 얼굴을 보이던 친구들이 올 해에도 어김없이 왔더군요. 여느 때 처럼 회사 단체 티셔츠를 맞춰 입고서요. 비록 저는 이제 다른 옷을 입고 올라왔지만, 그래도 매년 함께했던 친구들과 다시 만나서 서로의 안부도 묻고 새로 옮긴 회사에 대해서도 물으며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렇게 이전 직장 동료들과 짧은 만남을 갖고 난 후에 과연 내가 이직을 잘 한 것인지 잠시 되돌아봤습니다.
무언가 변화 후에 새로움에 대한 좋은 감정을 가지는 허니문 기간은 이직의 경우 보통 3달 이내라고 하는데, 저는 아직 이 허니문 기간중이라 새로운 회사에 대해 객관적인 평가는 내리기 힘들 것 같습니다. 실제로 지금 제 마음 속을 들여다 보아도 회사에 대한 좋은 점들만 줄줄줄 보이니까요.
구지 새 직장의 단점을 꼽자면 출퇴근 시간입니다. 통근 거리는 20Km에서 30Km로 50% 가량 증가했지만, 이 50% 증가 구간이 토론토 지역인지라 실제 출퇴근 시간은 기존 대비 2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예전 제 통근시간은 출근 시에는 20분 이내 (보통 제가 6시 언저리에 출근을 합니다...), 퇴근 시에는 25-30분 정도였습니다. 회사 주차장도 건물과 같은 부지였기에 별도의 도보이동 시간이 없었죠.
하지만 지금은 출근 시에는 30분 정도 (역시 보통 6시 정도에 출근을 합니다) 운전을 하고, 주차장에서 회사까지 다시 10분 정도를 걸어갑니다.
퇴근 시에는 주차장 까지 10분 정도 걸어서 돌아간 후 50분 정도 운전을 해야 하고요.
그리고 이전에는 매일 매일 저의 컨디션에 따라 6시에 출근하기도 하고, 7시에 가기도 했습니다. 7시 30분 이전에만 출근하면 보통 25분 이내에 출근이 가능했죠.
하지만 지금은 6시 20분 정도에만 출발을 해도 30분 걸리던 길이 50-60분 씩 걸립니다. 그렇다보니 전에는 딱히 알람을 맞추지 않고 일어나면 출근을 했는데, 지금은 5시 30분에 알람을 맞춰서 일어나 가능한 6시에는 출근하려고 하다보니 왠지모를 강박증이 생겨 아침에 일어나는게 이전보다 더 힘드네요.
아침에 일어나는 것 외에도 다른 정신적인 피로가 있는데, 제 조급증 때문인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이전 회사는 제가 하는 업무분야 중 어떤 것에 대해 누가 묻더라도 현재의 상태와 제 나름대로의 방향과 계획, 그리고 소신이 잡혀있는 상태인지라 뭐랄까... 항상 모든 일들을 제 손바닥 보듯 알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회사에서의 일은 아직 절반도 알지 못하고 있으며, 사용하는 주요 툴과 기술 스택도 이전 회사와는 많이 다르기에 아직 혼자 공부중인 부분도 많고, 이를 어떻게 이끌고 나갈 것일지에 대한 생각은 아직 하지도 못한 상태죠.
이직 후 팀에서 하고있는 일에 자연스레 합류했다면 다른 팀원들이 하고있는 일을과 이미 했던 일들을 살펴보며 눈치를 챘을 수 있을텐데, 제가 속한 팀은 팀원이 저 뿐이거든요. 제가 이번에 이직을 하면서 새로 셋업된 팀이라 제 스스로 목표와 방향을 정해야 하는데, 제 깜냥이 부족한데다 아직 잘 모르는 부분이 많아 항상 쫒기는 마음에 조급함이 생겼습니다. 하루빨리 제가 교육중일 때 채용된 Principal Engineer가 팀에 합류하기를 바랄 뿐이지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자칫하면 제가 팀을 이끌어야 했을 뻔 했는데, Principal Engineer가 생겨서 기댈 언덕이 생겼다는 것이지요.
그래도 처음 3-4주 정도는 육체적 피로도가 매우 높았는데, 지금은 어느정도 해소되었다는 것이 조금은 다행입니다. 제가 루틴이 생명인 운동선수는 아니지만, 상당히 루틴에 영향을 많이받는 편이며 그래서 최대한 루틴을 지키며 살기위해 노력합니다.
이전 회사를 다니면서도 출퇴근 시간과 근무시간 등등을 고려해 처음 몇년간 루틴을 짜기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 제 컨티션에 맞는 최적의 루틴을 찾았었죠. 제 루틴에서 가장 영향을 많이 주는 것이 이른 수면과 아침 운동이였는데, 보통 밤 10-11시에는 잠들고 5시 반에 일어나 1시간 가량 운동하는 것입니다. 경우에 따라 오늘 일을 빨리 끝내서 2시즘 퇴근하려고 하거나 이번주 해야 할 일들이 많이 밀렸거나 전날 일찍 잠들지 않은 경우에는 거르기도 하는데, 이런 날에는 어김없이 이곳 저곳이 아프거나 피곤했습니다. 이직 후 처음 2-3주 정도는 기차시간에 맞춰 움직이다보니 아침 운동을 못하거나, 하더라도 충분한 시간동안 할 수 없었고, 자차 출퇴근을 할 때에도 길이 막히는 6시 전에 출발을 해야하니 집 근처 짐에서 1시간 미만으로만 운동을 할 수 있었죠.
그러다 얼마 전부터 회사 사무실 내에 있는 짐에서 운동을 하기 시작했는데, 이 루틴이 생각보다는 괜찮은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이것저것 부족한 기구들이 있기는 하지만, 아침에 제 몸을 깨워주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것 같네요. 이제 고민이라면 이미 연간회원인 GoodLife를 어떻게 해야하나 입니다.
하루 하루, 한주 한주 겪어나가며 조금씩 적응 해 나아가고 좀 더 성장하기를 바래봅니다. 그래야죠, 그래야 버텨낼 수 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