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고드린 바와 같이, SW개발자 캐나다 이민 한 번 더 생각하세요, 제 2부 '지금은 아니아니 아니되오'를 포스팅 합니다.
먼저 저의 결론부터 먼저 말씀드리자면, 지금은 Express Entry 제도 시행 이전인 2015년 이전에 비해 이민 상황이 매우 안좋습니다. 그래서 어학점수 전 영역 CLB Level9에 해당하는 분이 아니시라면 캐나다 이민을 위해 뛰어 들 타이밍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래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꼭 지금 이민에 도전을 해 보겠다는 생각을 하신다면 지금 현재 상황에서는 컬리지 보다는 대학원 진학이 보다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래 표와 링크는 현재 (MAR 2016)까지 각 EE draw 별 통과 점수를 보여줍니다.
출처: immigration.ca (http://www.immigration.ca/en/express-entry-immigration-draws.html) |
이 450~470점 수준의 점수가 어느 정도인지, 잘 감이 잡히지 않으신다면, 제 이전 포스팅(Express Entry, Comprehensive Ranking 계산기)을 참고하여 본인의 상황에 맞춰 점수를 계산 해 보시거나 이 링크에서 점수 구성이 어떻게 되어있는지 찾아 보시면 이해가 될 겁니다.
캐나다에서의 경력이나 학력이 전무하지만 해외(한국 포함, 캐나다 외) 학사 학위에 경력 3년 이상이며, 이민성에서 인정하는 최고 등급의 IELTS 점수 (스피킹/라이팅 7.5 이상, 리스닝 8.5 이상, 리딩 8.0 이상)를 가진 20대 후반이신 분이 계시다고 가정을 해 봅시다. 일단 캐나다 근무 경력이 없기에 당연히 CEC 대상자는 아닙니다.
이전 같으면 이 분은 FSW 점수가 대략 70~80점 정도가 나오기에 FSW 신청 자격인 67점을 넘기게 되어 FSW를 신청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서류에 문제가 없지 않다면 4~12개월 내에 영주권을 받을 수 있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현 Express Entry 제도 하에서는 이 분의 EE 점수는 440점대가 나오기에 FSW 신청 서류조차 제출 할 수 없습니다. 만약에 기혼자라면 배우자의 어학점수/경력/교육사항 등의 조건으로 인해 그 보다 더 낮은 점수를 받을 수도 있죠.
한국 사회에서 가장 흔한 학사 학력자를 기준으로 설명드렸는데, 과연 EE 통과 안정권인 460점대 후반 혹은 470점대는 어떤 조건에서 가능할까요?
32세 이하에 석사 학위 소지자이며, 3년 이상의 근무 경력에 IELTS 최고 등급을 보유하고 계시다면 465점 이상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33세만 되어도 점수는 459점으로 떨어지죠.
만약 석사 학위는 아니더라도, 2개의 학사학위나 1개의 학사학위 + 전문대 학위가 있으시고 역시나 3년 이상의 근무경력에 최고 등급의 IELTS가 있으시다면, 30세일 경우 469점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한 살 한 살 나이가 들 수록 5~7점 씩 내려간다고 보시면 되고요.
그리고 위 조건들은 독신일 경우이며, 기혼자일 경우 배우자의 언어/경력/교육 조건에 따라 감점이 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나고 자라고 생활하신 분이 IELTS 모든 영역에서 최고 등급을 받는 것은 사실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나마도 학사 학력이라면 IELTS 전 영역 최고점이라 해도 440점대 이상을 받을 수도 없고요.
이러한 상황을 타파하기 위한 방법은 두 가지 정도로 보입니다.
첫번째는 영어+불어 두 가지 언어에 모두 능통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 경우 학사 학력이라고 해도 최대 460점 대 까지 점수를 올릴 수 있기에 450~470점대에서 춤추는 EE Draw 컷오프 점수를 감안하면 충분한 승산이 있습니다. 반약 전문대 학력이라면 두가지 언어에 능통하더라도 최대 440점대 까지만 가능하기에 지금까지의 EE draw 트랜드 상 EE 통과를 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영어도 힘든데 불어까지 능통하기란 더 어려울테니 가용한 해결 방안은 아닌 것 같습니다.
두번째는 캐나다 경력을 가지는 것입니다.
캐나다에서 풀타임 근무 경력 1년을 갖추면 40점이 올라가며 최대 5년의 경력을 가질 경우 80점 까지 추가 점수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면, 역시나 캐나다에 와서 합법적으로 근로를 하는 것이 유일한 돌파구로 보이지만, 이 역시 쉽지 않습니다.
일반적으로 한국에서 바로 워크퍼밋을 받고 캐나다에 오기란 쉽지 않습니다.
환태평양 동반자 협정 (TPP, Trans-Pacific Partnership) 가입 국가들인 미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폴, 부루나이, 호주, 뉴질랜드, 맥시코, 칠레, 페루의 시민들은 상호간 별도의 절차 없이 개인이 신청하면 1~3년 정도의 워크 퍼밋이 나오지만, 한국은 TPP 가입 국가가 아니기에 워크퍼밋을 스폰서 해 줄 고용주가 있고, 고용주가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워크 퍼밋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한국인 개인이 신청해서 받을 수 있는 워크퍼밋은 워킹 홀리데이 비자 정도인데, 이 비자의 경우 유효기간이 정확시 1년이기에, EE에서 요구하는 1년의 경력을 위해서는 입국일부터 출국일까지 풀타임으로 근무를 해야지만 가능하니,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해야 하겠죠.
그래서 선택하는 방법이 캐나다 유학입니다. Post Secondary를 졸업 할 경우 학업 기간에 따라 최대 3년까지 받는 PGWP을 받기에 캐나다에서 근로가 가능하게 되니, 캐나다 경력을 통한 추가 40점을 위한 또 다른 방법일 수 있습니다.
현재 학사 학력인 경우로 가정하자면 학사 -> 학사+컬리지 학력으로 변경되기에 학력 점수 8점이 올라가고, 졸업 후 1년 경력까지 더하면 총 48점이 더 높아집니다.
그러면 일명 '유학 후 이민'이 답 일 것 같지만, 나이의 함정이 있습니다.
30세부터는 매 해 마다 약 7점 정도의 점수가 줄어듭니다. 모든 일정이 그림같이 맞아 떨어져 졸업 후 바로 일을 시작했다 해도, 3년의 시간이 필요한 것이며, 3년간 21점 정도 나이 점수가 내려가게 되어 결국 27점 정도만 점수를 더 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학사에 어학 최고등급이라면 3년의 시간가 나이 점수의 감소를 감안하고서라도 충분히 노릴만 하지만, 어학 점수가 좋지 않다면 노려볼 만한 카드는 아니라고 봅니다.
캐나다 와서 학교 생활 하다보면 IELTS 점수가 늘지 않을까? 생각하시겠지만, 제 경우도 그렇고 주변을 봐도 결코 그렇지는 않더군요.
언어 점수가 최대 136점으로 워낙 자체 비중이 적지 않은데다, 어학+경력, 어학+학력을 통해 주어지는 가산점 또한 100점이나 되기에, 전 밴드 CLB Level 9 이상의 어학실력이 아니라면 지금 시기에 이민을 위한 유학은 risk가 높습니다.
어떤 분들은 이러한 EE 점수제도에 대해 알고 계시면서도, 추가 600점을 주는 LMIA를 믿고 오시는 분들 역시 적지 않았습니다.
이야기를 하다보니 유학원에서 졸업 하고 취직하면 다 잘 해결되는 것이고, 이미 한국에서 충분한 경력을 갖춘 실력자라 취직도 잘 될테니 크게 개의치 말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었다고 하더군요.
그도 그럴만 한 것이 이민성 홈페이지에도 600점 가산점에 대해 "valid job offer supported by a Labour Market Impact Assessment" 혹은 "letter of nomination from a Province or Territory"가 있으면 주는 것으로 나와있습니다.
사실 600점 가산점의 첫번째 조건에서 중요한 말은 'supported by a Labour Market Impact Assessment'이지만, 이 분들은 그 말은 잘 이해하지 못하고 (혹은 기억하지 못하고) 'Valid job offer' 부분만 기억을 하고 계셨습니다.
LMIA가 쉽지 않고, 고용주도 피고용인도 모두 지치고 힘든 프로세스이며, 그렇게 힘든 과정을 거쳐도 거절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은 조금만 구글링을 해 보셔도 알 수 있는 내용이니 따로 적지는 않겠습니다. 하긴 제가 직접 경험한 바도 없는 내용이라 따로 적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면 대학원은 조금 더 나을까요?
전반적으로 상황이 밝지는 못하지만, 대학원의 경우 학력 점수에서 조금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도 있고, 연방정부 이민이 아닌 HCPS나 International Graduates 주정부 이민 또한 가능하기에 상대적으로 조금 더 높은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히나 온타리오 주정부 International Graduates 이민 프로그램은 근무 연수나, 경력 등과 무관하게 온타리오 대학원을 졸업하는 것 만으로도 이민 신청이 된다는 것이 큰 장점이지요.
요즘 상황이 이렇게 되다보니, 처음에는 저도 한국 친구들에게 캐나다 이주를 권유했지만, 지금은 몇몇 IELTS CLB9의 성적을 가진 친구들을 제외하면, 오히려 오겠다는 사람들을 말리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당장은 캐나다에 올 생각 하지 말고, 한국에서 머물면서 잠시 숨 고르고, IELTS 공부 꾸준히 해서 점수 높여 놓고, EE 점수 420점 이상 점수가 나온다 싶으면 혹시 모르니 Express Entry 풀에 FSW로 프로필 등록만 해 두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보통 매 draw마다 1,000~1,500명 정도를 선발하는데, 혹시나 이민성에서 한 번에 3,000-4,000명 정도 선발을 하면서 점수대가 한 번 정도는 갑자기 낮아질 수도 있으니까요.
제 성격이 워낙 안전빵과 Plan-B를 좋아하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지금 시기에 이민을 위한 캐나다 유학은 아직 만나지도 못한 고용주의 스폰서쉽을 기대하며 적지 않은 학비와 시간을 투자하는 것으로 보여 위험 부담이 너무 높은 것 같네요.
저야 이쪽 인더스트리에 한인 개발자들이 더 많아져서 한인 개발자들도 중국/러시아인 개발자 커뮤니티 못지 않게 넓고 견고한 네트워크를 형성하길 바라지만, 지금은 시기상 이민에 뛰어들기엔 불확실한 요소들이 너무 많네요.
하루 빨리 시리아 내전 문제와 난민 문제가 해결되어 이민성에서도 난민 보다는 이민 문제에 더 집중을 하여 EE 점수대가 더 낮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본 포스팅이 캐나다 이민을 준비하시는 개발자 분들께서 캐나다 이민의 가능성이나 위험요소를 판단하시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