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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2월 10일 화요일

컬리지 프로그램 자문위원회 활동 (Program Advisory Committee)

안녕하세요 둥이아빠입니다.

보통 컬리지에서 오는 이메일들은 동문들에게 기금모금을 하는 연락이거나, 동문파티 등등 별로 관심이 없는 내용들이라 읽어보지도 않고 휴지통으로 직행하는 편입니다. 얼마 전에도 센테니얼 컬리지에서 이메일이 한 통 왔습니다.

'Invitation for PAC member'


메일 제목도 뭔지 알 수 없는 단어인 PAC이라는 말이 적혀있어서 바로 삭제를 했었죠.

그 사실을 잊고 며칠이 지난 후 얼마 전 주문한 TV가 아직 배송이 되고있지 않아서 혹시나 스팸함이나 휴지통에 메일이 들어있지 않을까 싶어 스팸함과 휴지통을 뒤져보는데, 의도치않게 그 메일의 본문이 열렸습니다. 떡 본 김에 제사지낸다고 열린김에 잠시 읽어보는데 메일의 시작이 제가 아는 교수의 이름으로 시작하더군요.

 'XXX 가 추천을 해주어서 너를 Mobile Applications Development 학과의 PAC 멤버로 초대하고싶다.'

PAC이 뭔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학교다닐 때 만났던 교수의 이름이 들어있기에 구글에서 PAC이 무엇인지 찾아봤습니다. 찾아보니 Program Advisory Committee의 약자로 학과 프로그램 구성 및 설계, 방향성에 대해 자문을 하는 외부 자문위원 활동이더군요.

발신인도 찾아보니 그 학과의 full-time faculty 중 한 명인데, 교수를 하고있는 사람이 메일을 보내면서 아무도 알지 못 할 PAC이라는 약어를 제목으로 쓰고, 메일 본문에 PAC이 무엇을 하는 것인지도 쓰지 않아서 이 교수가 이상한 것인지, 저를 초대 할 의욕이 전혀 없는건지, 제가 상식이 부족한 것인지 잠시 생각하게 되었네요

여하튼, 구글링을 통해 PAC이 무엇인지는 알게 되었고, 참석을 여부에 대해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개발쪽을 하긴 했지만 이미 손을 놓은지 거진 3년이 다 되었고, 제가 했던 모바일은 일반적인 시장에서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기에 잠시 고민을 하다가 모바일 분야를 떠난지 약 3년가까이 되었고, 지금은 DevOps관련 일을 주로 하는데 그래도 괜찮은 것인지와,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게되는 것인지 소개를 해 달라고 답장을 보냈죠.

메일을 보내고 잠시 후 곧바로 답장이 왔는데, 한 번 시작하면 3년간 임기이며, 일년에 2회 정기회의 외에 필수적으로 참여해야하는 별도의 활동은 없는 일종의 봉사활동이라는 답이 왔습니다.

일단 안그래도 바쁜 상황인데 저를 더 힘들게 만들만큼 일이 큰 것은 아니라는 점에 마음이 놓였지만, 반대로 학과 프로그램  설계에 참여하는데 연간 2회 미팅만으로 무엇이 가능할까 싶어 형식상 존재하는 위원회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다시 한 번 망설였습니다.

그래도 언젠가 제가 충분한 실력과 자질을 쌓은 후에는 컬리지 강사를 한 번 쯤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항상 있었기에 일단 한 번 참석을 해 보기로 결정을 하였고, 이번 주 월요일에 첫 프로그램 자문위원회 회의에 참석을 했습니다. 졸업 후 4년간 단 한 번도 학교에 갈 일이 없었는데, 지난달 지식 더하기 정보 나누기 행사에 스피커 참석 건으로 가고 다시 한 달 만에 학교에 오니 왠지 학생때로 돌아간 것 같아 이상하더군요. 제 신분이나 일자리 등등 모든 것이 불명확하던 시절이라 그 시절이 그리운 것은 아니였고, 자주오니 많이 바뀐 캠퍼스가 다시 눈에 익기 시작하더라고요.


지난번 행사는 학교 행사라기보다는 아리랑 TV의 행사에 학교와 같이 주관을 한 것이고, 학교 전체라기 보다는 국제학생 학부에서 주관한 행사라 딱히 학교 관계자들을 만나보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컬리지 학부에서 하는 행사인지라 오래간만에 몇몇 반가운 교수들과 학과장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저를 추천해 준 교수 사무실에서 10분 가량 이야기를 나눈 후, 회의실로 들어가니 저에게 메일을 보냈던 교수가 테이블 세팅을 하고 있더군요.


이번 회의 아젠다, 위원회 활동에 대한 가이드 문서 등을 읽어 볼 때만 하더라도 형식적으로 하는 활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난 회의록을 읽어보니 그래도 무언가 의미있는 활동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세한 행간의 내용은 제가 알 수 없지만, 현재 학과의 커리큘럼을 읽어보면 지난 회의록에서 제안한 몇몇 사항들을과 연관된 키워드들이 보였습니다.

저를 포함한 신입 위원 3인과 기존 위원들간 자기소개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회의를 시작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어떤 회의인지 몰라 적당히 눈치를 보고 있었는데, 위원들 각자 자신이 생각하는 의견들을 가감없이 내던지고 있고, 학교에서도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포착되어 저도 제 생각을 이야기 하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화두를 던지거나 이야기 전환할 만큼의 영어실력은 안되기에 제 생각과 어느정도 일치하는 이야기가 나올 때, 기회를 봐서 하나씩 생각들을 던졌죠.

"1년 2학기라는 시간은 그리 긴 시간이 아니다. 학기마다 배우는 전공 5과목 중에 서로 연관성이 아주 낮은 코스가 3-4개 정도로 학생들은 매 학기마다 전혀 다른 것 3-4개 이상 배우는 것인데, 차라리 1학기에는 mobile관련 다양한 것들을 general하게 배우고, 2학기에는 몇가지 스트림을 선택할 수 있게 하여 선택적으로 특정 스킬셋에 대해 깊이있게 배우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개인적 경험상 컬리지 졸업자들이 대졸자 대비하여 인터뷰 뿐 아니라 실무에 있어서도 상대적으로 크게 취약한 것 3가지가 있는데, 디자인패턴/설계, 테스팅, 안드로이드 activity/fragment/service 라이프사이클 관리 등과 같은 기본지식이다. 4년간 배운 학생들만큼 성취를 할 수는 없을지 몰라도 어찌보면 현업에서 가장 기본이되고 중요한 지식을 전혀 배우지 않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회의가 진행되면서 여러 이야기들이 오갔고, 현재 프로그램에서 백엔드, iOS, Android, Mobile Web 등 너무나 다양한 기술들을 배우는 것이 문제라는 것은 학교에서도 동의를 했고, 학생들 설문조사를 거쳐 두번째 학기에는 2개 혹은 3개의 스트림으로 나누는 방향에 대해 학교에서 좀 더 고민을 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파트타임 교수를 하는 일부 위원회 멤버들이 우려하는 것은 비용/난이도 등의 문제로 학생들이 스트림을 선택할 경우 90%이상 Android로 가서 스트림 운영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것인데 (과목 개설을 위한 최소 학생 수 확보가 안될 수 있기에) 그래서 학생들의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는 것이였죠.

또, 학생들에게 너무 과부하가 걸린다는 것에 학교도 동의를 하여 2020년 가을학기 부터는 프로젝트 과목에서 모든 과목에서 배운 내용을 모두 총망라한 integrated capstone project를 하고, 각 과목에서는 학기말에 별도의 프로젝트를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여러 과목의 교수들이 같이 협동해서 코스 커리큘럼과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하기에 학교 입장에서는 좀 더 일이 많아졌겠지만, 이전에 비해서는 학생들의 로드가 줄어들 수 있기에 좋아진 것 같아요.

그리고, 원래는 2학기에만 capstone project를 했는데, 이것을 1학기부터 하는 대신에 1학기 중반정도 까지는 진짜 프로젝트를 하기 보다는 실제 현업에서 필요로 하는 지식인 테스팅, CI/CD, 디자인 패턴/설계 등등에 대한 내용들을 조금씩이라도 훑어보도록 과목 설계를 하기로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회의 중 세부적으로 정하지는 않았고, 추후에 shared document를 통해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은 후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다음 미팅은 거의 반년 뒤에 다시 있을텐데, 이번에 제안된 내용들 만이라도 다 반영이 된다면 확실히 이전보다는 나아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결국... 수업을 어떻게 설계하건, 그 누가 와서 강의를 하건,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마지막 단추는 학생인데, 과연 학생들이 얼마나 열정적으로 수업에 참여를 하고 스스로 노력을 할 것인지가 의문이긴 합니다. 공자/맹자가 와서 가르친다 한들, 학생이 아무런 의지가 없다면 무엇 하나 깨우칠 수 없으니까요.
위원회 회원들 중 컬리지를 다녀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저 뿐이라, 대학생들을 생각하고 의견들을 제시한 것일텐데, 컬리지를 다녀본 저로서는 궁극적으로 마지막에 허무해지는 것이... 

'아무리 낮게 잡아도 절반 이상의 학생들은 공부 안하고 그냥 대충 학교만 다니고 졸업장만 받을텐데... 우리가 이렇게 목에 핏대 세워가며 토론하는 열정의 절반이라도 가진 학생은 아주 드물텐데...' 

이 생각이 드는 것이죠.

그래도, 이 학과는 다른 IT분야 학과와는 달리 관련 전공 기 졸업자들이 mobile 특화된 개발을 배우기 위해 듣는 프로그램이라 하니, 제가 경험했던 컬리지 학생들과는 사뭇 다른 열정이 있으리라 믿어보고 위원회 활동에 열심히 참여 할 생각입니다.

최소한 학교측에서 위원회의 의견을 경청하고 제안을 받아들일만큼 충분히 개방적이고, 커미티 멤버들 역시 이 봉사활동을 한낱 지나가는 일 정도로 생각하지 않고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만큼 열심히 활동하다보면 무언가 발전이 있을 수 있을테니까요.

2017년 4월 4일 화요일

College와 취업률 데이터, 그리고 제 체감 취업률

요즘 연이어서 저에게 문의를 주신 많은 분들께서 '취업이 잘 되는 컬리지를 가는 것이...' 라는 말씀을 하셔서 글을 올립니다.

이전에도 제 다른 포스트에 댓글이나 메일로 따로 문의주신 분들께 답장으로도 이미 나간 적이 있는 내용이긴 한데, College의 SW 학과 졸업생의 취업률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캐나다에 첫 발을 내딛기 위한 준비 하면서 컬리지를 알아보았을 때에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고 찾아본 데이터는 각 프로그램의 커리큘럼과 취업률 데이타입니다. 아무래도 이미 전공을 했던 분야인지라 너무나 기초적인 과목으로 커리큘럼이 되어 있으면 피하고 싶어 커리큘럼을 찾아 봤었고, 당연히 이민을 간 이후에 일을하며 돈을 벌고 살아야 하기에 가장 중요한 '취업'을 확인하지 않을 수 없었죠.

정확한 수치로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대부분의 토론토 인근 컬리지 SW 관련 학과의 취업률 데이터는 졸업 후 6개월 이내 70%를 웃돌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외에 조금 더 범위를 넓혀서 오타와나 나이아가라 등 다른 온타리오 주의 컬리지들을 찾아 보아도 낮아봐야 60-70% 정도는 되었던 것으로 기억하고요.

당시에 이 데이터는 저에게 상당히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을 했던 것이 사실입니다. 아무리 언에에서는 disadvantage가 있다고 해도 60-80%의 확률이면 충분히 스스로의 힘 만으로도 돌파해 낼 자신이 있었거든요.

이 자료는 누구나 쉽게 인터넷으로 찾을 수 있는 자료이긴 한데, 저도 처음 준비를 했을 때에는 직접 자료를 찾아 볼 생각은 하지 않았고, 유학원에 문의를 하여 자료를 받아 보았었습니다. 대부분 유학원들이 캐나다 컬리지 요강 같은 두꺼운 책이 있고, 그 책에는 각 학교/학과 별 입학시기, 입학정원, 취업률 같은 데이터들이 있었죠.

예를들어 제가 다녔던 학교의 취업률 통계 자료는 이 링크에서 찾아볼 수 있죠.




위 스크린샷은 2015년 자료 첫 장을 캡쳐한 것입니다. 저도 사실 본 포스팅을 준비하면서 처음 본 자료인데, 위 자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 Working Related 부분과 Available for Employment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한국에서도 정부에서 발표하는 실업률과 취업률 수치와 실제 체감하는 정도에 차이가 많아 허수가 많다고들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그 원인 중 하나가 이를 계산할 때 모수가 전체를 대상으로 하지 않고 Available for Employment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죠.

위 표에서도 볼 수 있듯, 총 6,449명의 졸업자 중 Available for employment는 2,730 명입니다. 그리고 2,730명이 취업률을 계산할 때 분모로 들어가는 숫자인데, 실제 전체 졸업자의 약 40% 수준밖에 되지 않습니다. 즉 졸업자 100명 중 10명만 취업이 되었어도 취업률 계산은 10/100으로 하지 않고 10/40으로 계산하여 25%라고 말하는 것과 같습니다.

위 테이블에서 녹색 부분에 표시된 72%라는 취업률은 캐나다에 오기 전에 보았던 수치와 상당히 유사한 수치인지라 익숙한 데이터이지만 그 옆에 Working Related의 48%는 저에게는 매우 생소한 수치입니다. 제가 컬리지를 생각하면서 받아보았던 자료에서는 절대 나온적이 없었던 과반 미만의 취업률 수치입니다.

자 그러면 실제로 제가 체감하는 컬리지 SW 학과 취업률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다른 글과 마찬가지로 제가 경험하고 아는 캐나다 사회는 제 경험만을 기반으로 하기에 전체를 대변하기는 어려울 수 있지만, 실제 이 곳에서 생활하는 사람 중 한 명으로서 어떻게 느끼고 생각하는지를 참고하실 수는 있을 것입니다.

제가 입학을 한 시기는 2014년 1월 학기이며, 프로그램은 3년제 프로그램의 Fast-Track 과정인 Software Engineering Technology Fast-Track 과정입니다. 그리고 같은 시기에 같은 프로그램에 입학했던 친구들의 절대다수는 외국인 학생이였으며, 또 대부분이 Co-op 프로그램으로 등록을 하여 저처럼 non co-op으로 등록한 학생들은 많지 않았고, 또 non co-op으로 처음에 입학을 했어도 상당수의 학생들이 첫 학기중에 학교에 이야기 하여 Co-op으로 프로그램 변경을 했었습니다.
1월학기에 시작했던 당시 프로그램의 일정상 코업 유무와 상관없이 방학이 없이 학사계획이 잡혀있어 졸업까지 non co-op의 경우 16개월, Co-op의 경우 24개월이 걸리는 과정으로 저처럼 중간에 자퇴?를 한 경우를 제외하면 대부분 2015년 4월에서 2015년 12월 사이에 졸업을 했기에 졸업 후 지금까지는 약 1.5~2년 정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같이 입학했던 친구들 중 한 명은 Software Engineering Technician Fast-Track 과정으로 8개월(2학기)만에 졸업을 했지만 총 50여명의 모수 중 1명이니 일단 예외로 하겠습니다. (참고로 그 친구는 졸업과 동시에 BlackBerry QA로 취업이 되서 월털루로 갔으며 이후로는 연락이 안되서 잘 모릅니다)

졸업 후 1.5-2년이 지난 지금 시점에서 살펴보면 졸업자의 대부분은 취업을 했습니다.

하지만 단순 취업률이 아닌 전공 관련분야 취업률을 보자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지는데요, 카페나 식당, 마트 등에서 전공과 무관한 일을 하고있는 경우를 제외하고 전공 관련분야인 Software Developer, QA, Tech Support, IT 테크니션, Tech sales 등으로 취업을 한 경우는 다 합치면 21명으로 절반에 미치지 못합니다. 그리고 그 중 가장 근무여건이나 연봉 면에서 가장 나은 대우를 받는 직업군인 SW Developer (DBA 포함)로만 보자면 총 11명이 SW Developer로 현재 일을 하고 있어 25% 미만이고요.

시계를 돌려서 졸업 후 반년 정도의 시점인 2016년 여름으로 돌아 가보겠습니다.

당시에는 SW Developer로 취업을 한 사람은 총 8명이고, QA 등 다른 포지션 취업자는 정확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매우 소수였습니다. 제 생각에는 당시만 해도 친구들이 근무 조건이나 연봉에서 상대적으로 나쁜 대우를 받는 다른 포지션에는 지원을 잘 안했기 때문이라고도 생각합니다.

그러면 SW Developer로 취업을 한 8명의 면면을 살펴보겠습니다.

컬리지 입학 전에 모국에서 Software Developer (or DBA) 근무 경력이 있던 사람은 저를 포함하여 총 8명이지만, 저는 제대로 된 경력자는 7명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본인 주장'에 의거하여 PHP 경력이 3년 남짓 된다는 한 친구는 같이 과제나 프로젝트를 하면서 코드를 보면 3년의 경력이 거짓 주장이거나, 제대로 된 회사에서 일을 했던 경력이 아닐꺼라고 생각되기 때문입니다. PHP의 syntax는 이것저것 많이 아는 것이 확실하지만, 프로젝트 설계나, 로직 구현 수준에서는 도무지 경력자라고 믿어지지 않는 수준이였거든요. 아마 개인 웹 서비스 개발/운영 정도를 경력으로 말한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이 7명 중 6명은 졸업 후 반년 정도가 지났던 당시 시점에 Software Developer로 취업을 했습니다. 나머지 경력자 1명은 상해에서 C++ 쪽에서 경력도 10년이 넘었고, 실력도 좋은 친구였는데, 이력서를 아무리 넣어도 좀처럼 인터뷰 기회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며 힘들어하곤 했었죠.
그 외에 기존 학력은 있으나 (Fast-track 이였기에 기존 학력이 다들 있었습니다) 경력이 없었던
친구들 중에 Software Developer로 취업이 된 케이스는 단 2명입니다. 지금은 취업이 안되 고생하던 그 상해 친구도 구직에 성공을 해서 경력자들은 100% 취업을 했고, 경력이 없지만 SW Developer가 된 사람은 현재 기준 총 4명입니다.

물론 제 체감 통계에는 여러가지 구멍이 있습니다.
제가 아는 케이스들로만 예를 들자면, 당초부터 명확히 SW 개발자가 되겠다는 의지는 없었던 홍콩인 캐나다 영주권자 아저씨는 졸업 후 모국으로 돌아갔습니다. 처음 입학 후 학기초에 영주권 갱신을 위해 머무르기 위해 왔는데, 그냥 놀 수는 없어서 컬리지에 왔고, 20대 시절에 코볼 개발을 한 적이 있기에 요즘 기술이 궁금해서 왔다고 했었죠. 캐나다에서 모델로 활동하던 여자친구와 함께 살기 위해 캐나다 컬리지에 왔던 베네주엘라 친구는 졸업 후 1년정도 지났을 때, 여자친구가 주 신청자가 되어 영주권을 받은 뒤 다시 모국으로 돌아갔고요. 또, 정확한 나이는 잘 모르지만 최소 40세 이상이였던 파키스탄인 아저씨는 나이 감점때문에 자력 이민이 어렵다는 판단으로 캐나다에 이민와 개인 비지니스를 하는 친척이 사는 도시로 이동하여 그 업체의 스폰서를 받아 영주권을 받기 위해 자발적으로 전공분야 취업을 하지 않았다고 다른 친구를 통해 전해들었습니다.

이런저런 케이스들을 모두 고려한다면 제 체감 통계도 좀 더 정확해 질 수 있지만, 제가 그들 모두와 친밀하게 지내고 있는 것도 아니고, 또 지금은 건너 건너서도 연락이 닿지 않는 사람들도 있다보니 실제 취업이 되었어도 알지 못하는 케이스도 있을겁니다만, 저와 같은 학교 같은 프로그램에 같이 입학했던 친구들도 그렇고, 주변에 다른 사람들의 경험을 통해 보더라도 대략적인 느낌은 비슷합니다.

졸업 후 1년이 넘으면 전공관련 분야는 전체 졸업자 중에 절반가량이 취업을 하고, SW Developer로는 25% 가량이 취업을 합니다. 그리고 SW Developer로 취업을 한 친구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학교 재학시 "저 친구랑 팀프로젝트 같이 해야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던, 나름 잘한다는 느낌을 받았던 친구들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학사/석사를 받았으나 취업이 안되어 컬리지에 다시 갈 정도로 컬리지에 가면 취업이 잘된다더라" 라는 말이 있어 이에 대해서도 잠깐 말씀드립니다.

컬리지는 직업 시장을 위한 직업 학교라는 그 특성상 학교 전체를 놓고 보자면 학문 연마를 목적으로 하는 대학/대학원 대비 전반적으로 취업률이 높을 수 있습니다. 아무래도 실질적인 특정 직업을 겨냥한 학과의 졸업생이 순수학문 학과를 졸업한 졸업생 보다는 특정 직업군에 특화되어 있기에 구직 시장에서 더 유리할 수 있죠.
하지만 이는 전반적인 컬리지 vs 유니의 이야기라면 맞을 수 있지만, 대학/대학원/컬리지 졸업자, 심지어 그냥 고졸자라도 모두 같은 포지션을 두고 다투는 SW Developer라는 직업군에서는 맞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만약 컬리지가 아닌 대학/대학원이라면 "꼭 관련분야 취업을 해야하나?", "취업률이 전부는 아니자나!" 라는 말이 맞겠지만, 직업을 위한 교육기관에서 가장 중요한 지표는 결국 졸업생들이 졸업 후 관련분야에 얼마나 정착하는가라고 생각합니다.

대학/대학원에 대한 저의 직접적인 경험은 없지만, 저희 팀에 들어오는 갓 대학/대학원을 졸업한 쥬니어 개발자들을 통해 듣는 바에 의하면 그들 역시 그 누구도 손쉽게 취직이 되지는 않지만, 제가 느끼는 컬리지 졸업생들의 취업률 수준에 비하면 훨씬 수월하다는 느낌이였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Software, Computer Science 관련 컬리지의 취업을 정리하자면 이렇습니다.

- 학교 다닐 때 잘 했던 사람들은 시간이 좀 걸리지만 결국엔 SW Developer로 취업을 한다.

- 컬리지 졸업해서 SW Developer가 되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갈 만큼의 어려운 경쟁은 아니지만 졸업하면 대부분 취업되는 수준도 아니다.


- Developer가 아니라 해도 전공 관련분야/유사분야로의 취업 역시 절반 미만으로 쉽지는 않지만 많이 어렵다고 하기는 힘들다.


- SW/CS 관련 학과로 한정지어 보자면 컬리지 졸업자의 취업률은 대학/대학원 취업률보다 낮으면 낮았지 높지는 않다.


제 블로그의 다른 글에서 오직 컬리지만이 유일한 선택지는 아니라는 말씀을 드린 적이 있는데요, 간혹 "컴싸/컴공 석사를 하는 것 보다 컬리지를 가는 것이 취업에 유리할 것 같아 컬리지로 간다"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다는 것은 참 안타까운 일입니다.
컬리지와 석사는 분명 그 목적성도 다르고, 입학 요건도 다르며, 졸업의 난이도 또한 차이가 나고, 학비 역시 대학원이 더 비쌉니다. 입학 요건의 문제, 시기상의 문제, 다른 환경적인 문제, 자금의 문제, 혹은 졸업시 까지 공부를 할 자신감의 문제라면 모를까 만약 취업률을 걱정하여 컬리지에 오신다면 컬리지에 실망을 하실 수도 있을 것입니다. 만에하나 컬리지에 오시면서 70%의 취업률이라는 통계만 믿고 하위 30%에만 벗어날 정도의 노력을 하며 졸업한다면 최악의 경우가 될 것이고요.

오늘 포스팅을 준비하면서 갑자기 짧게나마 같이 생활했던 컬리지 친구들이 생각나서 오래간만에 페북/페북 메신져/링크드인/문자 등으로 연락을 했네요.

2016년 4월 1일 금요일

SW개발자 캐나다 이민 한 번 더 생각 하세요 - 부록 CIC PGWP report

오늘이 April Fools' Day라 회사에 온갖 장난들이 넘쳐나는군요.



오토빌드/오토테스트 보드에 이상무 컬러가 원래 Green인데, 그걸 Red로 바꿔 놓는 친구도 있고, 매 주 금요일 점심 때 마다 사장이나 주요간부, 혹은 임원진과 오픈 디스커션 시간이 있는데, 우리 회사에서 BlackBerry의 단말 사업을 인수하기로 했다는 말도 나오고, 마우스 밑에 포스트 잇 붙여놔서 마우스 못쓰게 만드는건 기본이고... ㅎㅎ

오늘이 사실 다음 마이너 버젼 업 릴리즈 Code Freeze 날인데, CTO랑 PM이랑 둘이서 짜고, 인증되지 않은 사용자가 접속 할 경우 기업 자원을 함부로 사용할 수 있으니, Android 6.0에 추가된 API 빨랑 구현하기 위해 Code Freeze를 토요일로 미루자고 긴급 메일이 날라오네요.

그 신규 API는... isUserAGoat()
궁금하신 분은 위 링크로 들어가 보시면 압니다.

회사에서 사장/직원 할 것 없이 이런 장난들을 즐기는 것도 그렇고, 작은 장난들에 다들 뒤로 넘어가게 웃는 것 보면 멍청한건지 순진한건지 구분이 안되기도 합니다.

지금 할 이야기는 만우절 장난은 아니고, 어제 신문에서 관심가는 기사를 찾아내서 말씀드립니다.



제목 그대로 국제학생이 Post Secondary School을 졸업 후 받는 워크 퍼밋 (PGWP)이 저임금 노동력을 양산하고 있다는 기사입니다.

The Globe and Mail이 Tornoto Star 같은 다른 신문들 보다는 약간 우편향이긴 하지만, 그래도 구체적으로 언급한 수치 자체가 좀 놀라웠고, 기사의 소스가 이민성(CIC) 내부 리포트인지라 어느 정도는 현실을 반영하고 있을 것 같아 공유드립니다.

많은 외국인들이 PGWP를 위해 캐나다 학교를 다니고 있고, 실제로 외국인 졸업자의 7할 정도가 PGWP를 신청합니다. PGWP는 외국의 고급 인력을 자국 산업 현장과 국민으로 흡수하여 산업 고도화와 고급 인력 유입을 위해 고등 교육인 College, Univ 등을 졸업한 외국인들에게 최대 3년 까지 캐나다에서 일을 할 수 있게 만든 제도인데, 2014년 기준 PGWP로 캐나다에 머무는 외국인 수는 7만명이 넘는다고 하네요.
하지만 문제는, 고등 교육을 졸업한 인력임에도 불구하고, 실제 소득은 내국인 컬리지 졸업자 대비 절반에 미치지 못한다고 합니다.


International students with a work permit had median earnings of $19,291 in 2010, compared with about $41,600 for 2013 domestic college graduates and $53,000 for Canadian university grads, according to the review.

2010년 당시 온타리오 최저임금이 시급 $10.25였기에, 일 8시간 주 5일 근무로 계산하면 연간 $21,320.00이 나옵니다. 하지만 컬리지라는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의 연 소득 중위값이 그 보다도 적네요. 컬리지를 졸업해도 과반수 이상의 외국인들이 최저임금 미만의 생활은 한다는 이야기죠.

그리고 본 보고서는 이렇게 양산되는 저임금 노동력이 자국민 우선 정책에도 반하는 것이라고 안좋게 평가했네요.

“Facilitating this large pool of temporary labour, largely in low-paid positions, may be in conflict with the objectives of the Putting Canadians First strategy,” the report states.

또한 EE와의 충돌에 대해서도 언급하면서, EE는 이전 이민제도와 달리 캐나다 학교 졸업자에 대한 혜택이 사라지며 PGWP를 통한 이민이 어려워졌으며, 노동 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이 교육에 투자 한 만큼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자세히 보면 외국인 컬리지 졸업자는 2010년 기준, 내국인 졸업자는 2013년 기준으로 정확한 비교 데이터가 되기는 여려울 수도 있지만, 절대적인 수치 자체가 워낙 차이가 커서 충격이긴 합니다. 사실 오직 이민을 위해 한인 업장에서 세금 신고는 고소득으로 등록하여 고액의 세금을 납부한 후, 사업주에게 다시 페이백 하는 방식으로 가짜 경력을 쌓는 분들도 많은데, 이런 상황까지 감안하면 실제 연소득은 더 줄어들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사실 자세한 통계 수집 방법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어 무어라 말하기는 힘들지만, 위 보고서 공개를 The Globe and Mail에서 8개월간 줄기차게 요구한 끝에 받아냈다는 것 보면, 자유당 정권 이전 리포트인데, 보수당 정권의 이민성에서 만든 정책을 보수당 정권의 이민성에서 내부 리포트로 데이터 왜곡까지 하면서 비판하지는 않을 것 같아 어느정도는 신빙성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CIC 리포트는 따르면 PGWP 제도가 저임금 인력을 많이 만들어내고 있고, 질낮은 교육을 부추기고 있다고 꼬집으며, 개정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사실 토론토의 컬리지에 오면 내국인 학생보다 오히려 외국인 학생들이 더 많습니다. 다들 PGWP 바라보고 오는 것이지요. PGWP 제도가 없어진다면 국내 교육산업에도 타격이 적지 않을 것이기에, 자유당에서도 성급히 칼을 꺼내기는 힘들테지만, EE가 수정되건 PGWP가 수정되건, 혹은 교육 커리큘럼이 수정되건 무언가 변화는 있을 것 같네요.


2016년 3월 27일 일요일

SW개발자 캐나다 이민 한 번 더 생각 하세요. - 1부) 왜 컬리지여야만 하는가?

다시 한 번 본 포스팅에 남기지만, 제가 주로 만나뵙고 경험하고 알게되는 대다수의 일들은 SW개발자에 대한 이야기이며, 다른 직업군에서는 제가 포스팅 한 내용과는 크게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오늘은 잠깐 김빼는 소리로, "캐나다 SW개발자 이민 오지 마세요, 적어도 지금 시점에는..." 이라는 말을 남겨보고자 합니다.

    1부) 왜 컬리저여야만 하는가?
    2부) 지금은 아니아니 아니되오


비록 저 역시 캐나다로 이민을 와서 살고 있으며, 이전부터 전 회사 동기나 한국의 친구/후배 들에게 캐나다 와서 일하라고 많이 권유를 해왔고, 제 블로그 역시 이민 뽐뿌질을 하는 도구 일 수도 있지만, 원래부터 저는 아무런 SW개발 경력 없는 분이 캐나다 컬리지를 입학해서 이민을 도모하는 케이스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생각하라고 말씀을 드리는 편이였습니다.
그리고 경력이 있으신 분들에게는, 캐나다 오더라도 컬리지 다니고 졸업 후 PGWP받아 CEC 할 생각말고 영어 점수 조금만 더 받아 편하게 FSW로 이민을 오라고 이야기 했었죠. 그리고 만약 정 학교에 다녀야한다면, 학비가 조금 더 들더라도 컬리지 말고 대학원을 가라고 추천하는 편입니다.

하지만 최근 이런저런 기회로 갓 캐나다에 오신 분들을 뵐 수 있는 기회가 있었고, 그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종종 유학원이나 이민 에이전시에서 그려주는 장미빛 미래나, 2015년 이민법 개정 이전의 성공 사례, 그리고 다소 왜곡된 정보들을 듣고/믿고 오시는 분들이 적지 않더군요.

그래서 현재 캐나다 이민에 있어서 시기적인 문제점이나 다소 잘못된 정보들 대해 다시 한 번 적어보고자 합니다.
물론 향후의 트랜드가 어찌될지에 대해서는 누구도 장담 못하기에, 일단 도전해보겠다는 생각이 있다면 도전 하셔도 좋습니다.

사실 '유학원'이라는 업종 자체가 다른 나라에서는 흔한 업종도 아니지만, 원칙적으로 '이민'과도 무관한 업종입니다. 하지만 한국 내에서는 유학원이 적지않은 영향을 주고 있기에, 아니 사실상 주도하고 있기에 발생하는 조금은 잘못되거나 왜곡된 정보들이 있습니다.



캐나다의 SW개발자로 이민을 하시는 분들이 선택하는 이민 경로는 주로 다음 두 가지입니다.

- FSW (Federal Skilled Worker)
- CEC (Canadian Experience Class)

FSW는 흔히 말하는 기술이민입니다. 캐나다 혹은 캐나다 외 다른 국가에서 경력을 기반으로 이민을 하는 것입니다. 반면 CEC는 글자 그대로 캐나다 경험 이민입니다. 캐나다에서 1년 이상 근무 경력을 기반으로 이민을 신청 하는 방법이죠.

FSW 지원 자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어느 나라의 경력이건 NOC 0/A/B 직업군에서 1년 이상 경력을 갖추고, FSW 자격 점수 총 100점 중 67점 이상 받아야하며, CEC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어학 점수를 요구합니다.

반면 CEC는 캐나다 내에서 NOC 0/A/B 직업군에서 1년 이상 경력을 갖춘 후 FSW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어학 점수로도 지원 자격이 됩니다. 사실 유학과는 직접적인 연관성은 없지만, 이 캐나다 경력 1년을 만들기 위한 work permit을 받는 방법으로 유학 후 졸업하여 최대 3년의 워크퍼밋을 받은 후 이 1년 경력을 만드는 분들이 많죠. 그래서 한국 분들에게는 '유학 후 이민' 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있는데, 사실 이는 유학원에서 만들어 낸 말이죠.

최근 몇 년간 둘러보면 이 CEC로 이민을 오셨거나, CEC를 노리고 계신 분들이 매우 많습니다. 
아마도 이민 조건 때문이라 보이는데, 이민 결정에 있어서 언어와 두려움 이 두가지가 장벽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CEC는 1년만 캐나다 근무 경력과 상대적으로 낮은 어학 점수, 이 두가지만 있으면 이민이 가능하기에, 언어에 대한 부담도 적고, 보통 학교에서 시작을 하며, 졸업 후 1년간 현지 경력을 쌓은 후 지원하는 것이기에 이민 생활에 대한 두려움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 있어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CEC가 부쩍 많아진 이유에는 한국의 이민/유학 박람회들과 유학원 상담 영향 또한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민 에이전시는 비자/이민 등의 서류 접수 대행을 하며 수수료를 받지마, 유학을 알선하지는 않기에 피상담자가 어떠한 채널을 통해 이민을 하건 크게 개의치 않습니다. 하지만 유학원 입장에서는 100% CEC 이민을 추천할 수 밖에 없습니다. 한 명이라도 더 학교에 입학 시켜야 학교측으로부터 수수료를 받아 수익 극대화를 시킬 수 있으니까요.

저도 제가 이민을 생각 할 당시 유학원 상담을 하면서 FSW에 대해 몇 번 말을 꺼낸 적이 있었는데, 정색을 하며, 


"그건 안될꺼에요. 정말 힘들고 프로세스도 너무 오래걸리고, 한국 사람은 거의 되는 경우 없어요" 

라는 식으로 말하는 유학원들을 적지않게 봐왔었습니다. 
그리고 제가 별도로 언급하지 않는 이상, 유학원에서는 컬리지를 추천하고, 또한 바로 입학하는 과정 보다는 캐나다 현지 어학원에서 먼저 3~6개월 정도 어학 공부 후 입학하는 pathway 과정을 추천했었죠. 심지어 IELTS 7.0 성적표를 들이밀어도,

"시험 성적은 시험 성적이고, 실제 학교에서 수업 듣는 것과는 차이가 많아요"

라며 10이면 10 모두 pathway를 듣는 쪽으로 유도했었죠.



그런데, 생각해보며 조금 이상하지 않습니까? 학업이라는 것은 '진학'을 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학사 학위를 가진 자라면 더 공부해서 석사가 되고, 석사 학위를 가진 자라면 박사 공부를 합니다. 하지만 캐나다로 갈 때에는 학사학위를 가진 사람이 2년제, 혹은 3년제 전문대로 가는 것을 추천받습니다.

이는 유학원의 노력대비 성과 때문입니다.
대학원의 경우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어학 점수를 맞추어 놓은 상태에서, 대학교 졸업 성적과 추천서 내용, 그 간의 경력 사항들 등등을 모두 보고 학교측의 심사 하에 입학 여부가 결정됩니다. 반면 컬리지의 경우 기본적으로 요구하는 어학 점수를 맞추어 놓은 상태라면, 이미 해당 학과 지원 학생이 정원을 초과하지 않은 이상 99% 입학이 됩니다. 심지어 어학 점수가 없더라도 이른바 '조건부 입학' (conditional admission) 을 통해 어학원에서 소정의 어학 코스를 이수하면 입학이 됩니다.

석사 과정의 학비가 더 비싸기에 아마도 학생 입학 알선 각 1건당 수수료는 컬리지 보다 대학원이 더 많겠지만, 대학원 입학 1건을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피상담자가 대학원 입학을 위한 조건을 만족시켜야 하고, 추천서 등 구비해야 할 서류도 많고, 유학원 역시 단일 학교 지원은 힘들고 최소 4~5개 대학원에 복수 지원을 해야 피 상담자를 한 곳이라도 입학을 시킬 수 있습니다.
반면 컬리지의 경우 어지간한 상태라면 지금 당장이라도 입학 원서를 작성할 수 있고, 입학/조건부 입학을 받아낼 수 있습니다.

즉, 각 건당 수임은 적을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투입되는 노력과 시간 역시 훨씬 적기에, 한국 유학원들은 정말 순수하게 "진학"을 위해 상담 온 학생이 아닌 이상, 이미 학사나 석사 학력을 가지신 분들에게도 컬리지로 역주행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pathway를 거치게 되면 1명의 학생을 통해 발생하는 수입이 컬리지와 어학원 양쪽에서 발생하게 되다보니 유학원은 피상담자들에게 영어 자체와 어학 시험/점수에 대한 두려움을 많이 심어줍니다. 사실 컬리지에서 요구하는 IELTS 6.0 정도의 점수는 어마어마하게 영어를 잘하는 사람에게 요구하는 점수가 아닙니다. 
하지만 유학원에서 피상담자에게 

"집에 돌아가셔서 영어 공부 먼저 하시고 IELTS 성적표 받은 후에 다시 상담하시죠" 

라고 말을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당연히 pathway 카드를 먼저 꺼내듭니다.

그리고 제 경험상 열에 아홉은 이런 말들을 덧붙이죠. 

"IELTS 보신적 있나요? 이거 토익하고는 많이 달라요. 정말 어렵죠.", "한국 분들 중에 IELTS 점수로 바로 입학하시는 분 거의 없어요."
"바로 입학해도 학교에서 영어때문에 고생하기 때문에 pathway를 하시는 것이 좋아요."
"pathway 안하고 입학하신 분들은 나중에 학교 공부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을겁니다"

하지만 전에도 말씀드린 바 있지만, IELTS도 일종의 시험인지라, 시험 유형을 파악하고 익숙해 지는 것이 필요한데, 일단 이것이 몸에 습득되고 익숙해지면 +1점은 올라가고, 충분하고 체계적인 준비를 통해 의외로 짧은 시간 내에도 컬리지 입학 점수 수준은 만들 수 있습니다.
그리고 IELTS로 바로 입학했어도 별다른 어려움을 느껴본 적 없었고, pathway를 거치고 입학한 친구들의 영어 실력이 저보다 좋다고 느낀 적 또한 없었습니다. 

그리고, 컬리지를 추천하면서 이런 말도 많이들 하시죠. 

"캐나다에서는 학사/석사들도 취직이 안되서 컬리지 가는 경우 많아요, 그 만큼 컬리지가 취업에 유리합니다."

글쎄요... 정말 그럴까요?

서로 다른 전공이라면 가능할 수도 이야기입니다. 
4년제에서 취업에 다소 불리한 인문학이나 순수과학을 공부하다가 컬리지에서 실용기술을 배우거나 공학을 배우는 경우 등의 케이스라면요. 하지만 같은 전공에서 이러한 일은 당연히 말이 안됩니다.

얼마 전에 카풀을 하는 친구와 대화하다가 제 집 앞에 컬리지에 대해 잠깐 이야기 한 적이 있습니다.

"집 앞에 컬리지가 있어서 내 와이프가 올 가을부터 학기당 1~2 과목 정도 들으면서 캐나다에서 2nd 커리어를 준비해 볼 까 생각하고 있어"

"그래? 한국에서 하던 일하고 다른, 새로운 2nd 커리어가 목적이라면 사실 컬리지를 추천하고싶지는 않은데."

"왜?"

"그게 컬리지는 컬리지자나. 사람들 인식도 있고. 나중에 경력 쌓으면 크게 다를 것 없다고도 하지만, 처음 직장 찾을 때 유니버시티 졸업자 대비 아무래도 많은 불이익이 있지. "

"컬리지가 더 practical하지 않나?"

"맞다고 할 수도 있는데, 그건 Practical한 기술이 필요한 분야 이야기이고, knowledge worker 분야에서 일 하려면, 유니버시티 나오는 것이 당연히 좋지."

사실 저도 처음에는 학사/석사들도 취업이 안되 컬리지에 간다는 말을 고지곧대로 믿어왔지만, 살아가면서 무언가 아닌 것 같다고 느껴오던 차에 직접 캐네디언의 입을 통해 확인 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유학원 주도로 이루어지는 한국의 이민 문화에서는 결국 이민을 위해서는 학교를 가는 것이 순리가 되어 버렸고, 학교를 가더라도 상급 학교로 '진학'을 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학력대비 퇴보하는 학교를 가는 '퇴학?!?'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 되어 버렸습니다.

사실 '모로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이민을 위해 컬리지에 오신 분들이 이민만 된다면 크게 상관이 없을 수도 있습니다. 컬리지 대비 비싼 대학원의 학비 역시 부담이 될 수 있기에 컬리지 행을 결정하실 수도 있고요.
하지만 적어도 지금 시점에서는 컬리지를 졸업해서 경력을 갖춘 후 이민을 한다는 것이 그다지 쉽지 않기에 모로 가면서 서울로 못 갈 수도 있습니다. 컬리지 졸업자가 왜 이민이 쉽지 않은지는 다음 포스팅에서 좀 더 알아보기도 하겠습니다.

또한 CEC로 이민을 준비하다보면 이런저런 커리어 단절이 발생합니다.
Pathway를 수강하기 위해 반년 정도 시간이 필요하고, 다시 컬리지 졸업을 위해 16개월 ~ 3년 정도 커리어가 단절되며, 졸업 후 바로 구직이 가능한 것이 아니기에 길게는 6개월~1년 정도 구직 활동의 시간이 찾아옵니다.
예전에 이민을 준비하면서도 exit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린 바 있는데, 이렇게 짧게는 16개월, 길게는 4년 반 정도 본인 커리어도 단절되면서까지 공부하고 취득한 학위는 2년제/3년제 Diploma로, 만에 하나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전혀 필요없는 휴짓조각에 불과합니다. 차라리 Master's degree를 취득했다면 스토리 텔링을 하기에 따라 얼마든지 풍성한 이야기를 꾸밀 수 있지만요.

한국에서는 캐나다 컬리지가 독일 FH정도 수준으로 실용적이고 전문적인 교육을 하는 기관인 양 보는 시각이 많지만, 이는 한국 유학원이 한국인에게 심어준 이미지일 뿐 한국 전문대와 크게 다를 것 없습니다. 

이미 학사 학위도 있고 경력도 있지만, 이민을 위해 컬리지를 생각하시는 분들은, 다시 한 번 '컬리지 말고 다른 선택지는 없을까?' 라는 생각을 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