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둥이네 아빠입니다.
한 달 전 즈음에 녹화했던 아리랑 TV 지식 더하기 정보 나누기 행사의 인터넷 방송본이 나왔네요. 본방은 28일 OMNI2를 통해 한다고 하는데, 어릴 적 불렀던 노래가 다시금 생각납니다.
"텔레비젼에 내가 나왔으면 정말 좋겠네~ 정말 좋겠네~"
ㅎㅎㅎ
아주 잠깐 TV에 얼굴을 비춘 적은 있었지만, 이렇게 대놓고 제가 떠든 것은 처음입니다. 제 실수로 휴가일과 녹화일이 겹치는 바람에 휴가까지 하루 미루고 참여를 했는데, 지금 유투브로 다시 보니 적지않은 실수를 하기는 했지만 정말 많은 분들이 참석 해 주셔서 더 힘내서 이야기 할 수 있었던 것 같고, 녹화가 종료된 후에도 많은 분들이 남아 질문을 해 주셔서 너무 감사했습니다. 제가 뭐라고...
영상에 잠시잠시 슬라이드를 보여줄 때 해상도를 원래 템플릿에 맞지 않게 해서인지 글씨들이 깨져서 보이는 것이 조금 아쉬운데, 본방 전 까지 수정을 해줄지는 모르겠네요.
작년부터 이런 저런 사유로 인해 블로그 활동을 뜨문뜨문 하고 있는데, 내년부터는 무료 강연이나 강좌, 혹은 세미나나 멘토링 등을 해 볼까 생각 중입니다. 이번 강연을 하면서 느꼈는데, 비록 부족하고 모자란 점이 많으며 제 스스로의 커리어도 힘겹게 버텨나가는 사람이지만, 그러한 저의 의견이나 이야기와 지식이라도 다른분들과 함께 나누면 누군가에게는 작은 도움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죠.
사실 올 해에도 몇 번 생각을 한 적이 있기는 하지만, 당장 제가 힘들기도 했고 기존 제 경험에 비추어보면 오히려 참여하시는 분들의 열정이 저의 그것에 미치지 못해 저는 저대로 의욕이 빠지고, 학생 분들도 따라오기 버거운 상황들이 자주 연출되어 같은 직업인들 사이의 세미나나 스터디 외에는 잘 하지 않았는데, 저와 비슷한 뜻이나 생각을 가지신 분들과 함께하면 조금은 나은 해답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도전을 해보려 합니다. 그래서 제가 속한 모임에서 간간히 진행하는 세미나나 스터디, 단발적 강의 등을 좀 더 홍보하여 외부에서도 찾아오실 수 있게 할 방법을 고민해 보자고 제안을 드렸습니다.
제 일이 전년에 비해 올 해 더 바빴고, 올 해에 비해 내년이 더 바쁠 예정이지만 법륜스님 즉문즉설을 듣다보니 돈 받고하는 강연은 '일'이라 강사가 힘들지만, 스님은 일체 대가를 받지 않고 강연을 하시기에 '놀이'가 되어 몇시간을 해도 지치지 않는다고 하시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조금이라도 저에게 수익이나 매출이 잡히는 일이 아니고,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는 순수 봉사활동으로 한다면, 저 역시도 제가가진 지식과 기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고, 강연/강의하는 것 자체도 하나의 취미활동처럼 즐길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그런데,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던가요? 며칠 전 한 지인이 오래간만에 연락을 하셔서 한두시간 가량 수다를 떨었는데, 조만간 무료 부트캠프를 열고자 백방으로 노력중이라고 하시더군요. 무료 강의인데, 강의를 할 장소 섭외가 마땅치않아 고민이 많으시더군요. 그 분이 하시고자 하는 부트캠프의 컨텐츠가 너무 좋아서 정말로 열심히 할 수 있는 학생들만 모은다면 아주 값진 프로그램이 될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안그래도 모임에서 추진중인 공개 교육 프로그램과 같이 연동하면 어떤지 이야기를 하고 왔답니다.
유료 교육/강연의 경우 학생들이 낸 돈이 아까워서라도 최소한 출석이라도 제때하고, 과제도 최소한 손이라도 한 번 대보는데, 무료 프로그램의 경우 제 경험상 동 분야 전문 직업인들끼리 모여서 스터디를 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학생들의 낮은 의욕과 참여도가 뜨겁게 불타오르던 강사의 열정에 찬물을 뿌리는 경우가 많으며, 이 것이 무료 교육의 가장 큰 어려움입니다.
또, 무료로 하다보니 회의실/강의실 등 장소 섭외게 쉽지 않으며 충분하고 적절한 홍보 역시 어려워 운영/관리가 힘든 것이 그 다음이고요.
그래도 비슷한 생각을 가진 분들과 모여서 다 같이 고민하다보면 무언가 방법이 떠오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직 이야기를 던진 지 1주일이 채 안되어 몇몇 큰 그림의 아이디어들만 있고 구체적인 검토가 부족하지만, 혹시나 첫 강의/교육/강연 스케쥴이 잡히면 블로그 글을 통해 홍보 좀 하겠습니다. ㅎㅎㅎ
토론토에 한인 개발자 10만명이 되는 그 날까지!!! 아자 아자!
안녕하세요 둥이아빠입니다.
보통 컬리지에서 오는 이메일들은 동문들에게 기금모금을 하는 연락이거나, 동문파티 등등 별로 관심이 없는 내용들이라 읽어보지도 않고 휴지통으로 직행하는 편입니다. 얼마 전에도 센테니얼 컬리지에서 이메일이 한 통 왔습니다.
'Invitation for PAC member'
메일 제목도 뭔지 알 수 없는 단어인 PAC이라는 말이 적혀있어서 바로 삭제를 했었죠.
그 사실을 잊고 며칠이 지난 후 얼마 전 주문한 TV가 아직 배송이 되고있지 않아서 혹시나 스팸함이나 휴지통에 메일이 들어있지 않을까 싶어 스팸함과 휴지통을 뒤져보는데, 의도치않게 그 메일의 본문이 열렸습니다. 떡 본 김에 제사지낸다고 열린김에 잠시 읽어보는데 메일의 시작이 제가 아는 교수의 이름으로 시작하더군요.
'XXX 가 추천을 해주어서 너를 Mobile Applications Development 학과의 PAC 멤버로 초대하고싶다.'
PAC이 뭔지도 모르겠지만, 일단 학교다닐 때 만났던 교수의 이름이 들어있기에 구글에서 PAC이 무엇인지 찾아봤습니다. 찾아보니 Program Advisory Committee의 약자로 학과 프로그램 구성 및 설계, 방향성에 대해 자문을 하는 외부 자문위원 활동이더군요.
발신인도 찾아보니 그 학과의 full-time faculty 중 한 명인데, 교수를 하고있는 사람이 메일을 보내면서 아무도 알지 못 할 PAC이라는 약어를 제목으로 쓰고, 메일 본문에 PAC이 무엇을 하는 것인지도 쓰지 않아서 이 교수가 이상한 것인지, 저를 초대 할 의욕이 전혀 없는건지, 제가 상식이 부족한 것인지 잠시 생각하게 되었네요
여하튼, 구글링을 통해 PAC이 무엇인지는 알게 되었고, 참석을 여부에 대해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모바일 어플리케이션 개발쪽을 하긴 했지만 이미 손을 놓은지 거진 3년이 다 되었고, 제가 했던 모바일은 일반적인 시장에서의 그것과는 사뭇 다르기에 잠시 고민을 하다가 모바일 분야를 떠난지 약 3년가까이 되었고, 지금은 DevOps관련 일을 주로 하는데 그래도 괜찮은 것인지와,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하게되는 것인지 소개를 해 달라고 답장을 보냈죠.
메일을 보내고 잠시 후 곧바로 답장이 왔는데, 한 번 시작하면 3년간 임기이며, 일년에 2회 정기회의 외에 필수적으로 참여해야하는 별도의 활동은 없는 일종의 봉사활동이라는 답이 왔습니다.
일단 안그래도 바쁜 상황인데 저를 더 힘들게 만들만큼 일이 큰 것은 아니라는 점에 마음이 놓였지만, 반대로 학과 프로그램 설계에 참여하는데 연간 2회 미팅만으로 무엇이 가능할까 싶어 형식상 존재하는 위원회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다시 한 번 망설였습니다.
그래도 언젠가 제가 충분한 실력과 자질을 쌓은 후에는 컬리지 강사를 한 번 쯤은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항상 있었기에 일단 한 번 참석을 해 보기로 결정을 하였고, 이번 주 월요일에 첫 프로그램 자문위원회 회의에 참석을 했습니다. 졸업 후 4년간 단 한 번도 학교에 갈 일이 없었는데, 지난달 지식 더하기 정보 나누기 행사에 스피커 참석 건으로 가고 다시 한 달 만에 학교에 오니 왠지 학생때로 돌아간 것 같아 이상하더군요. 제 신분이나 일자리 등등 모든 것이 불명확하던 시절이라 그 시절이 그리운 것은 아니였고, 자주오니 많이 바뀐 캠퍼스가 다시 눈에 익기 시작하더라고요.
지난번 행사는 학교 행사라기보다는 아리랑 TV의 행사에 학교와 같이 주관을 한 것이고, 학교 전체라기 보다는 국제학생 학부에서 주관한 행사라 딱히 학교 관계자들을 만나보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컬리지 학부에서 하는 행사인지라 오래간만에 몇몇 반가운 교수들과 학과장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저를 추천해 준 교수 사무실에서 10분 가량 이야기를 나눈 후, 회의실로 들어가니 저에게 메일을 보냈던 교수가 테이블 세팅을 하고 있더군요.
이번 회의 아젠다, 위원회 활동에 대한 가이드 문서 등을 읽어 볼 때만 하더라도 형식적으로 하는 활동이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지난 회의록을 읽어보니 그래도 무언가 의미있는 활동이 가능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자세한 행간의 내용은 제가 알 수 없지만, 현재 학과의 커리큘럼을 읽어보면 지난 회의록에서 제안한 몇몇 사항들을과 연관된 키워드들이 보였습니다.
저를 포함한 신입 위원 3인과 기존 위원들간 자기소개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회의를 시작하였습니다.
처음에는 어떤 회의인지 몰라 적당히 눈치를 보고 있었는데, 위원들 각자 자신이 생각하는 의견들을 가감없이 내던지고 있고, 학교에서도 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 포착되어 저도 제 생각을 이야기 하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화두를 던지거나 이야기 전환할 만큼의 영어실력은 안되기에 제 생각과 어느정도 일치하는 이야기가 나올 때, 기회를 봐서 하나씩 생각들을 던졌죠.
"1년 2학기라는 시간은 그리 긴 시간이 아니다. 학기마다 배우는 전공 5과목 중에 서로 연관성이 아주 낮은 코스가 3-4개 정도로 학생들은 매 학기마다 전혀 다른 것 3-4개 이상 배우는 것인데, 차라리 1학기에는 mobile관련 다양한 것들을 general하게 배우고, 2학기에는 몇가지 스트림을 선택할 수 있게 하여 선택적으로 특정 스킬셋에 대해 깊이있게 배우는 것이 더 좋을 것 같다."
"개인적 경험상 컬리지 졸업자들이 대졸자 대비하여 인터뷰 뿐 아니라 실무에 있어서도 상대적으로 크게 취약한 것 3가지가 있는데, 디자인패턴/설계, 테스팅, 안드로이드 activity/fragment/service 라이프사이클 관리 등과 같은 기본지식이다. 4년간 배운 학생들만큼 성취를 할 수는 없을지 몰라도 어찌보면 현업에서 가장 기본이되고 중요한 지식을 전혀 배우지 않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회의가 진행되면서 여러 이야기들이 오갔고, 현재 프로그램에서 백엔드, iOS, Android, Mobile Web 등 너무나 다양한 기술들을 배우는 것이 문제라는 것은 학교에서도 동의를 했고, 학생들 설문조사를 거쳐 두번째 학기에는 2개 혹은 3개의 스트림으로 나누는 방향에 대해 학교에서 좀 더 고민을 하기로 했습니다.
현재 파트타임 교수를 하는 일부 위원회 멤버들이 우려하는 것은 비용/난이도 등의 문제로 학생들이 스트림을 선택할 경우 90%이상 Android로 가서 스트림 운영이 불가능할 수 있다는 것인데 (과목 개설을 위한 최소 학생 수 확보가 안될 수 있기에) 그래서 학생들의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는 것이였죠.
또, 학생들에게 너무 과부하가 걸린다는 것에 학교도 동의를 하여 2020년 가을학기 부터는 프로젝트 과목에서 모든 과목에서 배운 내용을 모두 총망라한 integrated capstone project를 하고, 각 과목에서는 학기말에 별도의 프로젝트를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여러 과목의 교수들이 같이 협동해서 코스 커리큘럼과 프로젝트를 진행해야 하기에 학교 입장에서는 좀 더 일이 많아졌겠지만, 이전에 비해서는 학생들의 로드가 줄어들 수 있기에 좋아진 것 같아요.
그리고, 원래는 2학기에만 capstone project를 했는데, 이것을 1학기부터 하는 대신에 1학기 중반정도 까지는 진짜 프로젝트를 하기 보다는 실제 현업에서 필요로 하는 지식인 테스팅, CI/CD, 디자인 패턴/설계 등등에 대한 내용들을 조금씩이라도 훑어보도록 과목 설계를 하기로 했습니다.
이와 관련해서는 회의 중 세부적으로 정하지는 않았고, 추후에 shared document를 통해 서로의 의견을 주고받은 후 결정하기로 했습니다.
다음 미팅은 거의 반년 뒤에 다시 있을텐데, 이번에 제안된 내용들 만이라도 다 반영이 된다면 확실히 이전보다는 나아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결국... 수업을 어떻게 설계하건, 그 누가 와서 강의를 하건,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마지막 단추는 학생인데, 과연 학생들이 얼마나 열정적으로 수업에 참여를 하고 스스로 노력을 할 것인지가 의문이긴 합니다. 공자/맹자가 와서 가르친다 한들, 학생이 아무런 의지가 없다면 무엇 하나 깨우칠 수 없으니까요.
위원회 회원들 중 컬리지를 다녀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저 뿐이라, 대학생들을 생각하고 의견들을 제시한 것일텐데, 컬리지를 다녀본 저로서는 궁극적으로 마지막에 허무해지는 것이...
'아무리 낮게 잡아도 절반 이상의 학생들은 공부 안하고 그냥 대충 학교만 다니고 졸업장만 받을텐데... 우리가 이렇게 목에 핏대 세워가며 토론하는 열정의 절반이라도 가진 학생은 아주 드물텐데...'
이 생각이 드는 것이죠.
그래도, 이 학과는 다른 IT분야 학과와는 달리 관련 전공 기 졸업자들이 mobile 특화된 개발을 배우기 위해 듣는 프로그램이라 하니, 제가 경험했던 컬리지 학생들과는 사뭇 다른 열정이 있으리라 믿어보고 위원회 활동에 열심히 참여 할 생각입니다.
최소한 학교측에서 위원회의 의견을 경청하고 제안을 받아들일만큼 충분히 개방적이고, 커미티 멤버들 역시 이 봉사활동을 한낱 지나가는 일 정도로 생각하지 않고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만큼 열심히 활동하다보면 무언가 발전이 있을 수 있을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