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2일 목요일

영어 Presentation 팁

저도 PT나 communication 분야의 전문가는 아니지만, 아마츄어 수준에서는 곧 잘 하는 편이고, 나름 그간의 경력 중에 담당했던 주요 업무 분야 중 하나가 교육 혹은 PT였기에 영어권 국가 입학을 예정하시는 분들이나, 영어권 국가 취업을 준비하고 계신 분들, 혹은 현재 재직중에 PT로 어려움을 겪는 분들께 저만의 소소한 팁을 남겨드리고자 합니다. PT의 목적과 분야 등 상황에 따라 상이하지만 제 경험과 가장 밀접한 기술 PT위주로 말씀드립니다.

아니 한국말로 PT하기도 어려운데 영어로 PT를?

하지만 presentation이라는 상황에 익숙해지기만 한다면 사실 일상 대화보다 더 편하고 쉬운 것이 PT입니다. 한국어 PT는 경험이 많지 않지만, 사실 그 근간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봅니다.

PT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 내용, 컨텐츠에 대한 이해와 지식입니다.

당연한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제가 보는 관점은 delivery 하고자 하는 content 자체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컨텐츠에 대한 발표자의 이해도와 그에 따른 자신감입니다.

예능 프로그램의 톱 MC들을 보면 의외로 항상 책을 가까이 할 뿐 아니라, 본인의 분야 외에도 영화/드라마/쑈/음악/코미디 등 다양한 방송/연예 분야에 항상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프로그램 준비/녹화 과정에서 관찰력을 통해 출연자의 캐릭터를 뽑아내기도 하지만 기본적으로 출연자가 누구인지 그리고 출연자의 관심분야와 주요 활동 영역에 대해 알고 이해해야만 이야기를 끌어나갈 수 있기에 그렇습니다. 가까이 보자면 우리 주변에 한명 쯤은 있는 이른바 만물박사, 척척박사를 봐도 마찬가지입니다. 보통 그들은 달변가인데, 참 다양한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자랑할 뿐 아니라 어떠한 토픽으로 이야기가 흐르더라도 자신만의 의견을 피력하기도 하고, 다른이의 이야기에 적절한 피드백을 보내 같이 이야기 하다보면 이야기에 끝이 없습니다.

PT도 마찬가지입니다. 제 3자가 PPT같은 화면자료와 발표용 script를 준비해 주어 사전에 계획된 시나리오대로 PT가 진행된다면, 당초 하고자 했던 말은 발표 중 모두 말했기에 충분히 잘 된 PT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PT에서 가장 전달력이 강한 것은 표정, 몸짓, 손짓 등 제스쳐와 발표자의 육성에 실린 힘이기에 발표자의 자신감에 따라 컨텐츠와 의사 전달력이 크게 다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스크립트와 사전 시나리오 대로만 되면 참 좋겠지만, 30분 이상 PT를 진행하게 될 경우 연기자급 대본 암기력이 없다면 사실 모든 스크립트를 그대로 외워서 말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더구나 정말 익숙하지 않은 영어로 PT를 할때는 더더욱 그렇죠. 컨텐츠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자신감이 결여된 상태라면 당초 script에 적혀있던 말에만 몰두하게 되고 결국 당초 준비한 시나리오에서 어긋남이 생기게 되고, 보통 시간 지연이 또 발생하기에 이후 PT에서 마음이 급해지고 더더욱 긴장하게 됩니다.
반면 컨텐츠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지식이 있는 발표자라면 전달 내용은 유지하되 기억나지 않는 단어들을 중고등학교 교과서 수준의 쉬운 단어로 즉시즉시 대체하여 전달할 수 있고, 어느정도 시간 지연이 발생하더라도 각 컨텐츠들에 대한 중요성과 비중을 잘 알기에 융통성 있게 시간 조절을 할 수도 있죠.

PT에 대한 반복적인 경험과 연습을 통하면 사실 본인이 잘 모르는 분야라고 해도 어느 정도 매끄럽게 진행할 수 있지만, 보통의 경우는 아니기에,  PT를 할 때에는 가능한 본인이 직접 자료를 준비하고 PPT와 같은 Visual Aid 역시 직접 작성하면서 전달하고자 하는 컨텐츠 자체에 대한 충분한 이해와 지식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회사에서도 제가 만들어 놓은 자료 set을 후배들이 그대로 활용하는 경우를 봤는데, 후배들에게도 같은 이야기이지만 직접 자료를 만들어서 써보라고 이야기를 많이 했던 것 역시 같은 이유에서 였습니다.

발표 컨텐츠에 대한 조사와 공부가 충분히 이루어졌다면, 그 다음 중요한 것은 스토리와 메시지입니다.
최악의 발표자는 컨텐츠도 모르고 스크립트도 잘 숙지 못해 전달해야 할 이야기를 꺼내지 못해 PT 전체를 완전히 망치는 경우겠고, 그 다음은 스크립트에 대한 단순 암기를 통해 영혼없는 PT를 하는 발표자일 것이며, 그 보다는 나아도 아무런 영향력이 없는 발표자는 단순 fact에 대한 나열만 하는 발표자 일 것입니다.
간혹 교육이나 PT 준비를 하다보면 컨텐츠에 대한 연구도 열심히 하여 준비했지만, 막상 PT를 들어보면 아무런 느낌이 없는 무미건조한 PT를 하는 친구들이 있었습니다. 그 친구가 발표했던 자료를 하나씩 훑어보고 전달했던 내용들을 상기해보면 반드시 해야 할 이야기는 충분히 한 것 같은데 이상하게 남는 것이 없죠. 그 이유는 스토리라인과 메시지에 있습니다.

컨텐츠에 대해 열심히 연구하고 자료를 만들다보면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의 요약과 그 내용들에 대한 백업 데이터 그리고 그 내용들을 구술할 스크립트에 집중하기 마련인데, 그 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렇게 요약된 내용에서 말하고자 하는 인사이트 있는 메시지가 무엇인지 입니다. 인간은 언어적 동물이기에 일반적인 대중은 데이터를 보여주는 것 보다 하나의 문장으로 표현된 의견, 즉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더 기억에 잘 남습니다. 자신이 PT를 준비할 때 하나하나 유의깊게 자료를 보고 분석했던 것과 같은 수준으로 모든 청중들이 자신이 보여주는 데이터들에 집중하고 스스로 분석할 것이라는 기대를 하면 안됩니다. 발표자가 연구한 컨텐츠와 그 데이터 그리고 PPT등 화면 자료들은 자신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위한 백업 자료일 뿐입니다. 메시지가 없다면 이 모든 것들은 단순한 data sheet에 지나지 않으며 이는 PT가 아니라 데이터 전달입니다.
그래서 컨텐츠에 대한 연구가 어느정도 이루어지고 큰 그림이 보여진다면 자신만의 메시지 수립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자신만의 메시지가 몇가지 만들어지게 된다면, 그 다음은 스토리 라인입니다. 초등학교 때 부터 배우는 글의 구조는 기-승-전-결, 혹은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임을 다들 아실 것입니다. PT도 마찬가지입니다. 흔히 기술 PT에서 많은 분들이 경쟁사 대비 우위에 있는 데이터들만 나열하고 그러니 내 솔루션이 짱입니다로 단순하게 이야기 하거나, "우리는 이러이러한 솔루션들과 기술들이 있습니다. 우리 나름 좋은 회사고 포트폴리오도 탄탄해요"를 보여주는 식으로 진행하거나, 기술 교육 시에도 "이 솔루션은 이런이런 저런저런 기능들이 있고 각 기능은 이렇게 사용하면 됨" 과 같이 진행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적극적인 청중이라면 이러한 PT에서도 많은 지식과 데이터를 얻어갈 수 있지만, 보통의 경우는 큰 도움을 받지 못하죠.
보다 나은 구조라면, "기존에 이런 솔루션이 있었는데, 시장의 니즈나 경쟁 솔루션 대응에 대한 니즈가 있었고 이런 문제점들을 이렇게 대응해서 요렇게 해결했고 그 결과 이런 제품이 나왔으며 이 제품은 그 문제점들을 이렇게 해결해 주기에 현재 시장에 있는 제품들 대비 이런저런 점에서 더 우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정도의 구조가 더욱 바람직할 수 있습니다. 
구글 I/O에서 새로운 라이브러리나 API에 대한 PT만 보시더라도, 새로운 API에 대한 기능 설명과 syntax, 샘플코드 설명을 하기 보다는... "현재 이런 상황에서는 이러한 API나 라이브러리가 사용되고 있는데, 여기에는 요런 문제점이 있고, 이와 같은 상황에서 다른 랭귀지들은 저렇게 대응하고 있다. 이걸 개선하고자 우리도 요모조모로 대응 해봤지만 아직 여차저차한 문제점들을 내재하고 있기에 우린 이런 라이브러리를 만들었다." 로 PT 중반까지 이끌고 가는 장면을 쉽게 목격할 수 있죠. 더욱 인상적인 PT들은 해당 라이브러리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제안된 아이디어들과 그에 대한 해결들을 요약하여 최종적인 라이브러리의 컨셉이 어떻게 진화되어 왔는지도 보여주는 PT들이죠.
요즘 점차 나아지긴 했지만, 스티븐 쟙스의 아이폰 PT와 삼성의 갤럭시 PT를 봐도 그렇습니다. 글로벌 퍼스트 피쳐가 무엇이 들어갔는지, 스펙은 어떤건지, 이 피쳐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집중된 느낌의 갤럭시 PT와 현 스마트폰에서 무엇이 부족한지, 그것이 왜 중요한지, 그걸 우리는 어떻게 해결해 주는지 스토리를 보여주는 아이폰 PT간 차이에서도 잘 볼 수 있죠.

최근 개인적인 예로 취업 관련된 학교 과목에서 과제 중 하나가 자신의 산업 분야의 회사들을 분석하고 PT하는 과제가 있었습니다.
모든 학생들이 "회사 연역이 어떻고 규모는 어떻고, 어떤 제품군을 판매하고 있으며, 직원 복지나 사회공헌은 어떤 것들을 하고 있고, 어떠한 job opportunity가 있다" 라는 내용을 회사가 다를 뿐이지 똑같이 전달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과제를 준비하다보니 과제 요구사항이 다소 까다롭다 보니, 컬리지 졸업을 하는 Engineering Technician 수준에서는 들어가기 힘든 Enterprise급 회사들을 대상으로 과제를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느끼게 되었고,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담당 교수에게 어필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다소 지루한 단순 지식전달 및 과제 해치우기 PT지만 마지막 펀치라인을 남기고 싶은 마음에 기본적인 회사 소개는 대충 넘어가면서 정말 좋은 회사고 안정적이고 훌륭한 직장인 것 만을 언급하고 넘어가면서 Job Opportunity 부분에 보다 집중을 했죠.
보통의 경우 "어떤 포지션들을 어느 정도 규모로 구인중이고 해당 포지션의 역할은 무엇이고 연봉이나 복지 등 대우는 어떻다"를 보여주고 지나가지만, 저는 이 데이터를 좀 더 정제했습니다. 각 포지션을 근무 국가 / 지역 / 분야 / 요구사항으로 세분화 하여 그루핑하고 때론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PPT 슬라이드가 넘어갈 때 마다 하나씩 필터링 조건을 추가해서 현재 교실에 있는 학생들이 실제로 지원 가능한 포지션 그룹으로 한 단계씩 잘라 나가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처음 1000개의 오픈 포지션에서 시작한 PT는 마지막엔 1개의 지원 가능한 오픈 포지션으로 압축되고 말았죠. 그리고 단순 제 과제의 타깃 회사의 이야기가 아닌 현 캐나다의 전반적인 구인/구직 상황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추가 데이터를 보여주기도 했고요.
이후 PT의 결론 부분은 과목 특성상 학생들의 성공적인 취업 가이드가 목적인 과목에서 모든 팀들이 본인이 지원할 수 없는 오픈 포지션들로 가득찬 회사들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학생들은 한번이라도 고민해 본 적이 있는지 청중들에게 묻기도 하고, 왜 이런저런 과제 요구사항들로 인해 우리가 지원하기 힘든 회사들을 연구하고 발표할 수 밖에 없게 했는지에 대한 안타까움을 말하기도 했으며, 청중들에게 이런 포지션들만 찾고 구직 활동을 하기 보다는 현실적으로 가능한 이런 다른 포지션들을 찾아가는 팁 또한 알려주었습니다. 

단순 데이터의 전달은 청중도 발표자 역시 준비과정과 발표중에 흥미와 의지, 열정을 가지고 참여하기 쉽지 않습니다. 메시지가 있고 그 메시지를 위한 스토리라인이 있는 PT가 아무래도 좋은 평가를 받기 쉬우며, 같은 일이나 과제를 하더라도 self motivation을 가지고 임하게 유도할 수 있죠.

마지막으로 너무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연습입니다.
사람마다 자신만의 말하는 톤과 호흡이 있습니다. 보통은 자신이 작성한 글은 자신만의 언어적 습관을 따라기 마련이지만, 익숙하지 않은 외국어로 작성한 글은 아무래도 자신만의 언어적 톤과 호흡에 맞지 않는 경우도 많으며, 사전을 찾아가며 작성한 글은 자기 자신에게 익숙하지 않은 어휘들로 가득차게 되기 쉽죠. 아무리 강력한 메시지를 만들고 좋은 스토리 라인을 구성했어도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script가 글로만 작성되고 충분히 연습되지 않을 경우에는 발표자의 말하기 습관과 script가 일치하지 않아 발표자도 청중도 무언가 부자연스럽고 어려운 상황을 불러옵니다. 세련되거나 트렌디한 어휘 구사를 통해 멋지게 PT하고자 하는 욕심은 누구나 있겠지만, 스스로 연습을 해 보면서 글이 아닌 말로서 전달될 때에도 과연 적절한 것인지에 대해 확인해 보고 자기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면 과감하게 투박하고 쉽지만 익숙한 어휘와 문장구조로 변경하여 본인의 말하기 습관에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영어 PT라고 해도 컨텐츠에 대해 스스로 자신감을 가질 만큼 충분한 연구와 준비가 되어 있고, 연구 결과를 통해 몇가지 자신만의 핵심 메시지를 도출 해 내고, 그 메시지를 극적으로 혹은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스토리라인을 구성한 후 충분히 연습하고 자신의 언어적 습관에 맞게 교정한다면, 단어 하나하나에 집중하는 스크립트 암기의 압박에서 벗어나 보다 여유롭고 좋은 PT를 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댓글 2개:

  1. 안녕하세요 구글링하다가 우연히 블로그를 발견했는데 궁금한점에 대해 메일드리고싶습니다. 괜찮으시다면 메일주소를 알려주실 수 있으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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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victor.ws.sim@gmail.com 으로 연락주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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