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포스팅을 자주 하네요.
회사에서 신규 버젼 출시를 앞두고 개발쪽엔 신규 타스크를 주지 않고, QA에 집중하고 있고, 심지어 개발자들도 QA 테스트를 분담하고 있다보니 입사 후 처음으로 회사에서 시간이 남아 여유가 생겨 그런 것 같네요.
어제 고등학교 때 은사님과 메신져로 채팅을 하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이 있어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다 선생님께서, "그런데 넌 왜 갑자기 좋은 직장 그만두고 캐나다로 떠나간거니?" 라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그래서 일상적으로 하던 답을 드리고, 대화를 종료한 후에 다시 한 번 그 질문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무엇이 나를 이 땅으로 오도록 인도한거지? 내가 캐나다로 오게 된 결정적 계기는 뭘까?"
그래서 제 PC에 간간히 정리해 오던 일기장을 들춰 보며 최근 몇 년간 제 과거를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졌고 결정적인 계기가 된 사건을 찾아내게 되었죠.
이전 직장에 다닐 때, 회사에서는 주기적으로 직원 교육을 시켰습니다. 임직원이 자율적으로 참석 가능한 교육도 다양했지만, 모든 임직원이 주기적으로 받아야 하는 의무 교육들이 있었고, 보통 직원들을 그것을 '혈관 속에 점점 희미해지는 파란피를 다시 수혈하는 세뇌 교육'이라 불렀습니다.
입사를 하면 그룹 연수로 4주간 합숙 교육을 받았고, 이후 각 계열사 교육을 2주 정도 합숙으로 받고, 이후에는 각 총괄별 교육을 2주간 출퇴근 교육으로 받으며 회사에 입사한 신입 사원들에게 파란 피를 주입시키기 시작합니다.
솔직히 신입사원 교육 성적이 회사 생활에 크게 중요한 것은 아니기에 누군가에겐 태어나서 처음으로 돈을 받으면서 쉬고 노는 자리이기도 하고, 누군가에겐 이런 식의 교육이 문화적 충격으로 다가와 입사 하자마자 다른 일자리를 찾게 만드는 계기이기도 하고, 또 누군가에겐 내가 다니는 회사가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터인지 알게 되는 기회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매 2년 마다 다시 1일짜리 교육을 받게 되며, 매 진급 시 마다 2박 3일간의 합숙 교육을 받으며, 임직원들에게 과중한 업무로 인해 몸에서 빠져나간 파란 피를 다시 주입시켜 주죠.
전 이런식의 정신교육을 4번 정도 받은 것 같은데, 저에게 처음 3 번의 경우 회사 입장에서 매우 성공적인 교육이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무언가 으쌰으쌰 힘을 내어 좀 더 열심히 달려보자는 의지를 갖을 수도 있었고, 또 하루 전일 교육을 받으며 잠시나마 제 육신의 피로도 풀 수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마지막 4번째 교육을 받고 나서, 저는 회사를 떠날 결심을 하게 되었고 이 결심은 이민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받은 교육 내용 중 하나는 Work & Life Balance에 대한 교육이였습니다. 교육 내용을 되새겨 보니, 의도한 내용은 "Life도 중요하지만 Life를 위해서는 Work가 필수 불가결한 존재이므로 Work도 열심히 해야 한다" 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교육을 진행하면서 간단한 게임을 했는데, 먼저 각자 개인이 생각하는 주요 가치 십여 가지를 카드에 적고, 그 중에 5가지만 골라 풍선에 넣고 풍선을 붑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론 5개의 풍선 중에 본인이 생각하는 최고의 핵심 가치 3가지만 남기고 나머지 2개는 터트려 본인의 핵심 가치를 찾아가는 교육 이였습니다.
당시에 저는 재미있게 교육을 받고 다시 되새겨 보니 최종 3개의 핵심 가치에도, 5개의 주요 가치에도, 심지어 처음 작성한 총 12개의 가치 중에 업무와 관련된 것이 하나도 없다는 점에 적지않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당시에도 개발자에서 기획자로 전업 이후 근무 시간은 나아졌지만, 업무 만족도가 떨어져 고민을 하던 찰나인지라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현재 제가 하고있는 일이 이 정도로 저에게 의미없는 것 인지는 몰랐거든요.
결국 그 날 저녁 저는 진심으로 개발자 복귀를 해야되겠다는 다짐을 하고 실질적인 액션을 하나씩 취하기 시작 했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도 많은 이야기가 있지만 결국 개발자 복귀를 위한 목적지가 캐나다가 되어 버렸고요.
아마 회사에서 이런 교육을 하지 않았다면 남들보다 조금 더 높은 연봉, 재미는 없지만 안정적인 직장, 그냥 그렇게 하루하루 흘러가는 삶을 지금도 살고 있었을 것 같네요.
그리고 캐나다에 오게 된 궁극적이자 절대적인 이유인 개발자 복귀를 이룬 지금, 저에게는 또 어떠한 핵심 가치들이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 해 보게 됩니다.
여러분은 어떤 핵심 가치들을 가지고 있으신가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 프로그래머 / 개발자의 캐나다 이민 및 취업 정착 이야기가 있는 블로그입니다. 블로그 커맨트나 구글 행아웃, 구글 이메일 (victor.ws.sim@gmail.com)을 통한 컨택은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2015년 10월 30일 금요일
2015년 10월 28일 수요일
캐나다 주거형태, 그리고 Metropolis에서 small town으로 이사
이민을 위해 캐나다에 처음 랜딩 했을 때에는 제가 다니던 학교 위치도 있고, 차 없는 생활을 위해서도, 또 한국 식품점에 대한 접근성 등 여러가지 이유로 토론토에 자리를 잡았었죠. 그리고 올 해 여름, 꼬박꼬박 나가는 집세도 아깝고, 이젠 제법 저와 제 가족의 삶이 자리도 잡혀 이 곳에서 삶을 지속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기에 내 집을 구입하게 되었고, My first home in Canada는 토론토가 아닌 인구 20만의 중소도시에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집을 살 생각을 하고 하나 씩 알아보면서 먼저 주거 형태에 대한 결정이 필요 했습니다. 렌트가 아닌 개인 소유가 가능한 주거 형태는 콘도, 타운하우스, 하우스 정도가 있었고, 하우스 역시 단독 하우스(Detached house)와 연립 하우스? (Semi detached house)가 있었습니다.
토론토로 이사를 온 이후 아이들이 등하교를 할 때에나, 동네 주변을 산책 할 때 마다 마당이 있는 집들을 너무너무 부러워 했기에 우선 콘도는 고려 대상에서 제외를 했죠.
그래서 타운 하우스와 하우스의 장단점을 생각 해 보았습니다.
타운 하우스
타운 하우스 역시 나누어 보면 Freehold 타운하우스와 Condo 타운하우스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Freehold 타운하우스는 집 주인이 전적으로 부동산을 소유하는 구조이지만 몇몇 부분은 관리비를 내서 공동 관리를 합니다. 세부적인 공동 관리 대상은 각 타운하우스 단지마다 다르며 공동 관리 대상이 많으면 그 만큼 관리비가 많이 나가며, 적으면 그 만큼 관리비가 적습니다.
예를 들면, 관리실에서 난방이나 지붕 유지보수, 공공 도로 제설을 담당하고 본인 집 마당과 실내 내부는 각 집 주인이 직접 유지/보수/관리를 하는 식이죠. 경우에 따라 공동관리와 관리비가 전무한 형태의 타운 하우스도 있죠. 그런 집들은 전형적인 타운하우스의 구조인 집들이 횡으로 길게 연결된 Attached House 형태를 띄지만, 모든 것이 일반 하우스와 동일합니다.
Condo 타운 하우스는 마당이 있는 아파트 렌탈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다달이 관리비를 지불하고 관리실에서 각 개별 주택의 내부를 제외한 모든 것을 관리해 줍니다. 그 매 달 지출되는 주거비용은 늘어나지만 집 주인으로서 유지/보수/관리의 책임은 줄어들죠.
일단 다달이 지불되는 렌트비가 내 집 장만을 고려하게 된 시작점이라 타운 하우스는 Freehold로만 한정 지었습니다.
타운 하우스는 콘도와 하우스의 중간 형태이다 보니 양쪽의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양쪽의 단점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아파트나 콘도에 비해 각 가정별 독립된 주거 공간을 가지게 되고, 일반 하우스에 비해서는 작지만, 작은 뒷마당과 앞마당을 가질 수 있고, 집과 연결된 garage를 가질 수 있습니다.
반면, 다달이 관리비 지출이 필요하고, 집에 대한 유지/보수/관리의 책임과 의무가 본인에게 주어집니다. 그리고 각 개별 주택이 분리된 구조가 아니라 횡으로 연결된 구조이다 보니, 콘도나 아파트보다는 덜해도, 옆집의 소음들이 전달될 수 있죠.
하우스
하우스 역시 살펴보면 Detached house와 Semi-Detached house 두 가지가 있습니다.
Detached house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단독 주택입니다.
하나의 독립된 건물에 하나의 가정이 입주하는 구조로 되어 있어 완전히 분리/독립된 공간이 주어지기에 privacy문제가 가장 적은 구조입니다.
다만 분리된 대지 위에 하나의 집이 올라가는 구조라, 그 만큼 넓은 땅이 필요하고 그 만큼 집 가격이 비싸질 수 밖에 없습니다.
Semi-Detached house는 두 집이 하나로 연결된 구조입니다. 한국에서도 이른바 땅콩 주택이라고 불리며 semi-detached house가 인기를 끈 적이 있었죠.
하나의 대지 위에 하나의 건물이 올라가서 두 집으로 나뉘는 구조이기에 상대적으로 좁은 땅에서 건축이 가능하여 detached house보다는 싼 가격에 건축이 가능합니다. 또한 두 가정이 하나의 건물로 연결이 되어 있기에 아무래도 방한에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재건축 등 건물에 대한 재산관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같이 붙어있는 옆집과 상호 동의가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고, 아무래도 detached형태에 비해서는 privacy 문제도 있습니다.
Freehold townhouse 혹은 House로 주거 형태를 정하고, 현재 제가 동원 가능한 금액 규모와 함께 은행에서 mortgage pre-approval을 받아 가격대를 결정하고 난 뒤에, realtor를 찾아가 제가 원하는 요구조건을 알려 주고, 상담을 받아 봤습니다.
여기서 제가 교통/문화/상권/한인 슈퍼 등등 모든 편의시설이 밀집한 토론토를 버리고 중소도시로 이사를 하게 된 결정적인 요인이 발생합니다. 바로 돈 이죠.
일단 house는 $1 million 미만에서는 도무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사실 간혹 몇몇 집들이 있기는 했지만, 토론토 내에서 손에 꼽힐만큼 좋지 않은 지역에, 집 대지가 매우 좁고, 1950년대 쯤 지어진 bungalow 스타일의 집 뿐이였습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주택에 들어가서 사는 입장에서 50년이 넘은 오래된 집을 유지 보수 할 자신도 없었고, 구지 교육/치안/교통이 불편한 지역을 찾아가기도 싫었고, 대지가 좁은 것은 둘 째 치고라도, 1층 + 반지하 구조인 Bungalow에서는 충분한 생활 공간 확보도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타운 하우스로 방향을 선회했지만, 역시나 토론토 내에 괜찮은 지역의 타운하우스들은 가격이 $1M 가까이 하거나 그 이상이였고, 가격이 조금 낮으면 월 관리비가 비싼 식이라 Mortgage + 월세를 계산해 보면 제가 감당하기 힘든 가격이였습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회사가 있는 미시사가 주변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었고, 그 이후에도 치안/교육/편의시실/경관/집 노후 정도/가격 등등... 여러가지 요인들이 지속적으로 충돌을 하다보니 제 Budget에 맞는 Peel region과 Halton region에 있는 모든 매물은 한번 씩은 다 방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백여 집 가까이 가봤지만, 결국 모든 것을 만족시키지는 매물은 찾지 못했고, 저와 제 가족이 고려했던 최고의 핵심가치에 가장 근접한 옥빌에 detached house로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되었네요.
중소도시로 오게되니 생각했던 것 만큼의 단점이 있었습니다.
가장 큰 단점은 편의시설 부족입니다.
사실 한국만큼 도농 격차가 심한 나라도 없다보니 한국만큼 불편한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정말 소도시로 가지 않는 이상 각 도시별로 편의시설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제가 이민자이다 보니, 현지 식료품 보다는 한국 식료품을 많이 찾게 되지만, 제가 사는 도시에는 한국 grocery store가 없습니다. 토론토에 인접한 다른 도시에 가면 있지만, 아무래도 토론토에 비해 시장 규모가 작고, 제품 회전이 느리다보니 신선도가 떨어지고, 제품 다양성도 부족하며, 가격도 오히려 조금 비싸더군요.
편의시설 다음으로 느끼는 불편함은 교통입니다.
우선 지하철이 없다보니 궂은 날씨에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하며, 토론토 대비 교통비가 조금 비싸고, 배차 간격도 긴 편입니다. 그리고 교통망이 촘촘하지 않다보니 대중 교통만으로 어디를 가기에는 불편한 점들이 있죠.
마지막은 미처 예상치 못했는데, 높은 교육비입니다.
토론토에 살면서 미술이나 피아노 튜터링을 시켰었는데, 이 곳에 튜터링 가격대가 토론토 보다 1.5배 가까이 비싸다 보니 이사 온 이후로는 아직까지 시키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습니다. 튜터링 외에도 태권도나 북 리딩 클럽 등등 학원? 도 비싸고, YMCA, 헬스장 월회비/연회비, 커뮤니티 센터 시설 이용 요금도 비쌉니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 이상의 장점이 있었습니다.
집 자체를 제외하고 이사 온 이후 가장 피부로 느끼는 장점은 소음입니다. 토론토에 살 때에는 매일 밤 마다 시끄럽게 울려대는 소방차와 엠뷸란스 소리가 하룻 밤에도 최소 10번 넘게 들려왔습니다. 제가 살던 아파트 주변에 병원과 소방서가 있다보니 더욱 더 그랬던 것 같기도 하지만, 큰 길가에서 멀찌감치 떨어진 집에 놀러갔을 때에도 이런 차량 소음을 항상 끼고 살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사를 온 이후로는 차량 소음도 거의 없으며, 사이렌 소리는 전혀 들어 본 적도 없는 것 같네요. 항상 끼고 살 때에는 모르지만, 소음 공해가 사라진 생활을 시작 한 이후로는 이 것이 얼마나 삶의 평온함을 가져다 주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자연입니다.
곳곳에 산재한 다양한 Park와 Garden 등, 한국의 대도시에 비하면 토론토는 자연 친화적 도시입니다. 그래서 우리집 아이들은 겨울철을 제외하면 항상 집 주변에 공원에 찾아가 나뭇가지와 나뭇입 등을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했죠. 하지만 토론토를 벗어나니 자연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간 느낌입니다.
차를 타고 조금만 내려가도 Ontario 호수변 공원이 아름답게 자리잡고 있고, 도시 중간에 자리 잡은 Natural park의 산책로에선 간혹 여우도 보입니다. 그리 멀리 가지 않아도 그냥 집 앞 동네 길 역시 훌륭한 산책로이며, 집 앞/뒷 마당엔 매일같이 토끼나 다람쥐가 머물다 가네요.
아래 사진은 지난 주말에 가족끼리 집 앞 산책로에 자전거 타고 나갔다가 찍은 사진입니다.
그리고 이웃과 학교 입니다.
사실 교육환경이 좋은 동네는 제가 집을 구할 때 가장 높은 우선순위를 가진 조건 중 하나였기에 지금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는 상당히 좋은 학교/학생 평가를 받는 학교입니다. 그런데 막상 아이들이 학교에 간 이후 보니 토론토에 있을 때 보다 쉽고 기초적인 교육부터 하나씩 진행 하더군요. 단순히 교장이나 교사의 교육 철학에 따라 다른 것일 수도 있는데, 아무래도 사교육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동네라 그런건가 싶기도 합니다.
또 전혀 생각치 못한 장점은 이웃이였습니다. 토론토에는 아무래도 다수의 이민자들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미 정착해 잘 살고 있는 분도 계시지만, 이제 갓 이민을 왔거나, 이민을 위해 일단 건너와 정착 위해 노력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누가 더 좋고 나쁘고, 옳음과 그름을 가릴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제 경험상 아무래도 이미 정착을 하여 잘 살고 있는 분들을 만날때 아무래도 조금 더 여유가 있고, 상대를 조금 더 배려하는 모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중소도시로 이사를 오니, 이웃들을 만나고 대하고, 어울릴 때 전반적으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고, 많은 도움 역시 받을 수 있었습니다.
최소 10년을 생각하고 한국에서 집을 사고도 캐나다로 훌쩍 떠나왔듯이, 앞으로 이 곳에서 몇 년을 더 살게 될 지는 장담 할 수는 없지만, 다음에 또 이사를 하게 되더라도 대도시 보다는 근무지와 크게 멀지 않은 중소도시로 가게 될 것 같습니다.
아니면 지금 저희 동네의 장점과 단점이 극대화되는 소도시의 Farm house로 가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집을 살 생각을 하고 하나 씩 알아보면서 먼저 주거 형태에 대한 결정이 필요 했습니다. 렌트가 아닌 개인 소유가 가능한 주거 형태는 콘도, 타운하우스, 하우스 정도가 있었고, 하우스 역시 단독 하우스(Detached house)와 연립 하우스? (Semi detached house)가 있었습니다.
토론토로 이사를 온 이후 아이들이 등하교를 할 때에나, 동네 주변을 산책 할 때 마다 마당이 있는 집들을 너무너무 부러워 했기에 우선 콘도는 고려 대상에서 제외를 했죠.
그래서 타운 하우스와 하우스의 장단점을 생각 해 보았습니다.
타운 하우스
타운 하우스 역시 나누어 보면 Freehold 타운하우스와 Condo 타운하우스 두 가지 종류가 있습니다.
Freehold 타운하우스는 집 주인이 전적으로 부동산을 소유하는 구조이지만 몇몇 부분은 관리비를 내서 공동 관리를 합니다. 세부적인 공동 관리 대상은 각 타운하우스 단지마다 다르며 공동 관리 대상이 많으면 그 만큼 관리비가 많이 나가며, 적으면 그 만큼 관리비가 적습니다.
예를 들면, 관리실에서 난방이나 지붕 유지보수, 공공 도로 제설을 담당하고 본인 집 마당과 실내 내부는 각 집 주인이 직접 유지/보수/관리를 하는 식이죠. 경우에 따라 공동관리와 관리비가 전무한 형태의 타운 하우스도 있죠. 그런 집들은 전형적인 타운하우스의 구조인 집들이 횡으로 길게 연결된 Attached House 형태를 띄지만, 모든 것이 일반 하우스와 동일합니다.
Condo 타운 하우스는 마당이 있는 아파트 렌탈과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다달이 관리비를 지불하고 관리실에서 각 개별 주택의 내부를 제외한 모든 것을 관리해 줍니다. 그 매 달 지출되는 주거비용은 늘어나지만 집 주인으로서 유지/보수/관리의 책임은 줄어들죠.
일단 다달이 지불되는 렌트비가 내 집 장만을 고려하게 된 시작점이라 타운 하우스는 Freehold로만 한정 지었습니다.
타운 하우스는 콘도와 하우스의 중간 형태이다 보니 양쪽의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으면서 동시에 양쪽의 단점을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아파트나 콘도에 비해 각 가정별 독립된 주거 공간을 가지게 되고, 일반 하우스에 비해서는 작지만, 작은 뒷마당과 앞마당을 가질 수 있고, 집과 연결된 garage를 가질 수 있습니다.
반면, 다달이 관리비 지출이 필요하고, 집에 대한 유지/보수/관리의 책임과 의무가 본인에게 주어집니다. 그리고 각 개별 주택이 분리된 구조가 아니라 횡으로 연결된 구조이다 보니, 콘도나 아파트보다는 덜해도, 옆집의 소음들이 전달될 수 있죠.
하우스
하우스 역시 살펴보면 Detached house와 Semi-Detached house 두 가지가 있습니다.
Detached house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단독 주택입니다.
하나의 독립된 건물에 하나의 가정이 입주하는 구조로 되어 있어 완전히 분리/독립된 공간이 주어지기에 privacy문제가 가장 적은 구조입니다.
다만 분리된 대지 위에 하나의 집이 올라가는 구조라, 그 만큼 넓은 땅이 필요하고 그 만큼 집 가격이 비싸질 수 밖에 없습니다.
Semi-Detached house는 두 집이 하나로 연결된 구조입니다. 한국에서도 이른바 땅콩 주택이라고 불리며 semi-detached house가 인기를 끈 적이 있었죠.
하나의 대지 위에 하나의 건물이 올라가서 두 집으로 나뉘는 구조이기에 상대적으로 좁은 땅에서 건축이 가능하여 detached house보다는 싼 가격에 건축이 가능합니다. 또한 두 가정이 하나의 건물로 연결이 되어 있기에 아무래도 방한에 효과적입니다.
하지만 재건축 등 건물에 대한 재산관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같이 붙어있는 옆집과 상호 동의가 필요하다는 단점이 있고, 아무래도 detached형태에 비해서는 privacy 문제도 있습니다.
Freehold townhouse 혹은 House로 주거 형태를 정하고, 현재 제가 동원 가능한 금액 규모와 함께 은행에서 mortgage pre-approval을 받아 가격대를 결정하고 난 뒤에, realtor를 찾아가 제가 원하는 요구조건을 알려 주고, 상담을 받아 봤습니다.
여기서 제가 교통/문화/상권/한인 슈퍼 등등 모든 편의시설이 밀집한 토론토를 버리고 중소도시로 이사를 하게 된 결정적인 요인이 발생합니다. 바로 돈 이죠.
일단 house는 $1 million 미만에서는 도무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사실 간혹 몇몇 집들이 있기는 했지만, 토론토 내에서 손에 꼽힐만큼 좋지 않은 지역에, 집 대지가 매우 좁고, 1950년대 쯤 지어진 bungalow 스타일의 집 뿐이였습니다.
태어나 처음으로 주택에 들어가서 사는 입장에서 50년이 넘은 오래된 집을 유지 보수 할 자신도 없었고, 구지 교육/치안/교통이 불편한 지역을 찾아가기도 싫었고, 대지가 좁은 것은 둘 째 치고라도, 1층 + 반지하 구조인 Bungalow에서는 충분한 생활 공간 확보도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타운 하우스로 방향을 선회했지만, 역시나 토론토 내에 괜찮은 지역의 타운하우스들은 가격이 $1M 가까이 하거나 그 이상이였고, 가격이 조금 낮으면 월 관리비가 비싼 식이라 Mortgage + 월세를 계산해 보면 제가 감당하기 힘든 가격이였습니다.
결국 어쩔 수 없이 회사가 있는 미시사가 주변으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었고, 그 이후에도 치안/교육/편의시실/경관/집 노후 정도/가격 등등... 여러가지 요인들이 지속적으로 충돌을 하다보니 제 Budget에 맞는 Peel region과 Halton region에 있는 모든 매물은 한번 씩은 다 방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백여 집 가까이 가봤지만, 결국 모든 것을 만족시키지는 매물은 찾지 못했고, 저와 제 가족이 고려했던 최고의 핵심가치에 가장 근접한 옥빌에 detached house로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되었네요.
중소도시로 오게되니 생각했던 것 만큼의 단점이 있었습니다.
가장 큰 단점은 편의시설 부족입니다.
사실 한국만큼 도농 격차가 심한 나라도 없다보니 한국만큼 불편한 것은 아닐 수 있습니다. 정말 소도시로 가지 않는 이상 각 도시별로 편의시설이 존재합니다. 하지만 제가 이민자이다 보니, 현지 식료품 보다는 한국 식료품을 많이 찾게 되지만, 제가 사는 도시에는 한국 grocery store가 없습니다. 토론토에 인접한 다른 도시에 가면 있지만, 아무래도 토론토에 비해 시장 규모가 작고, 제품 회전이 느리다보니 신선도가 떨어지고, 제품 다양성도 부족하며, 가격도 오히려 조금 비싸더군요.
편의시설 다음으로 느끼는 불편함은 교통입니다.
우선 지하철이 없다보니 궂은 날씨에 대중교통 이용이 불편하며, 토론토 대비 교통비가 조금 비싸고, 배차 간격도 긴 편입니다. 그리고 교통망이 촘촘하지 않다보니 대중 교통만으로 어디를 가기에는 불편한 점들이 있죠.
마지막은 미처 예상치 못했는데, 높은 교육비입니다.
토론토에 살면서 미술이나 피아노 튜터링을 시켰었는데, 이 곳에 튜터링 가격대가 토론토 보다 1.5배 가까이 비싸다 보니 이사 온 이후로는 아직까지 시키지 못하고 망설이고 있습니다. 튜터링 외에도 태권도나 북 리딩 클럽 등등 학원? 도 비싸고, YMCA, 헬스장 월회비/연회비, 커뮤니티 센터 시설 이용 요금도 비쌉니다.
하지만 생각했던 것 이상의 장점이 있었습니다.
집 자체를 제외하고 이사 온 이후 가장 피부로 느끼는 장점은 소음입니다. 토론토에 살 때에는 매일 밤 마다 시끄럽게 울려대는 소방차와 엠뷸란스 소리가 하룻 밤에도 최소 10번 넘게 들려왔습니다. 제가 살던 아파트 주변에 병원과 소방서가 있다보니 더욱 더 그랬던 것 같기도 하지만, 큰 길가에서 멀찌감치 떨어진 집에 놀러갔을 때에도 이런 차량 소음을 항상 끼고 살 수 밖에 없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사를 온 이후로는 차량 소음도 거의 없으며, 사이렌 소리는 전혀 들어 본 적도 없는 것 같네요. 항상 끼고 살 때에는 모르지만, 소음 공해가 사라진 생활을 시작 한 이후로는 이 것이 얼마나 삶의 평온함을 가져다 주는지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자연입니다.
곳곳에 산재한 다양한 Park와 Garden 등, 한국의 대도시에 비하면 토론토는 자연 친화적 도시입니다. 그래서 우리집 아이들은 겨울철을 제외하면 항상 집 주변에 공원에 찾아가 나뭇가지와 나뭇입 등을 가지고 노는 것을 좋아했죠. 하지만 토론토를 벗어나니 자연에 한발 더 가까이 다가간 느낌입니다.
차를 타고 조금만 내려가도 Ontario 호수변 공원이 아름답게 자리잡고 있고, 도시 중간에 자리 잡은 Natural park의 산책로에선 간혹 여우도 보입니다. 그리 멀리 가지 않아도 그냥 집 앞 동네 길 역시 훌륭한 산책로이며, 집 앞/뒷 마당엔 매일같이 토끼나 다람쥐가 머물다 가네요.
아래 사진은 지난 주말에 가족끼리 집 앞 산책로에 자전거 타고 나갔다가 찍은 사진입니다.
그리고 이웃과 학교 입니다.
사실 교육환경이 좋은 동네는 제가 집을 구할 때 가장 높은 우선순위를 가진 조건 중 하나였기에 지금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는 상당히 좋은 학교/학생 평가를 받는 학교입니다. 그런데 막상 아이들이 학교에 간 이후 보니 토론토에 있을 때 보다 쉽고 기초적인 교육부터 하나씩 진행 하더군요. 단순히 교장이나 교사의 교육 철학에 따라 다른 것일 수도 있는데, 아무래도 사교육의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은 동네라 그런건가 싶기도 합니다.
또 전혀 생각치 못한 장점은 이웃이였습니다. 토론토에는 아무래도 다수의 이민자들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이미 정착해 잘 살고 있는 분도 계시지만, 이제 갓 이민을 왔거나, 이민을 위해 일단 건너와 정착 위해 노력하시는 분들도 계십니다. 누가 더 좋고 나쁘고, 옳음과 그름을 가릴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제 경험상 아무래도 이미 정착을 하여 잘 살고 있는 분들을 만날때 아무래도 조금 더 여유가 있고, 상대를 조금 더 배려하는 모습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중소도시로 이사를 오니, 이웃들을 만나고 대하고, 어울릴 때 전반적으로 편안함을 느낄 수 있었고, 많은 도움 역시 받을 수 있었습니다.
최소 10년을 생각하고 한국에서 집을 사고도 캐나다로 훌쩍 떠나왔듯이, 앞으로 이 곳에서 몇 년을 더 살게 될 지는 장담 할 수는 없지만, 다음에 또 이사를 하게 되더라도 대도시 보다는 근무지와 크게 멀지 않은 중소도시로 가게 될 것 같습니다.
아니면 지금 저희 동네의 장점과 단점이 극대화되는 소도시의 Farm house로 가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2015년 10월 20일 화요일
캐나다 정권 교체에 따른 이민 정책의 향방
어젯 밤 TV를 켜고 캐나다 총선 결과를 보니, Justin Trudeau가 이끄는 자유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며 압승을 했네요. 총리제인 캐나다이니, Trudeau는 아버지에 이어 부자 총리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선거 기간 직전만 해도 지난 10년 보수당 정권동안 경제 정책의 실패와 (하긴 유가가 이렇게 폭락 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겠지만요...) Multi-cultural을 장려하고 독려하는 캐나다의 정신에 반하는 몇몇 정책등으로 정권 교체에 대한 열망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는 예상 했지만, 워낙 알버타, 사스카치완과 rural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보수당 지지세력이 공고하여 어찌될 지 모른다는 생각이였는데, 투표 결과를 열어보니 온타리오 rural 지역과 알버타, 사스카치완 지역을 제외하면 죄다 Liberal이 휩쓸었네요. 특히나 NDP와 Liberal에 표가 분산되는 것을 걱정해서였는지, NDP가 강세였던 지역까지 Liberal이 휩쓸며 의석 변동 비율상으론 NDP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 같습니다.
캐나다가 현재로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Multiculturalism act가 입법화 된 국가인데, 사실 이 것을 입법화 시키는데 초석을 놓은 정부가 차기 총리인 Justin Trudeau의 아버지, Pierre Trudeau정권입니다. 그래서인지 다문화의 아버지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지요.
사실 엄밀히 따지면 캐나다의 다문화 정책도 아시아나 아프리카, 중동, 중남미 이민자를 위해 설계되고, 입법화된 법이라기 보다는 퀘벡 주를 붙잡고 달래기 위해 시작된 것이지만, 저 같은 많은 이민자들이 그 혜택을 같이 누린다고 할 수 있죠.
어찌되었건, 헐값에 유입되는 외국 인력들이 hard working Canadian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개념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보수당 정권의 플랫폼 보다는 자유당 정권 하에서 이민은 보다 합리적이고 보다 개방된 방향으로 갈 것 같긴 합니다.
이민 정책이라는 것이 쉽사리 변경되기도 힘들고 단기간에 큰 변화를 일으키기란 쉽지 않지만, 선거 기간 동안 자유당에서 이야기 했던 이민 정책들이나 Trudeau의 발언 들을 보면 향후 몇 년 간 총 이민자의 수나, 프로세스 방식에 대한 개선이 이루어질 것은 같습니다.
https://www.liberal.ca/files/2015/09/A-new-plan-for-Canadian-immigration-and-economic-opportunity.pdf
우선 자유당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Family Reunion입니다.
현재 정권의 이민 정책상 가족이나 형제 자매의 초청 이민이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슈퍼비자의 경우 한동안 그 문호를 굳게 걸어 잠그기 까지 했고, 올해 다시 시작되긴 했지만 그간 누적된 대기수요로 인해 쉽지 않고 보통 수년 이상 걸리는 프로세스였죠. 배우자 초청 이민 역시도 잘 모르지만 듣기론 몇 년이 걸리는 쉽지 않은 프로세스라고 하더군요.
위 링크에서 보여지듯, 부모 초청 수를 현재보다 두배 늘리고, 부모 초엉 이민 프로세스 관련 예산 역시 두배 가량 확보하고, 형제 자매가 캐나다 거주 할 경우 이민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 가족 재결합에 도움을 주는 방향을 제시 했습니다.
또한 Anti-Terrorism의 맥락으로 미국의 애국자 법 비슷하게 시민권을 획득한 이민자라 하여도 국가에서 시민권 박탈 및 추방도 할 수 있다는 C-24에 대해 Trudeau는 위험한 법이고,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고, 필요시 폐지도 가능하다고 했었습니다.
그리고 비자 프로세스에 대한 추적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의지 역시 보였었죠. 캐나다에 비자나 영주권을 신청하셨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현재 이민성 시스템에선 자신이 제출한 신청서의 프로세스를 확인하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서류 제출 이후부터 결과가 나올 때 까지 전체 프로세싱 기간을 1년이라고 보았을 때, 서류 제출 후 2-3 달이 지나야 "서류 접수 받음" 한 마디가 보이고, 다시 8-9달 정도 지나야 "프로세스 시작" 한마디가 보이고 마지막에 "결정됨" 한 마디가 다시 보이죠. 그리고 최종적으로 우편을 통해 결정된 결과가 Negative인지 Positive인지 확인이 됩니다.
이를 보다 투명하게 개선하겠다고 하니, 비자나 이민신청자들에게는 희소식이 될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Temporary foreign worker에 대한 투명성을 강화하고, 혹시나 본 프로그램을 악용하는 사례가 있는지 관리/감독 역시 철저히 하겠다는 의지를 천명 했었습니다.
현 정부 하에서 최근 외국인 노동자 관련 내용은, 외국인 노동자 역시 불만을 가지고 있고, 외국인 노동자를 필요로 하는 고용주 역시도 불만을 가지고 있는 내용입니다. 고용주는 일 할 사람이 필요하지만, 외국인 노동자를 받기 힘들고 까다롭게 하여 사람 구하기 힘들고, 외국인 노동자 역시도 아무 문제없이 캐나다에서 일하고 있었고, 고용주 역시도 본인을 원하지만 정부에서 노동 허가를 내주지 않아 실직 상태가 되는... 그런 상황이였습니다.
이것은 각 개인의 경우에 따라서, 그리고 변경될 방향에 따라서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다고 보입니다. 정말 구인/구직을 위해 고용주는 외국인을 고용하고, 외국인 노동자는 캐나다에 와서 일하는 경우가 아닌, 처음 시작점 부터 피고용인의 영주권을 위해 편법적으로 활용하는 예가 사실 많죠. 이른바 영주권 노비 생활... 특히나 고용주의 영주권 스폰서쉽과 영주권 신청을 위해 직군/직업/연봉/경력 뻥튀기를 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런 경우엔 강화된 관리/감독에 의해 걸러질 수도 있기에 독이 될 수도 있겠네요.
10여년에 걸친 보수당 정권 기간 동안 모든 산업을 석유에 몰빵하다시피 하여, 최근 2년 가까이 지속된 저유가로 인해 국가 전체가 휘청거릴 정도로 타격을 받고 있는데, 다음 총선에서도 자유당이 압승 할 만큼 이 경제 위기를 잘 극복하고, 앞으로도 지속 발전 할 수 있게 잘 이끌길 바랍니다.
선거 기간 직전만 해도 지난 10년 보수당 정권동안 경제 정책의 실패와 (하긴 유가가 이렇게 폭락 할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겠지만요...) Multi-cultural을 장려하고 독려하는 캐나다의 정신에 반하는 몇몇 정책등으로 정권 교체에 대한 열망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는 예상 했지만, 워낙 알버타, 사스카치완과 rural 지역을 중심으로 하는 보수당 지지세력이 공고하여 어찌될 지 모른다는 생각이였는데, 투표 결과를 열어보니 온타리오 rural 지역과 알버타, 사스카치완 지역을 제외하면 죄다 Liberal이 휩쓸었네요. 특히나 NDP와 Liberal에 표가 분산되는 것을 걱정해서였는지, NDP가 강세였던 지역까지 Liberal이 휩쓸며 의석 변동 비율상으론 NDP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 같습니다.
캐나다가 현재로서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Multiculturalism act가 입법화 된 국가인데, 사실 이 것을 입법화 시키는데 초석을 놓은 정부가 차기 총리인 Justin Trudeau의 아버지, Pierre Trudeau정권입니다. 그래서인지 다문화의 아버지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지요.
사실 엄밀히 따지면 캐나다의 다문화 정책도 아시아나 아프리카, 중동, 중남미 이민자를 위해 설계되고, 입법화된 법이라기 보다는 퀘벡 주를 붙잡고 달래기 위해 시작된 것이지만, 저 같은 많은 이민자들이 그 혜택을 같이 누린다고 할 수 있죠.
어찌되었건, 헐값에 유입되는 외국 인력들이 hard working Canadian의 일자리를 빼앗는다는 개념을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보수당 정권의 플랫폼 보다는 자유당 정권 하에서 이민은 보다 합리적이고 보다 개방된 방향으로 갈 것 같긴 합니다.
이민 정책이라는 것이 쉽사리 변경되기도 힘들고 단기간에 큰 변화를 일으키기란 쉽지 않지만, 선거 기간 동안 자유당에서 이야기 했던 이민 정책들이나 Trudeau의 발언 들을 보면 향후 몇 년 간 총 이민자의 수나, 프로세스 방식에 대한 개선이 이루어질 것은 같습니다.
https://www.liberal.ca/files/2015/09/A-new-plan-for-Canadian-immigration-and-economic-opportunity.pdf
우선 자유당에서 가장 강조한 것은 Family Reunion입니다.
현재 정권의 이민 정책상 가족이나 형제 자매의 초청 이민이 매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슈퍼비자의 경우 한동안 그 문호를 굳게 걸어 잠그기 까지 했고, 올해 다시 시작되긴 했지만 그간 누적된 대기수요로 인해 쉽지 않고 보통 수년 이상 걸리는 프로세스였죠. 배우자 초청 이민 역시도 잘 모르지만 듣기론 몇 년이 걸리는 쉽지 않은 프로세스라고 하더군요.
위 링크에서 보여지듯, 부모 초청 수를 현재보다 두배 늘리고, 부모 초엉 이민 프로세스 관련 예산 역시 두배 가량 확보하고, 형제 자매가 캐나다 거주 할 경우 이민에 가산점을 부여하는 등 가족 재결합에 도움을 주는 방향을 제시 했습니다.
또한 Anti-Terrorism의 맥락으로 미국의 애국자 법 비슷하게 시민권을 획득한 이민자라 하여도 국가에서 시민권 박탈 및 추방도 할 수 있다는 C-24에 대해 Trudeau는 위험한 법이고,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고, 필요시 폐지도 가능하다고 했었습니다.
그리고 비자 프로세스에 대한 추적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의지 역시 보였었죠. 캐나다에 비자나 영주권을 신청하셨던 분들은 아시겠지만, 현재 이민성 시스템에선 자신이 제출한 신청서의 프로세스를 확인하는 것이 매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서류 제출 이후부터 결과가 나올 때 까지 전체 프로세싱 기간을 1년이라고 보았을 때, 서류 제출 후 2-3 달이 지나야 "서류 접수 받음" 한 마디가 보이고, 다시 8-9달 정도 지나야 "프로세스 시작" 한마디가 보이고 마지막에 "결정됨" 한 마디가 다시 보이죠. 그리고 최종적으로 우편을 통해 결정된 결과가 Negative인지 Positive인지 확인이 됩니다.
이를 보다 투명하게 개선하겠다고 하니, 비자나 이민신청자들에게는 희소식이 될 것 같네요.
마지막으로 Temporary foreign worker에 대한 투명성을 강화하고, 혹시나 본 프로그램을 악용하는 사례가 있는지 관리/감독 역시 철저히 하겠다는 의지를 천명 했었습니다.
현 정부 하에서 최근 외국인 노동자 관련 내용은, 외국인 노동자 역시 불만을 가지고 있고, 외국인 노동자를 필요로 하는 고용주 역시도 불만을 가지고 있는 내용입니다. 고용주는 일 할 사람이 필요하지만, 외국인 노동자를 받기 힘들고 까다롭게 하여 사람 구하기 힘들고, 외국인 노동자 역시도 아무 문제없이 캐나다에서 일하고 있었고, 고용주 역시도 본인을 원하지만 정부에서 노동 허가를 내주지 않아 실직 상태가 되는... 그런 상황이였습니다.
이것은 각 개인의 경우에 따라서, 그리고 변경될 방향에 따라서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다고 보입니다. 정말 구인/구직을 위해 고용주는 외국인을 고용하고, 외국인 노동자는 캐나다에 와서 일하는 경우가 아닌, 처음 시작점 부터 피고용인의 영주권을 위해 편법적으로 활용하는 예가 사실 많죠. 이른바 영주권 노비 생활... 특히나 고용주의 영주권 스폰서쉽과 영주권 신청을 위해 직군/직업/연봉/경력 뻥튀기를 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런 경우엔 강화된 관리/감독에 의해 걸러질 수도 있기에 독이 될 수도 있겠네요.
10여년에 걸친 보수당 정권 기간 동안 모든 산업을 석유에 몰빵하다시피 하여, 최근 2년 가까이 지속된 저유가로 인해 국가 전체가 휘청거릴 정도로 타격을 받고 있는데, 다음 총선에서도 자유당이 압승 할 만큼 이 경제 위기를 잘 극복하고, 앞으로도 지속 발전 할 수 있게 잘 이끌길 바랍니다.
2015년 10월 18일 일요일
Exit strategy
오늘 우연히 페북을 보다가 토론토에 계실 것이라 생각하신 분께서 몇 달 전부터 한국에서 생활하고 계신 모습을 보고 갑자기 생각이 들어 글을 적습니다.
인터넷을 찾다보면 이민의 성공담이 참 많이 나옵니다.
하지만 이민을 시도하는 모든 분들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것은 아닙니다. 온갖 고생과 노력을 다 하였지만 이민을 위한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이민을 위한 조건은 모두 충족 시켰지만, 이민성에서 이민 신청에 대해 부적합 판정을 내려 이민 거절을 당하는 경우도 있고, 이민 조건 충족을 위해 수 개월 혹은 수 년 간 고생을 했는데, 갑자기 이민성에서 자신이 준비하고 있던 이민 프로세스를 변경하거나 폐지하는 경우도 있죠.
이는 이민 성공의 기준에서 가장 기본적인 기준이라 할 수 있는 영주권을 받았는지 못 받았는지 기준에서이며, 이민 성공의 기준을 좀 더 높여 본다면 더 안좋을 수 있습니다. 이민의 성공과 실패에 대한 기준은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제 기준에서는 경제적 안정과 신분의 안정입니다. 경제적 안정은 본인과 가족의 먹고사니즘에 문제가 없는 수준의 경제력 확보입니다. 그리고 신분의 안정은 이민 간 대상 국가에서 본인의 신분/비자에 대한 불안정이 해소되는 수준으로 .,영주권의 확보라고 할 수 있겠고요.
이민을 위한 방법은 다양합니다. 그 중에 별다른 스펙이나 경력이 없이도 가능한 이민 방법들은 대부분 직장에서의 스폰서쉽을 기반으로 이루어지게 되며, 그러한 일자리들은 대부분 최저 시급 수준의 일자리 입니다. 제도 자체로는 low skilled, low wage job에 대한 이민이 아니더라도, 서류 상으로는 high skilled, high wage로 꾸미되, 실제 수입은 low wage인 경우도 많죠. 이런 경로를 통해 이민을 진행하는 경우 영주권을 받을 때 까지 생활이 어려운 것은 물론이거니와, 이후의 삶도 어려움이 있습니다. 영주권을 받는다 하여도 정상적으로 가정을 이끌고 나갈 만한 충분한 경제력이 되지 않기에 생활고에 시달릴 수 밖에 없으며, "내가 왜 이민을 왔을까?" 라는 회의감에 사로잡히기 마련입니다. 행복의 기준은 여려가지 이지만,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먹고사니즘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행복을 느끼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죠. 좀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떠나게 된 이민이지만, 스스로 행복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영주권이 있다 한들, 아니 시민권이 있다 한 들 성공적인 이민이라 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는 스펙이나 경력을 갖춰야 하는 다른 이민 프로세스를 통하는 경우라고 해도 피해갈 수 없습니다. 자기랑 비슷한 경력이나 직종에서 일하시던 분들이 성공적으로 일자리를 구하고 정착하는 모습을 보고 뛰어드는 경우도 많을 것입니다. 저만 해도 다른 이민 이야기들을 보거나 들었을 때에는 그냥 흘려 듣게 되었는데, 처음 이민을 생각하게 된 계기는 회사를 퇴직하고 호주로 유학 간다고 떠난 선배가 석사 한학기 만에 현지 회사에서 job offer를 받아 공부는 포기하고 일을 시작했으며, 이젠 영주권을 신청해서 영주권이 나오길 기다린다는 말을 듣게 되었던 일입니다. 그리고 간혹 IT나 SW 분야로 이민을 하신 분들의 이야기들을 더 찾아보고 알게 되면서 이민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굳어지게 되었죠. 하지만 어떤 이유인지는 몰라도 참 일이 안풀리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한인 개발자 모임에서도 걸어오신 발자취를 알게 되면 정말 대단한 실력자라고 느끼지만, 이상하리만치 구직에 어려움을 겪으시는 경우를 가끔 보게 됩니다. 아무런 인맥도 경험도 없이 먼저 기술이민으로 영주권을 받고 넘어오신 분들은 보통 구직 기간이 반년 정도라고 말을 하곤 합니다. 그런데 구직 기간이 1년을 넘기고 또 다시 해를 넘기면 점점 압박감과 중압감을 느끼게 되기 마련입니다. 1~2년 정도는 한국에서 모아 온 돈과 이런저런 파트타임 쟙을 통해 버틸 수 있지만, 3~4년 정도 시간이 지나면 경제적 부담도 부담이지만, 그 중압감은 견디기 힘든 수준이 되죠. 설상가상으로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IT에서, 더구나 구인 시 경력을 중시하는 캐나다에서는, 최근 3~4년간 공백은 치명타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저런 한인 모임에도 기술이민 등을 통해 영주권을 받고 건너 오시는 분들도 많은데, 그렇게 처음 뵙게 되고 같이 한국 IT 업계 문화를 안주삼아 이야기 하고, SNS친구도 맺고 구직에 대해 파이팅도 넣어 드리지만, 그렇게 몇 번 모임에서 뵌 이후로 다시는 뵙지 못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따로 만나뵙고 이야기를 나누지 못해 정확히 단언하기는 힘들지만, 간혹가다 SNS에 올라오는 상황을 보건데 몇 년째 계속 구직 활동을 하는 것 같더군요. 가끔은 영주권 갱신을 위한 최소 기간인 2년을 넘긴 후 한국으로 돌아가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하시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같이 이야기를 했을 때 느낌으로는 경력이나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되진 않고, 이미 기술이민을 하실 정도의 어학 점수가 있으신 것 이기에 언어가 특별이 부족한 것도 아닐텐데, 사람 일이 잘 풀리지 않으려면 참 안풀리기도 하나 봅니다.
신분의 불안정은 애초부터 영주권을 받은 후 입국하지 않는 이상 이민을 노리는 모든 분들이 애초부터 감내하고자 마음을 잡고 시작해야 합니다. 1년 짜리 단기 워크 퍼밋이 발급되는 워킹 홀리데이를 통하시는 분도 계실 것이고 2~3년 짜리 워크 퍼밋을 받는 분들도 계실 것이고, 학생비자를 받은 후 정규 학교를 졸업하여 PGWP을 받아 일하시는 분들도 계실 수 있습니다. 이 모든 퍼밋들의 공통점은 기간 제한이 있고,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연장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연장이나 다른 종류의 퍼밋/비자로 전환에 실패 할 경우 당장 경제 행위를 중단하고 모국으로 출국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초등학교 사회 시간에 배우는 국민의 기본 권리인 거주/이전의 자유와, 직업 선택의 자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국민의 기본 권리 중 하나로 초등학교 때 부터 배우는 내용 인 만큼 살아오면서 왠만하면 이런 자유를 침해받은 적도 없거니와, 이러한 자유가 제한될 때 느끼게 될 압박감에 대해서도 아마 가늠하시기 힘들 것입니다.
장미빛 미래만을 보고 이민 결심을 시작하는 분들도 간혹 계시는데, 캐나다도 유토피아는 아니고, 분명 사람이 살아가는 사회이며, 현실입니다. 더구나 언어와 문화가 다른 사회라 한국에서 느끼지 못했던 무언가 모를 불편한 이질감이 있을 수 있으며, 이런저런 안좋은 일들로 슬럼프에 빠지게 되면 더더욱 서러움을 느끼게 되며 그동안 느껴왔던 이질감에 더욱 더 과민하게 반응하게 됩니다. 심지어 여러가지 '다름'으로 인해 발생하는 '해프닝'들을 '인종차별'이라는 '사건'으로 인식하시는 분도 뵌 적이 있습니다.
신규 사업을 할 때 exit전략을 준비하듯, 주식 투자를 할 때 손절에 대비하듯, 이민을 준비하거나 실행 할 때에도 본인이 생각하는 최악의 수를 어느 정도 생각하고, 이런 이런 상황에 닥치면 어떻게 exit할 것이라는 작전을 짜 두시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잘 된다는 그림 외에 다른 그림을 머리 속에 그려 봄으로써 계획에 어긋남이 생겼을 때 마음에 대비도 될 수 있고 갑작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장고 끝에 악수를 두는 경우를 피할 수도 있으며, 정말 최악의 경우 보다 빨리 발을 빼어 낼 수도 있겠죠
인터넷을 찾다보면 이민의 성공담이 참 많이 나옵니다.
이민에 대한 생각이 없다가도 이민 성공담들을 읽다보면 이민에 대한 마음이 생기기도 하고, 이민을 고려하고 있는 와중에 이런 글들을 읽으면, 이민에 대한 생각이 더욱 더 굳어지기 마련입니다. 저 역시 그랬고요. 부끄럽지만, 사실 제 블로그에 있는 글들도 여기에 한 몫 거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민을 시도하는 모든 분들이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것은 아닙니다. 온갖 고생과 노력을 다 하였지만 이민을 위한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이민을 위한 조건은 모두 충족 시켰지만, 이민성에서 이민 신청에 대해 부적합 판정을 내려 이민 거절을 당하는 경우도 있고, 이민 조건 충족을 위해 수 개월 혹은 수 년 간 고생을 했는데, 갑자기 이민성에서 자신이 준비하고 있던 이민 프로세스를 변경하거나 폐지하는 경우도 있죠.
이는 이민 성공의 기준에서 가장 기본적인 기준이라 할 수 있는 영주권을 받았는지 못 받았는지 기준에서이며, 이민 성공의 기준을 좀 더 높여 본다면 더 안좋을 수 있습니다. 이민의 성공과 실패에 대한 기준은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제 기준에서는 경제적 안정과 신분의 안정입니다. 경제적 안정은 본인과 가족의 먹고사니즘에 문제가 없는 수준의 경제력 확보입니다. 그리고 신분의 안정은 이민 간 대상 국가에서 본인의 신분/비자에 대한 불안정이 해소되는 수준으로 .,영주권의 확보라고 할 수 있겠고요.
이민을 위한 방법은 다양합니다. 그 중에 별다른 스펙이나 경력이 없이도 가능한 이민 방법들은 대부분 직장에서의 스폰서쉽을 기반으로 이루어지게 되며, 그러한 일자리들은 대부분 최저 시급 수준의 일자리 입니다. 제도 자체로는 low skilled, low wage job에 대한 이민이 아니더라도, 서류 상으로는 high skilled, high wage로 꾸미되, 실제 수입은 low wage인 경우도 많죠. 이런 경로를 통해 이민을 진행하는 경우 영주권을 받을 때 까지 생활이 어려운 것은 물론이거니와, 이후의 삶도 어려움이 있습니다. 영주권을 받는다 하여도 정상적으로 가정을 이끌고 나갈 만한 충분한 경제력이 되지 않기에 생활고에 시달릴 수 밖에 없으며, "내가 왜 이민을 왔을까?" 라는 회의감에 사로잡히기 마련입니다. 행복의 기준은 여려가지 이지만,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먹고사니즘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행복을 느끼기란 참으로 어려운 일이죠. 좀 더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 떠나게 된 이민이지만, 스스로 행복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영주권이 있다 한들, 아니 시민권이 있다 한 들 성공적인 이민이라 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이는 스펙이나 경력을 갖춰야 하는 다른 이민 프로세스를 통하는 경우라고 해도 피해갈 수 없습니다. 자기랑 비슷한 경력이나 직종에서 일하시던 분들이 성공적으로 일자리를 구하고 정착하는 모습을 보고 뛰어드는 경우도 많을 것입니다. 저만 해도 다른 이민 이야기들을 보거나 들었을 때에는 그냥 흘려 듣게 되었는데, 처음 이민을 생각하게 된 계기는 회사를 퇴직하고 호주로 유학 간다고 떠난 선배가 석사 한학기 만에 현지 회사에서 job offer를 받아 공부는 포기하고 일을 시작했으며, 이젠 영주권을 신청해서 영주권이 나오길 기다린다는 말을 듣게 되었던 일입니다. 그리고 간혹 IT나 SW 분야로 이민을 하신 분들의 이야기들을 더 찾아보고 알게 되면서 이민에 대한 생각이 완전히 굳어지게 되었죠. 하지만 어떤 이유인지는 몰라도 참 일이 안풀리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한인 개발자 모임에서도 걸어오신 발자취를 알게 되면 정말 대단한 실력자라고 느끼지만, 이상하리만치 구직에 어려움을 겪으시는 경우를 가끔 보게 됩니다. 아무런 인맥도 경험도 없이 먼저 기술이민으로 영주권을 받고 넘어오신 분들은 보통 구직 기간이 반년 정도라고 말을 하곤 합니다. 그런데 구직 기간이 1년을 넘기고 또 다시 해를 넘기면 점점 압박감과 중압감을 느끼게 되기 마련입니다. 1~2년 정도는 한국에서 모아 온 돈과 이런저런 파트타임 쟙을 통해 버틸 수 있지만, 3~4년 정도 시간이 지나면 경제적 부담도 부담이지만, 그 중압감은 견디기 힘든 수준이 되죠. 설상가상으로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IT에서, 더구나 구인 시 경력을 중시하는 캐나다에서는, 최근 3~4년간 공백은 치명타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저런 한인 모임에도 기술이민 등을 통해 영주권을 받고 건너 오시는 분들도 많은데, 그렇게 처음 뵙게 되고 같이 한국 IT 업계 문화를 안주삼아 이야기 하고, SNS친구도 맺고 구직에 대해 파이팅도 넣어 드리지만, 그렇게 몇 번 모임에서 뵌 이후로 다시는 뵙지 못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따로 만나뵙고 이야기를 나누지 못해 정확히 단언하기는 힘들지만, 간혹가다 SNS에 올라오는 상황을 보건데 몇 년째 계속 구직 활동을 하는 것 같더군요. 가끔은 영주권 갱신을 위한 최소 기간인 2년을 넘긴 후 한국으로 돌아가 기러기 아빠 생활을 하시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같이 이야기를 했을 때 느낌으로는 경력이나 실력이 부족하다고 생각되진 않고, 이미 기술이민을 하실 정도의 어학 점수가 있으신 것 이기에 언어가 특별이 부족한 것도 아닐텐데, 사람 일이 잘 풀리지 않으려면 참 안풀리기도 하나 봅니다.
신분의 불안정은 애초부터 영주권을 받은 후 입국하지 않는 이상 이민을 노리는 모든 분들이 애초부터 감내하고자 마음을 잡고 시작해야 합니다. 1년 짜리 단기 워크 퍼밋이 발급되는 워킹 홀리데이를 통하시는 분도 계실 것이고 2~3년 짜리 워크 퍼밋을 받는 분들도 계실 것이고, 학생비자를 받은 후 정규 학교를 졸업하여 PGWP을 받아 일하시는 분들도 계실 수 있습니다. 이 모든 퍼밋들의 공통점은 기간 제한이 있고,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연장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연장이나 다른 종류의 퍼밋/비자로 전환에 실패 할 경우 당장 경제 행위를 중단하고 모국으로 출국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초등학교 사회 시간에 배우는 국민의 기본 권리인 거주/이전의 자유와, 직업 선택의 자유가 없다는 것입니다. 국민의 기본 권리 중 하나로 초등학교 때 부터 배우는 내용 인 만큼 살아오면서 왠만하면 이런 자유를 침해받은 적도 없거니와, 이러한 자유가 제한될 때 느끼게 될 압박감에 대해서도 아마 가늠하시기 힘들 것입니다.
장미빛 미래만을 보고 이민 결심을 시작하는 분들도 간혹 계시는데, 캐나다도 유토피아는 아니고, 분명 사람이 살아가는 사회이며, 현실입니다. 더구나 언어와 문화가 다른 사회라 한국에서 느끼지 못했던 무언가 모를 불편한 이질감이 있을 수 있으며, 이런저런 안좋은 일들로 슬럼프에 빠지게 되면 더더욱 서러움을 느끼게 되며 그동안 느껴왔던 이질감에 더욱 더 과민하게 반응하게 됩니다. 심지어 여러가지 '다름'으로 인해 발생하는 '해프닝'들을 '인종차별'이라는 '사건'으로 인식하시는 분도 뵌 적이 있습니다.
신규 사업을 할 때 exit전략을 준비하듯, 주식 투자를 할 때 손절에 대비하듯, 이민을 준비하거나 실행 할 때에도 본인이 생각하는 최악의 수를 어느 정도 생각하고, 이런 이런 상황에 닥치면 어떻게 exit할 것이라는 작전을 짜 두시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항상 잘 된다는 그림 외에 다른 그림을 머리 속에 그려 봄으로써 계획에 어긋남이 생겼을 때 마음에 대비도 될 수 있고 갑작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장고 끝에 악수를 두는 경우를 피할 수도 있으며, 정말 최악의 경우 보다 빨리 발을 빼어 낼 수도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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